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관/ 강진군 해양산림과 해양개발팀장

흔히 21세기를 ‘문화와 관광의 시대’라고 한다. 지자체에서도 문화를 전국에 알리고, 관광을 활성화하는 방안으로 축제를 활용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헌데 축제로 관광객이 늘어 좋은 줄만 알았는데 ‘실이익이 없다. 축제를 너무 많이 한다’라는 푸념이 일부에서 들려온다.

얼마 전 강진만 춤추는 갈대 축제 개최 시기에 군청 인근 한 카페에서 차를 마시다 주인에게 손님이 많이 오는지 물어본 적이 있다. ‘지금만 같으면 살 것 같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축제 때문에 손님이 늘어 매우 만족스럽다는 것이다. 

지난 4월 전라병영성 축제가 열렸던 병영면 일대에는 축제 동안 설성식당이나 서가네식당을 비롯한 면 소재지 식당에 관광객이 가득 차, 모처럼 발 디딜 틈 없이 북새통을 이루자 상인들도 반색을 표했다.

축제가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관광객이 지역 농․축․수산물 구매는 물론, 카페, 음식점, 주유소 등 지역 상가의 소비로 이어지는 선순환 효과를 보여 주는 사례가 아닌가 싶다.

지금은 다양성의 시대이고, 개성의 시대이다. 아무리 훌륭한 원석도 다듬지 않으면 돌에 불과하다. 우리가 갖고 있는 자원을 그대로 두어서는 누구도 거기에 주목하지 않을 것이다.

관광객을 불러 모아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전략으로 고유문화나 생태환경 등 그 지역의 자원을 새로운 관광상품으로 만드는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강진만이 갖고 있는 자연환경과 역사 문화적 자원을 손에 닿는 관광자원으로 탈바꿈시키고 차별화시키는 것은 치열한 자치단체간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일이고, ‘남도답사 일번지’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서도 반드시 추진해야 하는 과제이다. 

강진군은 올해 고성사 수국길을 활용한 수국축제나 네덜란드 출신 하멜을 활용한 하맥축제, 병영 돼지고기를 활용한 불금불파처럼, 유무형의 지역자원을 새로운 콘텐츠로 만들어 선보였다.

여기에 다양한 공연, 체험, 전시, 먹거리 프로그램 등을 가미한 참여형 축제로 만들어 외부인의 방문을 유도함으로써 지역에 보탬이 되는 관광상품으로 거듭났다. 

올해 강진청자축제를 시작으로 강진만 춤추는 갈대축제까지 8개의 크고 작은 축제가 개최되었다. 방문 인원만 약 42만 명이었고, 여기에 정기적으로 개최된 마량놀토수산시장과 불금불파 행사까지 더하면 약 50만 명이 강진을 찾았다. 강진군 인구의 15배가 넘는 인원이 축제장을 찾은 것이다.

이는 작년 관광객 수 159만 명 기준으로 보면 약 31%가 축제를 보기 위해서 온 인원이다. 또 10개 축제장에 온 50% 인원을 외지인으로 보고, 어림잡아 1인당 약 3~5만 원을 소비했다고 가정하더라도 약 80~100억 원의 직간접적인 경제 파급효과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바로 이런 점 때문에 성공한 축제는 대규모 공모사업에 선정되는 것과 같은 경제적 효과가 있으며,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미래의 먹거리로 주목받고 있는 이유이다. 

축제는 관광산업 중에서 핵심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써 축제의 성공적인 개최는 관계인구를 늘리는데도 파급효과가 크다. 경제적 효과는 물론 지역사회를 하나로 통합하고, 지역관광을 발전시키는 부수적인 효과까지 만들어 내는 힘이 있다.

관계 인구란 그 지역에 정착해서 살지 않더라도 그 지역의 농산물을 소비하거나 때때로 방문해서 놀거나 쉬어가는 인구를 말한다. 한국관광공사 빅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우리 군의 경우 군민 1명이 줄어도 12명의 숙박여행객과 30명의 당일치기 여행객이 방문하면 관광으로 인한 소비 대처가 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지금은 축제에 대해 성급한 비난과 편견보다 새로운 축제를 발굴하는 안목과 과감한 실행이 필요한 시기이다. 축제만큼 지역의 개성과 창의적 역량을 보여 줄 수 있는 문화적 수단도 흔치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축제가 지속 가능한 방향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기획하는 부서는 인력과 예산 때문에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지만,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한 축제 콘텐츠와 프로그램 개발해 지역주민과 관광객 모두가 만족스러운 축제를 만드는 노력을 결코 멈춰서는 안될 것이다. 여기에 축제 성공을 위해서 온 군민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내년에는 관광 여건이 더욱 좋아질 전망이다. 군은 2024년을 ‘강진 반값 관광의 해’로 정하고, 전국 최초로 반값 여행 실현으로 관광객을 대거 유치한다는 전략이다. 또한 조직 개편으로 축제마케팅추진단을 신설해 축제의 전문성을 강화한다.

나아가 군동 풍동마을 봄꽃축제 등 새로운 축제도 선보이고, 빈집 리모델링, 신규마을 지원사업, 농촌 체험 푸소(Fu-so) 운영 등 다양한 시책을 원스톱 서비스로 제공해 많은 외지인이 강진을 머무를 수 있는 기반도 착실히 조성한다.

축제는 우리 군의 얼굴이며, 무형의 랜드마크다. 또한 축제는 이미 굴뚝 없는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인정받으며 지역 발전의 키를 쥐고 있다. 산업은 위기를 맞아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다각적 대응 전략으로 이를 넘어서야 한다.

원하는 열매를 위해서는 좋은 씨앗과 유능하면서도 넉넉한 마음씨의 농부가 필요하다. 지금은 지역축제를 북돋아 주고, 거름을 주어야 할 때다. 대거 관광객이 유입되면 그 경제 효과가 지금 당장은 일부에게만 쏠리는 것처럼 보일 수 있어도 성공적인 축제 개최가 켜켜이 쌓이면 어느 순간에는 그 달콤한 열매는 강진군민 전체의 것이 된다는 것을 결코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지금은 파이를 키울 때이지, 파이를 어떻게 나눌지에 대해 집중할 때는 아니다. 비난보다는 지원과 보살핌을 통해 초대 개최부터 큰 흥행을 일으키고 있는 축제를 더 키워야 풍성한 추수를 기대할 수 있다.

일상이 축제가 되고, 축제가 일상이 되어 이를 통해 작은 도시, 강진의 눈부신 성장과 도약을 이뤄낼 수 있기를 기원해본다. ‘강진이 하면 됩니다!’는 앞으로도 쭈욱 지켜져야 할 우리의 자부심이며 긍지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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