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청, 1천명 대상 설문 진행

찬성 45.8%, 반대 54.2%로 조사
초등·강진중은 찬성, 여중은 반대  

 

최근 지역 초등학교 학생수가 줄어들면서 그 여파가 점차 중학교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강진읍내 중학교를 통합해 남녀공학으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이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강진교육지원청은 지난 9월 학부모들과 동문 등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설문조사 내용은 강진중학교와 강진여자중학교를 통합해서 남녀공학으로 전환하는 것에 대해 찬성과 반대의견을 묻는 내용이었다.

이 설문조사는 강진중학교와 강진여자중학교 학생, 학부모, 교직원, 동문과 중앙초등학교와 동초등학교, 군동초등학교, 계산초등학교까지 4개 초등학교 5학년과 6학년 학부모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설문조사는 전체 1천298명에게 진행됐고 1천명이 참여해 응답률 77%였다. 조사 결과는 찬성이 458명으로 45.8%였고 반대는 542명, 54.2%로 반대가 다소 우세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적으로 반대의견이 다소 우세한 것으로 조사됐지만 학교별로 찬성과 반대가 크게 엇갈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구체적으로 학교별 수치를 살펴보면 결과가 흥미롭다. 

지역 초등학교 학부모들은 67.8%가 찬성했고 강진중학교의 경우도 60.8%가 찬성, 39.2%가 반대의견을 나타내 역시 찬성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반면 강진여자중학교에서는 정반대로 찬성이 25.3%, 반대가 74.7%로 반대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학생과 학부모들의 반대가 두드러졌다.

이번 설문조사를 종합해보면 예비중학교 학부모들인 초등학교 학부모들은 남녀공학 전환에 대부분 긍정적이었지만 강진여자중학교 학생, 학부모, 교직원들은 부정적인 의견이 많은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교육청에서는 여중의 반대우세 의견에 대해 지리적 이유가 크게 반영됐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강진여중 학부모들의 경우 남녀공학이 된다면 강진중학교로 통학하게 될 경우 불편이 크다는 이유라는 것.

최근 전남도내 비슷한 학교들의 상황을 살펴보면 전체적으로 남녀공학 전환이 이뤄지고 있는 쪽이다. 올해 이웃인 장흥에서 장흥중학교와 장흥여자중학교가 남녀공학으로 전환됐고 지난 2020년에는 순천삼산중학교가 남중에서 공학으로 전환했다.

내년에도 영광중학교와 영광여자중학교, 해룡중학교, 순천동산여자중학교, 순천이수중학교, 순천여자중학교가 남녀공학으로 전환하게 된다. 

이런 전체적인 흐름속에서 이번 설문조사가 진행된 것인데 강진교육지원청에서는 당장 남녀공학 전환을 추진하기보다는 지역 주민들과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남녀공학의 장점과 전체적은 교육계 분위기와 필요성 등에 대해 적극적으로 홍보에 나설 생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넘어야할 산은 많다. 교육지원청에서는 강진중과 여중이 남녀공학으로 바뀌더라도 어느 한 학교를 폐교하는 것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  

2개 중학교를 모두 운영하게 되는 셈인데 여중의 경우 읍내 중심가에 위치하고 있고 강진중은 외곽지역에 위치하고 있어 어느 한쪽으로 쏠림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된다면 중앙초와 동초의 사례가 되풀이될 수 있다는 것.

또 한가지 문제는 현재 지역 초등학교 학생수가 급감하고 있는 상황에서 2개 중학교를 모두 유지할 수 있을 만큼 학생수가 충분하지 않을 수 있어 몇 년후에는 또다시 통폐합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

강진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이번 설문조사는 당장 남녀공학 전환을 추진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전체적인 지역 주민들의 의견을 조사하는 의미이다”며 “장기간 시간을 두고 남녀공학의 장점 등에 대해 홍보를 강화해 사회적으로 합의점부터 도출해내고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된 이후 전환을 추진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오기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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