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은 희망과 성취의 상징이다. 사람들은 큰 꿈을 담아 마을 이름에 용(龍)자를 달았다. 자료를 보니 강진군에 용(龍)자가 붙은 마을이 11개나 된다. 

용 자를 넣으려면 최소한 마을 주변의 산이 용을 닮아야 한다. 앞산이 그렇기도 하고 뒷산일 때도 있다. 우물이 있으면 금상첨화다. 사람들은 용솟음 치는 물을 최고로 친다.     

우선 올해가 청룡(靑龍)의 해다. 강진에 청룡이란 이름을 가진 마을이 두 곳이다. 도암 덕서리 청룡마을과 대구 청룡마을이 있다. 덕서리 청룡은 마을 앞산이 용을 닮았는데 항상 푸른숲이 무성해서 청룡이라 했다.

청룡의 해에 청룡의 기상을 받았을까. 이번에 강진군청에서 서기관으로 승진해 강진읍장이 된 임준영씨가 청룡 출신이다. 3일 취임식에서 강진원 군수가 이점을 띄웠다.

대구 청룡마을은 용의 모양이 좀 더 구체적이다. 마을을 휘감는 뒷산이 용 모양이고, 이곳에 늘 푸르른 대나무가 자라고 있어 청룡이 됐다. 

도암에 청룡과 함께 회룡마을이 있다. 용이 승천하기 위해 돌아간다는 뜻을 담았다. 대구에는 역시 청룡마을과 함께 용문마을이 있다. 

강진읍 기룡마을은 기동(基洞)과 용동(龍洞)이 합쳐져서 기룡이 된 곳이다. 마을 뒤편 옥녀봉에 용이 산다고 한다. 작천에는 용동(龍洞)과 용정(龍井) 두 곳이 있다.

용동은 마을앞산과 뒷산이 다섯 마리의 용을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용정은 마을 우물에서 용이 나왔다는 전설이 있다. 

병영에는 도룡(道龍)과 용두(龍頭)마을이 서로 지척이다. 도룡마을은 조선시대 고산 윤선도 선생이 강진의 십대 명당을 논하면서 오도룡(五道龍), 다시말해 다섯 번째 명당이라고 칭했다고 한다. 건너편 용두마을은 화방산에서 뻗어 내려 온 능선이 용의 형국이다. 

신전에는 백용(白龍)마을이 있다. 이곳에 백룡과 청룡이 산다. 마을 뒷산 능선이 청룡 형국이고, 마을 이름은 백용이다. 성전에는 용운마을이 있다. 

강진에는 뭐니뭐니 해도 덕룡산이 있다. 능선이 용의 등지느러미처럼 뾰쪽뾰족하다. 등산가들 사이에서 가장 난코스로 꼽는 곳이 설악산 공룡능선이다.

지형이 덕룡산과 비슷하다. 공룡능선을 타고 나면 다리가 떨린다고 한다. 그런데 덕룡산을 타고나면 온몸이 후들거린다고 한다. 우리 덕룡산이 설악산보다 훨씬 쎄다는 뜻이다. 이제 막 용의 해가 시작됐다.                 <주희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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