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군과 강진군농협통합RPC가 얼마전 간담회를 갖고 강진쌀 판매 활성화 및 발전방안을 논의했다. 간담회는 강진원 군수를 비롯한 군 관계자, 김달욱 대표를 비롯한 농협통합RPC 7명 등 10여명이 참석해 강진쌀 판매 활성화를 위한 방안을 논의 했다고 한다. 

이날 협의한 사항중에 강진쌀 판매를 활성화하고 새로운 판로를 개척하기 위해 제주도 시장을 집중 공략하자는 내용이 단연 눈에 띤다. 강진쌀을 제주도에 안정적으로 판매하기 위한 유통망 구축을 통해 내년부터 5개년간 100억 판매 달성을 목표로 노력하기로 했다.

모든 지역이 마찬가지지만 강진 역시 벼 생산량은 갈수록 늘고 있다. 농민들은 매년 수매가를 올려 달라고 요구하고 있고, 산물벼 수매를 하고 있는 강진군농협통합RPC는 가공 판매는 물론 저장하는 것도 벅차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매년 수매때가 되면 농협창고에 쌓인 벼의 처리를 놓고 걱정이고, 농협들이 과연 언제까지 돌려막기 폭탄을 버틸 수 있느냐하는 회의도 나오고 있다. 긴급 처방이 그때그때 나와서 숨통 트기를 해오고 있지만 아슬아슬한 상황이다.

결국 강진벼를 수매한 농협이 이를 가공해서 제 가격을 받고 제대로 유통시키는 것을 당장의 최고 목표로 삼아야 한다. 

이는 비단 강진 농협들의 과제일 뿐 아니라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농업을 지원하는 자치단체의 큰 과제이기도 하다. 

제주도에 앞으로 5년간 100억 판매 달성을 추진해 보자는 자치단체와 농협RPC와의 협의는 그런 문제를 해결해 보려는 의지로 보인다.

제주도는 67만여명의 도민이 살지만 쌀 자급도가 미미한 지역이다. 제주도의 쌀 시장 규모는 연간 1,000억대가 넘는다. 이 시장을 놓고 전국의 쌀 생산지역이 피튀기는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전남 지역 농협들이 제주도 쌀 시장의 70%를 점하고 있지만 전북지역이 돌진하고 있고 충청과 경기, 강원지역 농협들도 싸움에 뛰어들고 있다. 그만큼 쌀 판매가 각 지역의 화급한 문제가 됐기 때문이다. 이런 여건에서 강진쌀을 5년 동안 100억 원 어치를 팔아 보겠다는 계획이 달성되기 위해서는 대단한 노력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강진은 제주에 쌀을 팔 수 있는 유리한 조건을 몇가지 갖고있다. 첫째는 제주와 지리적으로 가깝다. 활용할 수 있는 역사적 자원이 다른 지역 보다 많다. 고대부터 제주도는 강진과 교류가 많았다. 

강진은 그동안 이러한 역사적 인연을 활용해 제주와 교류도 하고, 쌀도 팔아 왔으나 그러한 네트워크가 많이 약화돼 있다.

우선적으로 해야할 일은 강진과 제주도 강진향우회와의 관계를 복원하는 것이다. 쌀 판매는 인적네트워크가 중요하다. 그 역할을 가장 충실하게 해줄 사람들이 제주에 사는 강진향우들이다. 

고향 강진이 제주에 사는 향우들을 항상 기억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형식과 내용을 통해 자주 전달해야 한다. 제주의 한 향우는 올 초 본지와 인터뷰에서 “다른 지역 자치단체나 기관들이 제주도의 그 지역 향우회에 적극적으로 하는 것을 보면 우리는 그저 부럽다는 생각만 들더라”고 했다. 지금 제주에 사는 강진 향우들이 고향에 갖는 솔직한 느낌이 이렇다.

쌀 판매는 단순한 상품거래가 아니다. 특히 제주도에 있어서는 고향의 추억과 제주도와의 역사적 인연을 주고받은 것이어야 한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제주도에 사는 강진 향우들이 강진쌀을 가장 먼저 사먹어야 하고, 강진향우들이 판매사원이 되어 줘야 치열한 경쟁을 뚫고 들어갈 수 있다. 강진군과 농협이 그런 구조를 잘 만들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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