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수/ 광주전남지역 혁신 플랫폼 총괄운영센터장

최근 우리나라 기업들은 갈수록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도 혁신을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고 있다.

얼마 전 국내의 모그룹 회장이 사원들 전체가 모인 포럼에서 언급한 마무리 발언을 두고 관심이 많아 화제가 되고 있다. 사연인즉, 그는 구성원들에게 근본적인 혁신을 강조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끊임없이 스피크 아웃을 해야 합니다.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야 문제를 모으고 해결책을 찾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가 말한 스피크 아웃 (speak out)은 무슨 뜻일까. 간단히 말하자면 '적극적인 의견 개진'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를테면 기탄없이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소통하며 문제해결에 앞장서는 모습일 것이다.

일단은 그룹 총수가 마음의 빗장을 열고 구성원들에게 기꺼이 다가가면서 열린 기업문화에서 바람직한 혁신의 방향을 모색하고자 하는 그의 생각을 엿볼 수 있어 좋아 보인다.

특히 이번에 말한 스피크 아웃은 지난 2019년에도 사원들과 함께 한 100번의 행복 토크에서도 가장 많이 당부했던 말이었다고 한다.

그는 평소에 안정적일 때 '서든 데스 (sudden death)' 할 수 있다며 긴장감을 강조하는 동시에 위기에도 과감한 도전을 장려하였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룹 전체가 무엇보다도 역동적으로 변해야 한다고 주문해 왔던 터라 더욱 실감이 난다.

이 그룹 회장의 이런 지속적인 노력이 진정한 스피크 아웃으로 혁신의 열매를 맺으려면 무엇보다도 먼저 열려 있는 조직문화 창달이 필요하다고 본다.

"나는 실패한 것이 아니다. 잘되지 않는 1만 가지 방법을 발견했을 뿐이다."라고 말한 에디슨의 말은 바로 혁신의 부담을 편하게 내려놓게 한다.

여기서 미국의 존경받는 기업, 사우스웨스트 항공사의 사례를 인용해보자.
"내가 잘못해서 실수했다.
나는 잘 모르겠다.
나 좀 도와 달라."

이상 세 가지 대화는 이 회사에서 상사가 부하에게 흔히 하는 말들이다. 이처럼 평소에 윗사람부터 불필요한 권위를 사절하면서 부담 없이 협조를 구하는 자세가 일반화되어 있는 것이 특별하지 않는가.

우리나라 기업현장에서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경우인지라 이 회사처럼 상하 간에 위계질서를 의식하지 않고 수평적인 사고로 대할 수 있게 된다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미국 굴지의 항공사들과는 달리 9.11테러에도 오히려 승객이 늘었던 사우스웨스트 항공사. 이 회사가 미국의 가장 존경받는 기업 반열에 오르게 되기까지는 '외부고객보다 내부고객'을 중시하는 최고경영자의 경영철학이 뒷받침되었다고 한다.

이 항공사의 사명선언문 맨 마지막 구절은 회사의 이런 원칙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무엇보다도 회사가 사원들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것처럼 사원들도 관심과 존경과 보살핌의 정신을 고객과 함께할 것입니다."라고 말이다.

사원들이 언제든지 주인의식을 갖고 자신들의 견해를 밝힐 수 있을 때, 자신들이 인정받고 있다고 생각되면 충성심을 갖고 힘든 혁신의 노력도 마다고 하지 않을 것이다.

왜냐고 하면 팔로워는 자신들이 옳다고 생각하는 의견을 망설이지 않고 실행에 옮기는 리더를 따르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문득 사우스웨스트 항공사의 허브 켈러허 회장 이야기가 생각난다.

fun (재미) 경영의 성공사례로 경영학 교과서에 실린 내용을 보자. 그는 사원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기 위해 마이클 잭슨처럼 분장하고 사내를 활보하곤 하였다. 이처럼 권위를 내려놓고 솔선수범하는 CEO의 노력이야말로 바로 진정한 혁신의 아이콘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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