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수/ 광주전남지역 혁신플랫폼 총괄운영센터장

우리에게 남도는 언제 들어도 정겹고 푸근하며 마음에 딱 와닿는 단어가 아닌가 싶다. 광주와 전남을 구분하지 않고 두 글자로 쉽게 부를 수 있으니 더욱 좋다. 그래서 틈만 나면 어디서나 남도를 쓰고 부르곤 한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유홍준 교수의 노작, '남도 답사 1번지'는 남도가 바로 우리 고장임을 밝혀 주고 있기에 그 어느 책 보다 즐기면서 읽는 애독서이기도 하다.

지난 1986년 우리 남도는 광주시가 광산군, 송정시를 통합하여 광주직할시로 승격됨에 따라 전라남도에서 분리 독립하여 별개의 행정구역이 된 바 있다. 이때부터 광주와 전남은 한뿌리였음에도 서로 간 이해관계가 대립할 때마다 갈등을 빚는 경우가 많아지게 되었다.

누가 뭐래도 광주와 전남은 동일한 경제공동체, 생활공동체, 문화공동체를 갖고 있으면서도 이처럼 행정을 달리하다 보니 갈수록 불협화음이 커져 시도민을 안타깝게 하고 있음이 저간의 현실이 아니던가.

그래서 남도가 하나 되기 위해서는 광주와 전남의 연결고리를 많이 만들어 가야 하리라고 본다.

그런데 말이다. 광주와 전남의 상생 싱크 탱크인 광주전남연구원이 지난 2015년에 어렵사리 재통합되었다가 지난해 또다시 분리되었다. 이 바람에 남도의 미래를 함께 고민하고 연구할 기반이 없어져 아쉽기 그지없다.

그 당시 운영책임을 맡았던 필자로서는 한 지붕 아래서 한 식구가 되어 생활하면서 상시로 남도의 미래를 고민했던 지난날을 회상해보니 광주전남의 미래가 걱정된다.

광주와 전남의 연구진이 각각 해당 지자체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연구에 몰입하다 보면 두 지역 상생의 연구 시간이 줄어들 수밖에 없기에 하는 말이다.

이제 차선책이기는 하지만 광주연구원과 전남연구원 간의 미래남도연구팀을 만들어 제 기능을 발휘될 수 있도록 해줌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하겠다.

그런 가운데서도 필자가 총괄하고 있는 광주전남지역혁신플랫폼은 2020년부터 광주와 전남을 아우르며 15개 광주전남의 지역대학이 공동으로 참여하고 있는 지역혁신 프로젝트이다.

이 사업의 목적은 지역대학에서 지역산업이 필요로 하는 인재를 양성하고, 지역기업에 적합한 기술개발과 기업지원을 해줌으로써 우리 고장 청년들이 지역에서 정주할 수 있도록 해주는 데 있다.

해마다 우리 남도에서 6천여 명의 학생들과 3백여 기업들이 시도를 구분하지 않고 혜택을 받고 있으니 양 지역의 시너지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셈이다. 광주와 전남의 학생과 기업들은 필요에 따라서 광주와 전남의 대학들을 오가며 도움을 받고 있으니 얼마나 좋은가.

이처럼 우리 남도에 광주와 전남을 아우를 수 있는 기관이 자꾸 많아져야 상생의 기틀을 제대로 마련할 수 있다고 본다.

현재까지 시도가 출연해서 공동으로 운영을 해오고 있는 기관은 안타깝게도 몇 개밖에 되지 않는다. 서울의 제1, 제2 남도학숙, G&J (광주전남) 갤러리, 그리고 한국학호남진흥원 정도가 아닐까 싶다.

광주와 전남이 함께 하는 기관이 많아져야 서로 부대끼면서 이해하게 되고 신뢰가 쌓이게 될 것이며, 그러다 보면 시도 간에 벽이 없어지며 상생의 기반이 구축될 것이기에 하는 말이다.

그동안 지역방송사들이 뉴스를 내보면서 광주와 전남 사이에 점을 찍어 구분하고 있었다. 그래서 필자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광주와 전남은 하나이니 사이에 점을 없애 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그 덕분인지 모르지만 요즈음 뉴스를 보면 점이 없이 광주전남으로 하나 되어 방송되고 있기에 더없이 기분이 좋다.

그리고 또 한 가지가 있다. 광주와 전남을 관리하면서 광주전남 명칭을 함께 쓰고 있는 기관의 이야기이다.

이를테면 한국은행, 중소벤처기업청, 조달청, 중소기업진흥공단, 경제인단체연합회, 벤처기업협회, 그리고 대한적십자사는 바로 시도 상생에 도움이 되는 유관단체인 만큼 이런 기관도 갈수록 늘어났으면 한다.

이런 조직의 구성원들과 이야기를 하다 보면 업무영역이 넓어 힘들어도 큰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지난 주말에도 광주시민들은 근교로 가족들과 나들이를 다녀왔을진대, 여기가 전남, 저기가 광주로 행정구역을 구분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담양, 장성, 화순, 나주에 있는 로컬푸드에 나가 먹거리를 사는 많은 광주시민들도 전남에 와 있다고 생각지 않았을 것이다.

이처럼 광주와 전남에 사는 시도민들은 이미 하나가 되어 살고 있기에 광주전남의 이분법을 생각하지 않고 있다. 그러니 바로 광주 전남을 구분하고 있는 행정구역이 문제가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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