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벼 보관창고 포화상태 일부 야외 야적
벼 가격도 40㎏당 6만선 붕괴 ‘이중고’

강진군농협통합RPC 한쪽에 벼를 보관할 창고가 부족해 창고 밖에 톤백자루들이 쌓여있다. 올해 RPC에서는 벼 3만2천톤을 수매했다.
강진군농협통합RPC 한쪽에 벼를 보관할 창고가 부족해 창고 밖에 톤백자루들이 쌓여있다. 올해 RPC에서는 벼 3만2천톤을 수매했다.

 

각 지역농협과 RPC에서 벼 수매가 마무리된 가운데 올해 벼 수매양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당장 쌀판매에 비상이 걸렸다.

강진군농협통합RPC에 따르면 지난 10월부터 최근까지 건조벼와 산물벼 수매결과 전체 수매양이 3만2천톤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는 벼가 풍년으로 수매양이 가장 많았던 2021년 2만6천톤보다 6천톤이 더 많은 양이다. 평소 RPC에서 소화해내는 벼는 2만여톤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무려 1만2천톤이나 많은 양이 수매된 것이다.

이는 쌀가격이 시중에서 하락할 기미가 보이면서 개인 도매상들은 벼 매입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면서 농민들은 수확한 벼의 대부분을 농협에 판매를 하게 되면서 수매양이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현재 RPC와 지역농협에서는 더 이상 저장할 수 있는 창고 공간이 없어 더 이상 수매를 받지 못하고 있는 지경에 이르렀다. 현재 강진읍에 위치한 강진군농협통합RPC에서는 수십여개의 벼가 톤백자루에 담겨져 창고에 저장되지 못하고 밖에 비닐에 덮힌채 보관되고 있을 정도다.

당장 이렇게 벼 수매양이 평년보다 엄청나게 늘어나면서 당장 쌀판매와 벼 가격 지지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재 지역 농협에서는 농민들로부터 벼 40㎏당 6만원의 우선지급금을 지급했다. 여기에 계약재배 등의 추가금액을 감안하면 6만2천원정도로 농민들로부터 구입한 셈이다. 

하지만 현재 일반적으로 벼 가격이 전라도 지역보다 높은 충청권에서조차 벼 40㎏당 5만8천500원으로 거래가 이뤄지면서 6만원선이 무너졌다. 아직까지 전라도 지역에서는 농협들이 벼 6만원선을 지키기 위해 가격 지지를 어느 정도 하고 있지만 이미 개인 사업자들은 5만원대로 가격이 크게 하락해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여기에 쌀 품질에 문제가 많았던 강대찬도 3천톤이나 수매가 이뤄졌다. 강대찬 벼는 별도 장소에 격리되어 보관이 이뤄지고 있다.

강대찬의 경우 일반벼와 일정 비율로 혼합해서 혼합미로 판매를 해보기도 했지만 그마저도 쌀품질에 대해 항의를 받고 반품이 들어오면서 혼합미로 판매도 중단된 상태다. 강대찬 쌀은 별도로 도정을 해서 일반 새청무쌀보다 저렴하게 판매를 할 계획이지만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지역농협과 RPC는 더 이상 보관할 창고가 없을 정도로 벼 수매가 이뤄지다보니 그만큼 쌀판매에 나서서 창고를 비워나가야 내년 벼 수확시기에 맞춰 새롭게 수매를 할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쌀 가격 하락폭이 계속되면서 농협RPC에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만들어지고 있다.

현재 쌀을 판매하기 위해서는 가격을 낮춰서 팔아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농협에서 그나마 지지하고 있어 어느 정도 유지가 됐던 벼 가격이 급격히 하락할 것이 불보듯 뻔하다보니 가격 경쟁력에서 개인업체들에 밀려 쌀 판매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또 지난해에도 RPC가 4억정도 적자경영을 했는데 올해도 6만원밑으로 판매를 하게 되면 올해는 쌀의 양이 더 늘어난만큼 적자폭이 커져 경영이 어려운 지역 농협들의 입장에서는 큰 부담으로 작용될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다.

김달욱 강진군농협통합RPC 대표이사는 “경상도에 이어 충청권에서도 벼 가격이 6만원아래로 떨어져 6만원선을 지키는 일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며 “농협과 RPC에서 조금이라도 높은 가격에 쌀을 팔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지만 혼자 힘으로는 역부족인 만큼 강진군과 군민, 출향인 모두가 한마음으로 힘을 모아 쌀판매에 동참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오기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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