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증받은 수석모아 박물관 마당에서 전시회도 개최했다

조병선이라는 친구의 연락을 받고 서울의 친구집을 방문하게 됐다. 친구의 집은 약 100여평 규모의 단독주택이었는데 주택 곳곳에는 친구가 평생 수집한 수석들이 가득했다. 

정확히 숫자를 파악할 수 없었지만 대략 1천개는 넘어보일 정도로 엄청난 규모였다. 다양한 모습의 수석들을 바라보며 나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

친구는 내가 고향에서 박물관을 운영한다는 것을 TV를 통해 보게 됐고 고향을 내려간 김에 박물관을 찾아 구경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고향 주민들과 관광객, 나를 위해서 평생 모은 소중한 물건들이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수석의 아름다움이 전해지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수석 기증은 너무 감사한 일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수석을 강진까지 운반하는 일이었다. 돌 자체도 많지만 무게도 많이 나갔기 때문에 트럭을 이용하더라도 1~2번으로 다 운반하지 못할 정도의 양이었다.

나는 내 개인 차량을 이용해 3번정도 서울을 오가며 조금씩 강진으로 가져오기 시작했고 마지막에는 5톤 트럭 차량을 타고 가서 모든 수석을 한꺼번에 다 싣고 내려왔다. 일단 강진으로 가져오긴 했지만 워낙 집과 박물관이 협소해 보관할 장소가 마땅치 않았다.

고민 끝에 자택 마당에 전시회를 개최해보기로 결정했다. 준비 기간도 오래걸렸다. 수석들이 워낙 많았지만 수석과 받침대에 이름을 적어놓지 않았던 탓에 짝을 맞추는 것도 너무 어려운 일이 되어버렸다.

임시 방편으로 화분을 여러개를 구입해와 그곳에 모래를 채우고 그 위에 수석을 세워서 전시하기로 결정하고 준비에 들어갔다. 수개월간의 전시회 준비 끝에 드디여 2016년 7월 전시회를 개최하게 됐다. 전시회는 7월 28일부터 9월 28일까지 2달동안 박물관과 마당에서 진행했다.

이 뜻깊은 전시회에 당시 군의장과 군청 관계자와 병영면 관계자 등이 대거 참석해주었다. 또 돌을 기증해준 친구 조병선도 참석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사람들은 신비롭고 아름다운 수석의 모습에 감탄을 자아냈다. 

이날 전시된 수석은 친구가 기증해준 것의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았다. 친구가 남긴 수석은 아직도 나에게는 큰 고민거리다. 어떻게 하면 가장 좋은 방법으로 전시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다.

조병선 친구는 수석 기증이후 나에게 여러 가지 물건도 가져다주었다. 아주 예전에 선물받았던 비누선물세트의 양철통을 가져다 주기도 했고 돈을 세는 화폐계수기, 어머니의 한복 등 다양한 물건들을 가져다주며 내가 운영하는 와보랑께박물관이 잘 운영되기를 빌어주기도 했다.

내 인생에 있어서 참 고마운 친구였는데 전시회를 개최하고 난 얼마후 갑작스럽게 친구는 세상을 떠나게 됐다. 

너무 갑작스러운 소식에 눈물조차 나오지 않았다. 친구는 세상을 떠나고 없지만 박물관에 전시되고 있는 수석들을 바라보면 항상 친구의 모습이 떠오르곤 한다.

친구가 나에게 선물한 수석과 여러 가지 물건들은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과 내가 운영하는 박물관이 더욱 발전되기를 바라는 마음까지 담겨있어 나에게 있어서 가장 소중한 전시품중 하나가 됐다.

박물관이 좁아 아직도 모든 수석을 전시하지 못하고 있다. 친구를 위해서라도 수석을 많은 사람들이 관람할 수 있도록 하는 전시방법에 대해 더 고민해볼 생각이다.        <정리=오기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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