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에서 청년귀농인 성공할 수 있다는 것 보여주겠습니다”

작천 상당마을 오기종씨가 자신이 재배하고 있는 쌈채소 비닐하우스에서 작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작천 상당마을 오기종씨가 자신이 재배하고 있는 쌈채소 비닐하우스에서 작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요즘 농촌의 가장 큰 이슈는 역시 인구문제일 것이다. 갈수록 인구가 줄어들면서 어떻게 하면 귀농인을 유치해 인구감소폭을 줄일 것인가가 큰 사회문제다.

강진군도 수년 전부터 귀농인을 유치하기 위해 노력해오고 있고 많은 귀농인들이 강진을 찾아오지만 정착해 성공적으로 살아가기는 쉽지 않다.

많은 귀농인중에서도 중학교 졸업후 학교 진학을 위해 고향을 떠났다가 귀농의 꿈을 안고 고향으로 돌아온 청년이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바로 작천면 상당마을에 거주하고 있는 귀농인 오기종(43)씨이다.

오 씨는 작천 상당마을출신으로 작천초등학교와 작천중학교를 졸업했다. 고등학교 진학을 위해 고향을 떠나게 됐다. 오 씨는 공과대학을 졸업하고 배를 만드는 조선업 관련 회사에 취직해 일을 했다.

그곳에서 약 10년가까이 일을 했으나 하루에 12시간 이상 일을 하며 힘든 생활에 지쳤고 때마침 조선업이 극심한 불황에 접어들었고 회사를 그만두게 됐다.

조선소 퇴사, 농업에 뛰어들어
이후 오 씨는 친척이 농사를 짓고 있는 경기도 이천에 자리를 잡고 그곳에서 하우스 농사일을 배우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농업에 꿈을 키워온 것이다.
 

오기종씨가 상추를 살펴보고 있다.
오기종씨가 상추를 살펴보고 있다.

 

농사일을 배워본 적이 없었던 오 씨였기에 친척이 운영하는 하우스에서 약 1년정도 일을 하면서 쌈채소를 재배하는 방법과 노하우를 익혀갔다. 그곳에서 가락동시장도 오가며 재배와 판매까지 전반적인 일을 배워나갔다.

1년정도 일을 배운 후에는 인근 하우스 24개동을 인수해서 직접 농사를 짓기 시작했다. 이때가 2017년 무렵이었다. 서울과 가까운 곳이었기에 운송비도 많이 들지 않았고 채소 소비도 많아 판매도 잘돼 농사를 성공적이었다.

그러던 오 씨가 잘 운영했던 경기도 이천의 하우스를 포기하고 강진으로 내려오게 된 것은 가족때문이었다. 오 씨는 5남매중 막내였는데 부모님이 나이가 들면서 자신이 옆에서 돌봐드려야겠다는 마음을 먹게 됐고 고향을 떠난지 25년이 지난 지난해 5월 작천으로 돌아오게 됐다.

고향으로 돌아온 오 씨는 경기도에서처럼 작천 기동마을 인근에 땅 5천평을 구입해 하우스를 설치했다. 약 6억원정도 비용을 투자했고 하우스 25개동을 설치해 쌈채소 재배를 시작했다. 

귀향 25개동 비닐하우스 설치
오 씨는 정부 보조를 받아 지은 하우스는 단 4개동뿐이고 나머지는 모두 자비를 들여 지었다.
 

강진원 군수가 오 씨의 농장을 찾아 재배 현황에 대해 청취하고 있다.
강진원 군수가 오 씨의 농장을 찾아 재배 현황에 대해 청취하고 있다.

 

이유는 보조사업을 통해 비닐하우스를 확보하지 않고 자력으로 추진한 이유는 쌈채소를 재배하는 데 정부 지원을 받을 경우 내재해형 비닐하우스 규격으로 시설해야 하고, 내재해형 비닐하우스는 철골 등 자재 투입이 증가하므로 시설비가 많이 들어 과도한 시설 투자라고 판단해 직접 설계한 시설하우스로 생산 면적을 넓혀나갔다.

현재 오 씨가 재배하고 있는 쌈채소는 상추, 케일, 적근대, 청상추 등 5~6가지 종류이다. 경기도에서 농사를 지을때에는 일반 상추는 재배하지 않고 특수쌈채소 위주로 재배해 가락동 시장에 판매했다. 하지만 강진으로 귀향한 이후 재배 품목에 일반 청상추를 추가했다.

이유는 시장을 조사한 결과 경기도권 소비자들은 일반 상추보다 특수쌈채소에 대한 수요가 높은 반면 전라도와 광주권에는 특수쌈채소에 대한 수요는 적고 일반 청상추에 대한 수요가 높았기에 소득을 올리기 위해서는 두가지를 모두 재배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재배하지 않았던 청상추를 재배품목에 추가한 것이다.

현재 오 씨는 청상추는 광주 공판장에 판매하고 있고 적근대를 비롯한 특수야채류는 서울 가락동시장에 판매하고 있다.

현재 오 씨는 2일에 1번씩 서울 가락동시장으로 물건을 판매하고 있다. 쌈채소의 특성상 가장 좋은 것은 매일 그날 수확해 곧바로 시장으로 내다파는 것이지만 서울과 강진의 거리가 멀기도 하지만 시장까지 쌈채소를 운반할 냉동탑차가 없다보니 인근의 파프리카 판매업체의 냉동탑차를 이용해 쌈채소를 서울 가락동시장으로 팔고 있다.

또 지속적으로 서울 시장에서 판매를 늘려나가기 위해서는 현재보다 규모화 작업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주변 농가들을 중심으로 쌈채소 재배를 권장하며 재배지 확대를 꾀하고 있지만 쉽지는 않은 상황이다. 어느 정도 규모화가 갖춰지면 별도 자체 냉동탑차 구매도 준비하고 있다.

오 씨는 현재 매일 새벽 5시정도면 자리에서 일어나 비닐하우스로 나온다. 가장 먼저 비닐하우스내 작물들의 상태를 살펴보고 물을 주기도 하고 병충해 발생 우려가 있을 경우 방제도 실시하고 있다.

그런후 곧바로 그날 작업할 일을 직원들에게 배분한 뒤 작업을 시작한다. 이렇게 해서 오전 7시부터 작업을 시작해 오후5시 무렵까지 수확작업이 이뤄진다.

특히 올해는 여름철에 무더위가 심해 수확량이 크게 줄어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장마기간이 거의 한달가까이로 길었던 데다가 무더위까지 이어지면서 작물의 상태가 좋지 못했다.

특히 상추의 경우 녹아버리거나 일부는 웃자람 현상이 나타나면서 예년에 비해 10개동 정도에서 수확량이 50%이하로 크게 감소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름철에는 2㎏들이 약 100박스 정도를 수확하고 있고 봄과 가을철에는 2㎏들이 300박스 이상을 수확해 서울과 광주에 판매를 해오고 있다. 지난해에는 약 2억정도 소득을 올렸는데 이는 경기도 이천에서 재배했던 때의 약 절반수준이다. 

오 씨는 “부모님을 돌보기 위해 선택한 귀향이었지만 강진에서도 열심히 일한다면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다”며 “젊은 귀농인들에게 본보기가 된다는 마음가짐으로 열심히 일해서 농촌에서도 꿈을 꿀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오기안 기자 

저작권자 © 강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