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생활 잊고 자신을 낮춰야 귀농 성공할 수 있어요”

이병국 이장이 도암면 신기마을 뒷편에 위치한 야산에서 재배중인 엄나무를 바라보며 임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올해부터 새순을 수확해 나물용으로 판매하고 있으며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수확에 들어간다.
이병국 이장이 도암면 신기마을 뒷편에 위치한 야산에서 재배중인 엄나무를 바라보며 임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올해부터 새순을 수확해 나물용으로 판매하고 있으며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수확에 들어간다.

 

10대 중반 학업을 위해 고향을 떠났다가 40여년만에 고향으로 돌아와 임업인으로서 임업분야 발전을 위해 일하고 고향 어르신들을 위해 봉사하는 이가 있다. 바로 신전면 삼인마을의 이병국(60) 이장이 주인공이다.

이 이장은 어린시절을 신전과 도암에서 보냈다. 도암초등학교와 도암중학교를 졸업하고 곧바로 학업을 위해 서울로 향했다. 서울에서 동국대학교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석사과정까지 수료했다.

대학 졸업후 30대 초반의 나이에 학원을 운영했다. 요가와 필라테스, 한요가와 함께 속셈과 보습을 가르치는 학원이었다.

이 이장은 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했는데 이와 관련해서 인도를 7차례나 갔다오면서 그곳에서 본고장의 요가를 배웠고 귀국후에는 요가지도자 자격증도 취득했다. 이렇게 서울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25년의 세월을 보냈다.

자연과 고향 그리워 2016년 귀농 선택
그러던중 50대중반의 나이가 되면서 인생의 후반기는 복잡한 도시가 아닌 한적하고 자연이 있는 시골에서 보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귀농을 결심하게 됐다. 이 이장은 이왕 귀농을 할 것이라면 고향에서 해야겠다고 결심하고 지난 2016년 부모님의 집이 있는 신전 삼인마을로 돌아오게 됐다.

이 이장이 사무국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강진군 임업후계자협의회 모습이다. 내년 회장 취임을 앞두고 있다.
이 이장이 사무국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강진군 임업후계자협의회 모습이다. 내년 회장 취임을 앞두고 있다.

 

고향으로 돌아온 이 이장은 부모님이 갖고 계셨던 밭 3천500평가량에 양파와 마늘, 고추, 콜라비, 비트 등 다양한 작물을 심었다. 첫해는 양파를 심었고 그 이듬해에는 마늘, 그 다음해에는 고추와 콜라비, 비트를 심었다.

강진군농업기술센터의 교육과 주변 마을 어르신들을 통해 농사에 대해 지식을 습득하면서 농사를 짓기 시작했고 다행스럽게 작황은 좋은 편이었다. 수확한 작물은 주변 지인들에게 판매했는데 인건비와 각종 생산비를 제외하니 자신의 수중에 남는 것이 거의 없었다.

그나마 남은 수익도 내년 농사를 위해 종자를 구입하고 각종 물품을 구입하는데 다시 들어가게 됐다. 일반 농사로는 남는 것이 없다는 생각에 새로운 수익창출을 위해 고민을 했다.

새로운 수익을 위한 농사를 고민하던 이 이장은 임업을 떠올렸다. 임업은 한번 나무를 심으면 이후 관리가 어렵지 않아 인건비가 많이 들어가지 않고 농약비를 비롯 생산비가 적게 들어간다는 장점이 있었다.
 

엄나무 재배지를 바라보며 설명하고 있다.
엄나무 재배지를 바라보며 설명하고 있다.

 

주변 지인들의 소개로 도암면 신기마을 인근의 한 야산을 소개를 받아 3㏊ 가량을 매입했다. 이 곳 야산에 오르면 멀리 가우도와 청자타워가 보이고 바다를 조망할 수 있어 경치도 좋은 곳이었다.

이 이장은 지난 2021년 이 곳 야산 전체에 엄나무 2~3년생 묘목을 구해 식재했다. 엄나무는 보통 개드룹나무, 음나무, 호랑가시나무 등으로 불리는 나무다. 일반적으로 닭백숙을 요리할 때 나무를 넣는 경우가 많다.

이 이장은 나무를 판매하는 것이 아닌 엄나무의 새순을 잘라 나물용으로 판매를 하고 있다. 엄나무 새순 나물은 두릅과 비슷하지만 두릅보다 향이 강하고 사포닌 성분이 있어 약간 씁쓸한 맛이 매력이다. 올해부터는 새순을 조금씩 수확해 주변 지인들에게도 판매를 하고 있으며 내년 이후부터는 본격적인 수확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 이장은 귀농이후 임업에 종사하면서 다양한 지역 사회단체에 가입해 활동해오고 있다.

가장 먼저 이 이장은 임업을 시작하면서 지난 2017년부터 강진군임업후계자협의회에 가입해 활동해오고 있으며 현재 사무국장 4년차로 협의회의 살림살이를 맡고 있다. 내년에는 회장으로 취임할 예정이다.

이 이장은 임업후계자협의회 사무국장으로 일하면서 회장을 비롯 임원진들과 임업인 한마음대회를 만들어 성공적으로 개최해왔으며 올해는 전남지역 한마음대회에 참석해 체육대회에서 1등을 하는 등 단합이 잘되는 조직을 만들고 있다.

여기에 전남귀농어귀촌인연합회의 사무총장으로서 김옥환 회장을 도와 전남지역 귀농귀촌인들을 위해 일하고 있다. 여기에 올해초부터는 삼인마을 이장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신전면 복지기동대장, 신전면새마을지도자협의회장 등 신전면에서도 다양한 직책으로도 활발히 활동중이다.

다양한 사회단체 활동하며 주민봉사
특히 올해초부터 삼인마을 이장으로 선출됐는데 50여명의 마을주민들을 위해 다양한 일들을 추진해오고 있다. 가장 먼저 마을입구에서 회관까지 약 1㎞ 거리 도로변에 홍가시나무를 가로수로 식재해 주민들에게 볼거리를 선사하고 있다.

다소 지저분했던 도로변을 정리하고 나무를 식재함으로써 마을 전체가 깨끗해졌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또 낡은 마을회관 건물이 미관상 좋지 못했던 낡은 벽면에 페인트를 새롭게 칠하고 그곳에 벽화를 그려넣어 화사하게 탈바꿈시키기도 했다.

이 이장은 신전이 고향이기도 하지만 어린시절 고향을 떠났다가 40여년만에 돌아왔기에 귀농인으로서 정착하기가 쉽지는 않았다. 우선 임업의 경우 나무를 심고 몇 년후에 수익을 올릴 수 있기 때문에 그 사이에 소득을 올릴 수 있는 다른 일을 해야했다.

이 이장은 자신이 서울에서 운영했던 요가강사 경력을 살려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요가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여기서 소득을 올리며 다른 여러 가지 활동들을 하는 원천이 되고 있다.

또 지역 주민들과 원활한 소통을 위해 자신을 낮추고 먼저 다가갔다. 이 이장은 귀농인들에게 ‘아가잘있나’라는 말을 해주고 있다. 5가지를 줄인 말로 ‘아’는 아는체 하지 말자, ‘가’는 가친척 하지 말자, ‘잘’은 잘난척 하지 말자, ‘있’은 있는척 하지 말자, ‘나’는 나를 낮춰라를 의미한다.

자신이 도시에서 어떤 일을 했고 어떤 자리에 있었든지 그것을 모두 잊어버리고 귀농한 지역 주민들의 눈높이에 맞추고 먼저 다가가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그래야만 주민들과 동화되어 살아갈 수 있다는 것.

이 이장은 “고향으로 돌아와 농사를 짓고 살아가면서 가장 중요한 것이 농사외 꾸준한 고정소득이 있어야 한다는 점이 중요하다”며 “민박과 푸소를 운영하며 요가강사로 활동하고 있고 주민들에게도 먼저 다가가고 인사나누며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오기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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