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당 7천500원
귀하신 몸 실뱀장어
“내가 금덩어리”
입식 포기 양만장 속출
4월 국내산 기다려 보는데...


강진에서는 보통 4~5월이면 흔히 시라시라고 불리는 실뱀장어를 잡기 시작한다. 강진만 곳곳에 모기장 같은 그물을 쳐 놓으면 필리핀 먼 바다에서 올라온 실뱀장어가 잡히기 시작한다. 어민들은 이때 짬을 내서 바다에 나가 수입을 올린다.

그러나 장어양식업을 하는 사람들은 2월이면 실뱀장어 입식에 들어간다. 어디서 잡힌 실뱀장어 들일까. 비행기를 타고 온 실뱀장어들이다.

필리핀과 남중국등 동남아 해역에서 미리 잡힌 실뱀장어들이 비행기를 타고 건너와 본격적으로 수조에 들어가는 것이다. 보통 양만장들은 2월 외국산 입식과 4~6월 국내산 입식을 50:50의 비율로 넣고 있다.

한 양만사업자는 “강진에서 잡히는 실뱀장어는 수천킬로미터의 바다를 헤엄쳐 올라오는 것들이기 때문에 건강상태가 좋지 않지만 비행기를 타고 온 실뱀장어는 영양상태가 좋고 빨리 큰다”고 말했다.

그런데 최근 문제가 심각하다. 실뱀장어 가격이 천정부지로 뛰고 있다. 수입산 실뱀장어 가격은 지난해 한 마리에 2천원이었다.

그런데 올해는 7천원에서 7천8백원까지 오른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2009년 실뱀장어 가격은 500원이었다. 3년만에 15배 정도가 오른 것이다.

이에따라 양만사업자들은 2월 입식을 아예 포기하고 있다. 강진의 12군데 양만장중에 2월 입식을 한 곳은 두 군데 뿐이다. 4~5월달에 국내에서 잡히는 실뱀장어를 기다려서 입식하기 위해서다.

또 다른 양만사업자는 “일반적으로 국내산이 조금 싼 경향이 있지만 상당수 양식장들이 2월 입식을 하지 못했기 때문에 그때가 되면 국내에서 잡힌 실뱀장어의 가격도 크게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실뱀장어의 가격 상승은 살인적이다. A양만장의 경우 올해 150㎏의 실뱀장어를 입식해야 할 상황이다. 이를 마리당 7천원으로 계산하면 60억원에 이르는 금액이다. 예년의 경우 20억원 정도면 해결하는 일이였다.
 
이 때문에 입식을 줄이는 양만장이나 아예 입식을 포기하는 곳도 나올 것으로 보여 내년도 장어값은 더 큰 폭으로 상승할 전망이다.

이처럼 실뱀장어의 가격이 급등한 것은 주요 소비국인 일본이 지난해 3월 원전사고 이후 실뱀장어를 전량 외국에서 수입하면서 가격상승에 불을 붙였고, 유럽산의 대 중국 수출이 중단됐기 때문으로 업계에서는 분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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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가격 1인분에 2만2천원까지
"4월까지 더 오를 것..."

강진읍내 식당에서 장어가격은 1인분에 2만2천원까지 튀어 올랐다. 목포는 1인분에 2만8천원까지 받는 곳이 있다.

양식 어가들은 실뱀장어를 6개월에서 1년 정도 키워 시중에 공급한다. 장어 생산량이 반 토막 나면서 kg당 3만원 하던 장어가 6만5천원까지 올랐다.

도매가격이 튀면서 식당가격도 튀고 있는 것이다. 도매상들은 각 식당에 1인분당 2만5천원은 받으라고 권장하고 있는 상태다.

업계에서는 4월까지 장어가격이 오를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관내 식당들은 장어를 광주의 수집상들로부터 공급 받는다. 지역내에 장어를 키우는 사업자들이 있지만 직접 공급은 하지 않는다는 것.

양만업자들 사이에 “부모가 죽어도 장어를 내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한번 장어를 출하하면 장어들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기 때문에 소량으로 자주 내지 않는다는 뜻이다.

대량으로 일시에 내야하기 때문에 각 식당에는 공급이 어렵고, 이에 따라 중간수집상들에게 집중 출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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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에 둘러쌓인 장어
인공부화 여전히 불가능
산란지 누구도 본적없어


장어가격이 올라 전국적으로 시끄러운 것은 결국 실뱀장어가 인공부화가 불가능해 어획에만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강에서 잡은 실뱀장어를 사다가 양식장에서 사료로 키워 장어집에 내다 파는 것이다.

민물장어의 실체는 첨단의 현대과학이 아직도 밝히지 못한 신비의 대상이다. 장어에 대해 가장 먼저 관심을 가진 나라는 최대 장어 소비국인 일본이였다.

일본은 1930년대부터 장어의 산란장을 찾기 위해 태평양 곳곳을 뒤졌지만 실패했다. 그러다가 1991년 7월 일본 동경대학 해양학부 해양연구소 조사선이 필리핀 해역에서 대규모 조사를 벌여 길이 2~3㎝의 치어를 대량 채집하는데 성공했다.
 
근처에 산란장이 있다는 것을 파악한 것이다. 연구진은 장어의 산란장이 필리핀 해역의 마리아나군도 서쪽 바다산 인근 수심 500m 지점이라고 밝혀냈다. 또 장어가 그뭄날 저녁에 산란을 한다는 것도 한국 학자에 의해 밝혀졌다.
 
그러나 그것 뿐이였다. 장어의 산란장면이나 알을 본 사례가 하나도 없어 인공부화는 여전히 불가능한 일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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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만 곳곳 간척지... 실뱀장어의 길을 막았다


실뱀장어의 가격이 급등한 것은 전국 실뱀장어의 70% 이상을 포획하는 전라남북도 지역 해안환경이 변화돼 포획이 줄어든 것도 큰 원인이다.

강진만 해도 80년대 초반까지 자연산 장어가 많았다. 실뱀장어가 깊은 계곡까지 올라가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곳곳에 간척지가 막아지면서 실뱀장어가 가는 길이 막혔다.  

강진읍의 경우 서산저수지 아래까지 장어가 잡혔고, 도암면의 경우 석문공원 앞 하천도 장어가 많았다. 신전은 어관마을 앞까지 장어가 올라왔고, 칠량은 장계천을 따라 신흥리 앞까지 장어가 살았다.

강진의 모든 하천은 바다와 연결돼 있었고, 예외 없이 장어가 살았다. 그러나 지금은 장어의 씨가 말랐다. 실뱀장어가 들어 올 수 없기 때문이다.

탐진강과 금강천, 장계천등은 바다가 막아진 것은 아니지만 곳곳에 콘크리트 제방이 막아져 실뱀장어가 올라갈 수 없다. 어도가 있지만 실뱀장어는 범접을 못할 곳이다.

강진을 기준으로 보면 장어는 탐진강을 비롯한 민물에서 4~5년을 자란다. 이때는 암수의 구별이 없다.

그러다가 바다로 내려가 3천㎞나 떨어진 필리핀 해역을 향해 9개월이 걸리는 머나먼 항해에 나선다. 장어는 신비하게도 바다로 가서 암컷이 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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