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생활에 지쳐 찾은 강진에서 행복을 찾았습니다”

농민, 마을주민들과 활발한 교류
서울생활하다 2018년 강진으로 귀농
조만간 프로젝트와 지역 농가 돕기 활동

 

도암면 장촌마을로 귀농한 이승화(좌측)씨와 남편 자크 두몽씨가 강진만 춤추는 갈대축제장에서 강진 농특산물을 판매하고 있다.
도암면 장촌마을로 귀농한 이승화(좌측)씨와 남편 자크 두몽씨가 강진만 춤추는 갈대축제장에서 강진 농특산물을 판매하고 있다.

 

요즘 강진만생태공원에서 열리고 있는 갈대축제장의 부스중 하나인 초록믿음 농특산물 판매장을 가보면 푸른눈의 외국인이 유창한 한국말로 강진 농산물을 판매하고 있는 모습이 눈길을 끌고 있다. 바로 오늘의 주인공으로 도암면 장촌마을로 귀농온 이승화, 자크 두몽씨 부부이다. 

이승화씨는 서울에서 태어나 어린시절을 그곳에서 보냈다. 초등학교와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까지 모두 서울에서 보냈고 졸업후에는 외국계기업에서 마케팅 업무를 맡아 직장생활을 했다. 이 씨도 평범한 도시에서 직장생활로만 15년을 살았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프랑스인 남편 자크 두몽씨도 만나 결혼도 하게 됐다.

남편 자크씨가 조만간에서 포졸을 연기하고 있다.
남편 자크씨가 조만간에서 포졸을 연기하고 있다.

 

그러다 문득 빌딩숲에서 차량들이 내뿜는 매연과 미세먼지속에서 살아가는 자신의 모습이 힘들게 느껴졌고 자연친화적인 삶이 그리워졌다. 이런 상황에서 문득 자신이 어렸을 때 자주 찾아갔던 강진 옴천면의 큰고모를 떠올렸다. 어린시절이었지만 옴천면의 푸른 자연속에서 울창한 숲과 깨끗한 물이 떠올랐고 강진을 찾게 됐다.

귀농을 결심하고 강진에서 살 집을 찾던중 도암면의 장촌마을에서 100여년된 오래된 한옥집을 발견했다. 그곳은 한 어르신이 거주하고 있었는데 관리가 어려워 매각하려 하고 있었고 이 씨는 곧바로 이 한옥집을 구입해 강진으로 거처를 옮기게 됐다. 이때가 바로 2018년 무렵이었다. 이렇게 해서 이씨 부부의 귀농생활이 시작된 것.

● 귀농 그리고 농사일 체험 활동
이씨는 강진으로 귀농을 결심하면서 도시에서와 같은 정규직 직장생활을 하지 않을 것이고 몸을 쓰며 일하는 농사일을 해보고 싶다고 결심했다. 이 때문에 귀농직후부터 특별한 직장을 갖지 않고 무조건 여러 가지 농사일을 배우기 시작했다. 이때 강진군농업기술센터에서 귀농인 인턴쉽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됐는데 이 곳을 통해 여러 가지 농사일을 체험도 하고 배울 수 있었다.

마을주민의 모내기 일을 돕고 있다.
마을주민의 모내기 일을 돕고 있다.

 

어느 날은 남편과 함게 버섯농장을 찾아가 목이버섯이나 표고버섯 수확 작업을 배우고 일손을 돕기도 했고 또 다른 날은 단감 농장을 찾아가 감수확 작업과 가지치기 등 임업관련 농사일을 배우기도 했다. 또 강진에서 농사일이 없는 겨울철에는 날씨가 따뜻한 제주도를 찾아가 귤농장에서 귤을 따는 체험을 하기도 했다. 이외에 시간이 날대면 남편 자크씨는 관내 어린이집이나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에게 영어를 지도하는 일도 했다.

● 마을주민들 일손 돕기 활발
이들 부부는 마을에서 어르신들과도 정답게 지내며 귀농인들의 모범이 되고 있다. 특히 남편 자크씨는 마을내 면소재지에 있는 한 식당에서 일손이 부족하다는 이야기에 선뜻 나서서 서빙 아르바이트로 일손을 보태기도 했고 농사일이 바쁜 영농철에는 마을 주민들과 함께 모란을 나르기도 하고 가을철에는 벼 가마를 옮겨주기도 한다. 

겨울철에는 김장일도 도우면서 마을주민들과 교류도 지속적으로 해오고 있다. 특히 마을내에 화목가마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겨울철에는 나무장작을 나눔을 통해 어르신들에게 힘겨운 땔감을 구하는 일도 돕고 있다.

부부는 요즘 조만간 프로젝트에 배우로도 참여하고 있다. 조만간 프로젝트에 이씨 부부도 지역주민 배우로 참여하고 있다. 마당극 ‘다산의 꿈’과 ‘장사의 신’ 2가지에 모두 참여하고 있는데 ‘다산의 꿈’에서는 일반 포졸이라는 배역을 맡아 연기를 했고 ‘장사의 신’에서는 중요한 역할을 맡았다.

남편 자크씨는 ‘하멜’ 역할을 맡아 연기했고 부인 이씨는 보부상을 연기했다. 이뿐만 아니라 이들 부부는 귀농직후부터 다양한 농민들과 교류를 해왔던 탓에 청자축제와 갈대축제 등 지역 축제가 열릴때면 농특산물 판매장에서 판매일도 돕고 있다. 자크씨는 한국말로 농산물을 홍보하고 이 씨는 손님들을 응대하며 이제는 강진사람으로서 당당히 인정받고 있다.    /오기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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