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들과 지역 주민들에게 즐거움 줄 수 있어 행복합니다”

4년전부터 사의재 주변에 분재전시
수십년간 취미로 키워온 분재 
약 30여점 쉼터와 집주변
전시, 사람들에 볼거리 제공

 

윤식씨가 사의재 주변 쉼터에 전시해 놓은 분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윤 씨는 수년째 사의재 주변 거리와 쉼터 등에 자신이 직접 수십년간 가꾼 분재 30여점이상을 전시하며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윤식씨가 사의재 주변 쉼터에 전시해 놓은 분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윤 씨는 수년째 사의재 주변 거리와 쉼터 등에 자신이 직접 수십년간 가꾼 분재 30여점이상을 전시하며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강진읍 관광명소중 한 곳은 사의재. 이 곳은 주말마다 공연이 펼쳐지기 때문에 하루에도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곳이다. 이 곳 주변은 동문마을에 속하는데 이 일대를 매일 아침마다 열심히 청소를 하고 거리를 가꾸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 있다. 바로 이 마을에 거주하고 있는 윤식(71)씨이다.

윤 씨는 원래 고향은 대구면 수동마을이다. 그곳에서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가정형편상 고향을 떠나게 됐다. 가정형편상 어린나이부터 생계전선에 뛰어들어야했고 서울 등지에서 직장생활을 했다. 그러던중 25살 되던해에 다시 고향 강진으로 내려오게 되면서 지금까지 강진읍내에서 살고 있다.

윤 씨는 고향에 내려와 전파사에서 가전제품 수리 기술자로 일을 했다. 서울에서 직장생활에서 배웠던 기술을 고향에 내려와서 써먹게 된 것이다. 이때 2년정도 직원으로 일을 하다가 이후부터는 강진읍내에 합동전자라는 이름으로 독립해서 전파사를 25년정도 운영했다.

그 이후에는 시장통에서 서울건강원을 운영하기도 했으나 66세의 나이가 되면서 고령에 가게 운영이 힘이 들어 정리하고 지금은 한봉만을 하며 지내고 있다. 한봉은 약 15년정도 경력을 갖고 있으며 벌통은 약 20개정도를 보유중이다. 일을 하면서 취미삼아 시작했으나 현재는 주업이 됐다.

강진 귀향후 분재 수집
현재 윤 씨는 동네에서 상당히 유명인사다. 이유는 항상 자기 집 주변에서부터 사의재까지 거리 청소는 물론이고 평생 취미로 수집하고 길러온 분재를 사람들을 위해 기꺼이 거리에 전시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윤 씨가 사의재 주변 쉼터 청소를 하고 있다.
윤 씨가 사의재 주변 쉼터 청소를 하고 있다.

 

윤 씨가 분재를 수집하고 키우기 시작한 것은 30대 무렵부터 였다. 그가 강진으로 다시 내려와 살기 시작할때쯤이다. 그때 강진 관내에서 분재 동호인들을 만나게 됐는데 그들이 수집하고 키우는 분재의 모습에 빠져 시작했다.

이때 시작한 분재는 지금까지 그가 한봉과 함께 소일거리로 하고 있는 일중 하나다. 강진군분재동호회에도 가입해 활발히 활동을 해오기도 했고 여러 동호인들과 교류도 하며 분재를 키우고 있다.

이랬던 그가 자신의 소중한 분재들을 거리에 내놓기 시작한 것은 지금으로부터 4년전이었다. 그가 살고 있는 집 바로 옆에 아주 오래된 슬레트 지붕으로 만들어진 쉼터가 있었다. 움막집과 같은 낡은 쉼터였는데 만들어진 지 아주 오래된 건물이었다.

사의재 주변 쉼터에 분재 전시
이 곳 주변은 사의재가 있고 매 주말마다 공연이 이어지기 때문에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오는 곳이다. 이 때문에 강진군에서 거리 미관을 위해 이 낡은 쉼터를 허물고 벤치 3개와 햇빛을 가릴 수 있는 가림시설을 설치한 쉼터를 다시 만들었다.

이 모습을 바로 옆에서 지켜본 윤 씨는 자신이 살고 있는 고장 강진과 마을을 찾아온 관광객들에게 자신이 해줄 수 있는 것이 있을까를 고민하던중 자신이 갖고 있는 분재를 떠올렸다.

100여개가 넘는 분재를 마당에서 자신만 보고 있는 것이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를 관광객들과 지역 주민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이때부터 쉼터 주변과 자신의 집 근처 주변에 분재를 전시하기 시작했다. 

윤 씨가 집 앞 거리에 전시중인 분재를 살펴보고 있다.
윤 씨가 집 앞 거리에 전시중인 분재를 살펴보고 있다.

 

이렇게 현재 전시중인 분재는 약 30점이 넘는다. 그가 거리에 내놓은 분재들은 그가 10여년이상 키워온 것들로 소사, 동백, 소나무 등 종류가 다양하다. 그중 하나는 30년이상 소중히 가꿔온 것들도 있다. 그에게는 금액으로 따질 수 없는 소중한 물건들이다.

길거리에 분재를 내놓으면서 분재가 하나씩 사라지는 경우가 생겨났다. 지금까지 분실한 분재만 10여점이 넘는다. 그중에는 수십년 길러온 귀한 것들도 있었다. 아쉬운 마음도 들었지만 얼마나 분재를 좋아했으면 가져갔을까라고 생각을 바꿨다.

또 그가 거리에 분재를 전시하면서 그곳을 지나던 동네 주민들에게도 웃음과 기쁨을 전하고 있다. 분재를 감상하던 주민들이 윤 씨에게 전시해줘서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하기도 하고 미소지으며 사진을 촬영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보람을 느끼고 있다.

그가 깨끗한 거리를 위해 매일 아침 청소도 빼놓지 않고 있다. 쉼터 주변에 청소도구를 가져다놓고 사의재 인근에서부터 자신의 집 주변까지 길거리에 버려진 쓰레기를 줍고 떨어진 낙엽 등을 치우고 있다. 

매일 아침 사의재 주변 청소봉사
그가 이렇게 분재를 전시하고 청소를 하면서 거리가 깨끗해졌는데 이로서 나타나는 좋은 점이 하나 더 있었다. 바로 쓰레기투기가 사라졌다는 사실이다. 쉼터가 있던 곳은 예전부터 사람들이 쓰레기를 투기하는 장소였다.

낡은 시설물이 있고 주변이 지저분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사람들이 쓰레기를 버리게 된 것. 이런 모습을 지켜본 윤 씨가 이 일대에 분재를 가져다 놓고 청소를 하기 시작하면서 쓰레기를 버리는 사람은 찾아볼 수 없게 됐다.

이뿐만 아니라 윤 씨는 사람들에게 물상추를 배양해 무료로 분양하기도 한다. 자신의 집에 있는 물상추를 커다란 그릇에 물과 함께 담아 300여개이상을 증식시켜서 대문 앞에 가져다 놓고 사람들에게 무료로 나눠주고 있다. 한 사람당 3개씩 가져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물상추는 수족관이나 거실에 두면 가습기 효과와 함께 물 정화기능이 있어 겨울철 건조한 날씨에 아주 좋은 식물이다. 또 윤 씨는 분재외에 강진군농업기술센터를 통해 꽃을 분양받아 쉼터 주변에 식재하고 매일 물을 주며 정성껏 가꾸고 있다.

윤 씨의 이런 거리청소와 분재와 꽃 가꾸기 노력덕분에 강진읍 주민들을 물론이고 강진을 찾아온 관광객들에게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고 있다. 윤 씨는 “분재가 관광객과 주민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어 보람을 느낀다”며 “앞으로 전시 분재수를 더 늘리고 싶다”고 말했다. /오기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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