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재 통해 자연과 나무의 소중함 알리고 싶었죠”

강진군분재동호회 창립, 초대회장 활동
나무와 분재, 정원에 대해 독학 지식 쌓아
동호인들에 지식 전달, 저변 확대 노력

 

임채근 강진군 나무 명인이 자신의 자택에 있는 분재에 대해 만드는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임채근 강진군 나무 명인이 자신의 자택에 있는 분재에 대해 만드는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분재는 작은 화분에 자연을 담아내는 것으로 강진에서도 상당히 많은 동호인들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지역내에서 분재하면 사람들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인물이 있다. 바로 임채근(79)씨가 주인공이다. 임 씨는 나무분재분야에서 강진군 명인으로 지정된 인물이다.

임 명인은 본래 해남이 고향이다. 임 명인은 고등학교졸업후 미재 진학을 꿈꿨으나 부모님의 반대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대신 광주의 한일극장에서 극장간판을 그리는 일을 시작했다. 그러던중 고향인 해남의 중앙극장에서 함께 일을 해보자는 제의가 들어왔다. 고민을 한 끝에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에 광주 생활을 접고 해남으로 돌아왔다.

극장에서 일하던 임 명인이 나무와 정원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해남에서 일할 때였다. 비가 내리는 어둠이 짙은 어느 밤이었다. 갑자기 미래에 대한 고민에 빠져있었던 임 씨는 극장 사장을 찾아갔다.

임 씨는 극장 사장에게 자신에게 돈이 많이 있다면 가장 하고싶은 것 3가지를 말해달라고 했다. 갑작스러운 질문에 사장은 당황했지만 잠시 고민한 끝에 첫 번째로 별장을 짓고 싶다고 답변했고 그 뒤를 이어 넓고 예쁜 정원을 만들고 싶다고 답했다.

마지막 세 번째는 말 1마리를 구입해 정원에서 타고 다니면 행복할 것 같다는 것이었다.

● 미래가치는 나무에 있다 
극장 대표의 말을 듣고 임 명인은 그중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나무와 정원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날부터 하루에 300개 꽃꽂이를 매일 하자고 결심하고 그날부터 연습에 매진했다. 그리고 나무에 대한 공부도 독학으로 시작했다. 

청자축제장에서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청자축제장에서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이때는 일본에서 수입된 가이스카 향나무가 정원수로 인기가 높았다. 수형이 아름다웠기 때문인데 주변에서 나무를 구하기 쉽지 않았다.

가이스카 향나무 가지를 구하기 위해 매일 광주를 오가는 강행군을 했다. 광주에서 구한 향나무 가지를 집으로 가져와 꽃꽂이를 하며 나무에 대한 지식을 쌓아나갔다.

이뿐만 아니라 주변에서 모양이 독특하거나 생김새가 특이한 나무가 있으면 구해서 직접 옮겨 심어보는 일도 했다.  또 당시 수석과 분재에 관한 월간 잡지가 출판되기 시작했고 이 잡지는 그에게 좋은 교과서가 됐다.

● 분재 저변 확대 위한 노력 
나무에 대해 공부하며 28살 되던해에 결혼을 하게 되면서 강진으로 이사를 오게 됐다. 이사를 온 이듬해 그는 강진분재동호회를 조직했다.

분재와 나무에 관심이 많았던 회원 20여명을 모아 활동을 시작했고 이 동호회는 지금까지 이어지며 활발하게 활동해오고 있다.
 

임 명인이 수집하고 있는 수석들의 모습이다.
임 명인이 수집하고 있는 수석들의 모습이다.

 

임 명인은 동호회 초대회장을 맡았고 2020년 무렵까지 회장으로서 동호회를 이끌어왔고 동호인들에게 자신의 노하우를 전수해주기도 했다. 현재 강진에서는 임 명인이 남긴 흔적들이 상당히 많다.

터미널 회전교차로에 서 있는 8m 높이의 적송도 그가 남긴 작품이다. 성전면 오산마을에서 적송을 옮겨심었는데 이때 이 일을 맡았던 사람이 바로 임 명인이었다.

또 도암 강정마을 해남윤씨 죽사동 추원당의 조경도 그의 작품이다. 이뿐만 아니라 임 명인은 분재동호회장으로 활동하면서 지난 1997년부터 청자축제장에서 전시회도 열었다. 지난 2015년에는 강진군 나무분재 분야에서 강진군 명인 제11호로 지정되기도 했다.

임 명인은 분재를 만들때 가장 중요한 것은 좌대라고 말한다. 바탕이 안정되어야 분재가 안정적으로 자랄 수 있다는 것. 또 관리는 하루에 2~3번정도 흠뻑 적실정도로 물을 자주 주어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임 명인은 “분재를 통해 사람들에게 자연과 나무의 소중함을 전달하고 싶다”며 “앞으로 건강관리에 집중할 생각이고 나무와 분재에 대해 배우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언제든지 환영한다”고 말했다.     /오기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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