장흥군의 ‘장흥학당’이 517회의 초청강연을 열고 있는 것은 부러운 일이다. 일반 주민과 공무원들이 한 자리에 모여 강연을 듣는다는 것 자체가 큰 문화를 형성하는 것이다. 그런 세월이 30년이다. 강진사람들이 문화적 열등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우리 강진군에도 ‘군민자치강좌’라는 이름으로 장흥학당 연찬회와 비슷한 강연이 열렸으나 지금은 맥이 끊겨 있다. 군민자치강좌는 98년 1월부터 시작돼 2001년까지 매월 정기적으로 개최됐다.

이어 강진다산강좌로 이름을 바꾸어 계속됐으나 행사가 강진군 주최로 열리면서 선거가 있는 해에는 선거법상 행사를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결국 다산강좌는 부정기적으로 개최해 오다가 2019년 12월 방송인 조영구(264회)씨를 끝으로 문을 닫았다.  

90년대 중반 각 자치단체에는 사회교육프로그램 형태의 다양한 강좌가 개설됐다. 95년 9월 출범해 가장 성공한 프로그램으로 평가받는 21세기장성아카데미는 1,180회를 기록하며 요즘에도 매월 첫째, 셋째 주 목요일 강연을 빠짐없이 계속하고 있다. 

사회교육프로그램 형태의 강좌가 생명력을 유지되고 있는 것은 주민 교육 기능이 좋기 때문이지만 주민간 소통이라는 부수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장흥의 사례에서 보듯이 장흥학당의 연찬회에는 일반 주민 회원들과 함께 공무원, 지역 정치인, 사회단체장등이 많이 참석한다.

이들은 함께 피교육자 신분이 되기도 하지만, 한 주제로 강연을 들으며 공감대를 갖게된다. 또 지역현안과 관련된 강연이 많기 때문에 군정을 이해하고, 협력할 것은 협력하는 주인의식을 갖게 된다.

또 중요한게 강연자들의 우군화다. 다시말해 장흥학당에서 강연한 574명의 연사들은 전국 어디서나 장흥을 홍보하는 홍보맨이 된다.

강진군도 다산강좌의 부활을 적극 검토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장기적인 연속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운영주체를 민간단체로 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먼저 민간단체가 이 일을 시작해도 좋을 일이다.

강진에는 장흥학당과 같은 문화단체를 이끌어갈 사람들이 많다. 누가 시작하느냐의 문제인데, 적극적인 접근이 시급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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