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재능이 어려운 이웃에 도움된다면 큰 보람이죠”

도암면 지석마을에 거주하고 있는 윤치오 강진봉우리회 회장이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재능기부 봉사를 하게 된 계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도암면 지석마을에 거주하고 있는 윤치오 강진봉우리회 회장이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재능기부 봉사를 하게 된 계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넉넉하지 않은 형편이지만 자신보다 어려운 이웃들을 발굴하고 그들을 위해 자신이 가진 재능을 활용해 봉사활동을 하는 가슴 따뜻한 사람이 있다. 바로 도암면 지석마을에 살고 있는 윤치오(57)강진봉우리회 회장이 주인공이다.

86년 귀향 선택, 그리고 좌절
윤 회장의 고향은 지석마을과 이웃에 있는 회룡마을이다. 지금은 폐교된 도암 산정초등학교를 졸업하고 도암중학교에 진학했지만 가정형편으로 졸업은 하지 못하고 서울로 떠나야만 했다. 

서울로 향했지만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았고 공장에 들어가 생산직으로 일을 했다. 그렇게 4~5년정도 근무를 하면서 검정고시를 통해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이후에는 이삿짐센터에서 작업반장을 맡아 약 10여년간 일을 했다.

그러던중 갑작스럽게 개인사정으로 인해 더 이상 일을 하지 못하게 됐고 고민 끝에 고향으로 내려왔다. 이때가 1986년이었다. 고향에 내려와서 무슨 일을 할 것인가를 고민했다. 이때 떠오른 것은 전기사업이었다.

최근 윤 회장이 전남도지사 표창을 수상했다.
최근 윤 회장이 전남도지사 표창을 수상했다.

 

윤 회장은 이삿짐센터 일을 그만두고 전기업체에서 1년정도 일을 하며 여러 가지 전기 관련일을 배웠다. 전망이 괜찮을 것이라는 생각에 전기와 관련된 다양한 자격증도 취득해나가기 시작했고 현재 4개의 자격증도 가지고 있다.

이렇게 고향으로 내려온 후 윤 회장은 현재 강진읍 대동아파트 근처에 상가를 임대해 조명가게를 오픈했다. 의욕은 넘쳤지만 모든 것이 서툴렀던 탓인지 몇몇 건설업체들로부터 전기 일을 해주고 돈을 곧바로 받지 못하고 외상거래와 어음결재를 하게 됐다. 

이 것이 문제가 되면서 결국 건설사가 부도가 났고 어음을 비롯한 받지 못한 돈까지 더해져 약 1억원에 가까운 빚이 생겼다. 이때가 1988년 고향으로 내려온후 얼마되지 않은 시점이었다.

어렵지만 포기하지 않았고 막노동을 다니거나 전기업체에서 일당을 받으며 일을 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조금씩 돈을 모아 빚을 갚아나가기 시작했고 2000년을 넘어서면서는 어느 정도 여유가 생기기 시작했다.

어려움 극복 봉사활동 시작
윤 회장은 경제적으로 여유가 생기면서 시작한 것이 바로 어려운 이웃들을 도와주고 싶다는 일을 실천한 것이었다. 

윤회장과 봉우리회 회원들이 집수리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윤회장과 봉우리회 회원들이 집수리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2001년 무렵에는 국제봉사단체인 국제와이즈멘 강진금릉클럽에 가입해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2010년에는 제15대 회장으로 취임해 지역내에서 어려운 이웃들을 찾아가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치기도 했다.

이뿐만 아니라 윤 회장은 2008년에는 강진봉우리회라는 단체에 가입했다. 강진봉우리회는 ‘봉사하는 우리’를 줄임말로 그야말로 봉사하는 작은 단체였다. 

2007년 만들어졌는데 창립 1년후에 가입하게 된 것. 봉우리회에 가입하기 전 2004년 무렵에는 윤 회장은 자신이 갖고 있는 전기기술을 활용해 일을 하면서 농촌마을에 어려운 사람들이 너무 많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고 이때부터 개인적으로 재닝기부 봉사활동을 하기 시작했다. 

독거노인 어르신중에서 경제적 어려움으로 전기시설을 수리하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을 찾아가 무상으로 전기시설을 수리해주고 부품교체까지 해주는 봉사를 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4년정도를 봉사하게 되면서 여러 사람들이 함께 봉사를 하자고 연락을 해오게 됐다. 그렇게 가입하게 된 것이 봉우리회였다.

봉우리회에는 전기와 건설, 상업 등 다양한 직종에 종사하고 있는 회원들이 있어 그들과 함게 자신이 할 수 있는 분야 재능을 살려 봉사를 하고 있다. 보통 한달에 1번정도 어려운 이웃들을 찾아가 집수리를 해주는 봉사를 해오고 있다.

강진봉우리회는 자발적으로 매달 3만원씩 회비를 걷어 이 돈을 모아 봉사에 필요한 부품이나 물건들을 구입해 사용하고 있다. 윤 회장은 전기재능을 살려 자신이 갖고 있는 전기부품들이 전선 등 필요한 물건을 가져다가 무상으로 봉사에 사용하기도 한다.

이렇게 해서 윤 회장과 회원들이 함께 봉사에 필요한 물건을 모아 읍내 창고에 저장하기 시작했는데 이제는 어느 덧 30여가지에 이르고 있다. 삽과 용접기, 전기관련 공구 등 집수리에 필요한 봉사에 필요한 것들은 상당부분 보유하고 있다.

윤 회장은 지난 2013년 탄생한 ‘행복 25시, 희망나눔사업단’에도 초창기에 활동을 하기도 했다. 창립 초기 윤 회장은 봉사단에 참여해 전기관련 부문을 맡아 집수리 봉사를 돕기도 했다.

봉우리회 활발한 활동
또 윤 회장은 2년전 봉우리회 회원들과 함께 도암면의 한 장애인 가정을 찾아가 사랑의 집짓기 봉사를 하기도 했다.

이 가구는 화재로 주택이 소실돼 안타까운 상황이었는데 강진군의 지원을 받아 전체적으로 집을 짓고 전기배선부터 건축분야 등 집을 새롭게 지어주었다. 또 가전제품 일부도 회원들이 구입해 기부하는 봉사를 하기도 했다.

이처럼 윤 회장은 자신이 일을 다니면서 주변에 어려운 이웃들이 있는지 파악해놓았다가 봉우리회 회원들과 의논해 집수리 군의 지원을 받지 않고 자발적으로 집수리 봉사를 실시하며 지역에서도 칭찬을 받고 있다.

또 형편이 어려운 어르신들에게는 무상으로 부품교체나 수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윤 회장은 “나 자신도 경제적으로 어려워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받아 일어설 수 있었는데 주변에 나보다 어려운 이들이 너무 많다는 사실을 깨달아 봉사를 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여건이 허락하는한 어려운 이웃을 돕는 봉사는 계속해나갈 생각이다”고 말했다.    /오기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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