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먹거리 만들고 지역주민 위해 봉사하는 삶 즐거워요”

이동 양봉차 찾았다가 귀농 선택
따뜻한 날씨와 인심에 반해 2013년 귀농
양봉과 두릅 등 재배, 대민 봉사도 활발

 

김혜옥 씨가 채취한 벌꿀을 농축시켜 판매하기 위해 병에 담았다. 김 씨 농장에서 판매하는 벌꿀은 수분을 제거해 진한맛이 특징이다.
김혜옥 씨가 채취한 벌꿀을 농축시켜 판매하기 위해 병에 담았다. 김 씨 농장에서 판매하는 벌꿀은 수분을 제거해 진한맛이 특징이다.

 

강진에 아무런 연고는 없지만 양봉을 위해 찾았다가 지역에 정착해 다양한 작물을 재배하고 지역 주민들과도 따뜻한 정을 나누며 살아가고 있는 귀농이 있다. 주인공은 바로 군동면 안풍마을에서 청송농원을 운영하며 살고 있는 김혜옥(63), 고성기(62)씨 부부이다.

부인 김 씨는 서울, 남편 고 씨는 전북 완주가 고향이다. 강진과는 아무런 인연이 없는 셈이다. 그랬던 이들이 강진에 정착해 살게 된 것은 벌때문이었다. 남편 고씨는 원래 대형차 운전을 했다. 화물차, 관광버스, 시내버스 등을 운전했고 부인 김 씨는 전업주부였다.

그러던중 1995년 무렵 우연히 양봉을 하는 친구로부터 일을 도와달라는 부탁을 받게 됐고 그렇게 해서 찾게 된 곳이 바로 강진이었다.

친구도 강진이 고향은 아니었지만 양봉업자로서 전국을 다니며 양봉을 하고 있었는데 그때 마침 정착한 곳이 강진이었다. 이렇게 양봉으로 인연을 맺고 나서 바다와 산, 들판이 아름답고 사람들도 따뜻해 정착하기 좋은 곳이라고 생각했고 2013년 부부가 모두 귀농을 하게 됐다.

● 강진귀농 선택, 양봉과 두릅, 무화과 재배
귀농직후 남편 고씨는 양봉을 하고 부인 김 씨는 직장생활을 했고 3년후부터는 본격적으로 부부가 모두 농사에 뛰어들게 됐다.

부부가 함께 판매할 꿀을 담고 있다.
부부가 함께 판매할 꿀을 담고 있다.

 

남편은 양봉을 담당하고 부인 김 씨가 여러 가지 작물 재배를 담당했는데 그중 첫 번째는 바로 두릅이다. 군동 안풍마을 뒤편 비닐하우스에서 약 1천평의 하우스에 두릅을 재배하고 있다.

여기에 추가로 엄나무도 200평정도 키우고 있고 두릅 묘목만 따로 400평의 밭에서 키우고 있다. 묘목은 임업인들에게 판매하는 용도로 재배중이다.

이뿐만 아니라 또 두릅 하우스 인근에서 무화과도 키우고 있다. 무화과는 귀농 초창기에는 200평 규모 하우스 3개동에서 재배를 시작해 9개동까지 늘렸다. 최근에는 일손이 너무 많이 필요하고 소득에 비해 노동 강도가 쎄서 규모를 줄여 현재는 3개동만 남겨놓았다.

김 씨가 이렇게 남편과 여러 가지 작물을 재배하는 이유는 도시생활처럼 일년내내 지속적으로 소득을 올릴 수 있는 구조를 만들기 위해서였다. 두릅의 경우에는 겨울부터 봄까지 수확이 가능하고 무화과는 여름부터 늦가을까지 수확이 가능하다. 여기에 일년내내 수확이 가능한 양봉까지 더해 일년내내 많지는 않아도 꾸준히 소득을 올릴 수 있는 것이다.

김 씨가 최근에 심은 레드향을 선보이고 있다.
김 씨가 최근에 심은 레드향을 선보이고 있다.

 

다양한 작물을 재배하고 있지만 역시 가장 중요한 것은 양봉이다. 하지만 최근 2년전부터는 양봉이 상당히 힘들어지고 있다. 겨울철 벌이 사라지는 이상한 현상이 나타나면서 고 씨가 담당하는 양봉장도 큰 피해를 입었다.

● 군동면내 다양한 사회단체 몸담고 봉사
귀농직후 양봉 규모는 벌 약 500통정도였다. 하지만 최근 2년사이에 벌통 350개통에서 벌이 사라져버려 120개통 정도만 남았다. 엄청난 피해를 본 셈인데 벌이 부족해 올 봄에는 벌통 1개당 45만원의 돈을 주고 110통 가량을 구입하기도 했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올해는 꿀의 주문이 이어지고 있어 소득은 크게 줄지 않았다.

특히 꿀의 경우 부부가 모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집 바로 옆에는 벌꿀농축장까지 짓고 농축시설도 들여놓았다. 벌이 채취해온 벌꿀은 그냥 보면 잘 모르지만 수분도 상당히 많이 함유되어 있다. 보통 시중에서 벌꿀을 사서 먹다보면 바닥에 하얗게 덩어리가 생기는 경우를 볼 수 있는데 이런 현상이 꿀에 함유되어 있는 수분때문이라고 노 씨는 말하고 있다.

이런 현상을 막기 위해 노 씨는 벌꿀에서 수분을 제거하고 농축시키는 과정을 거쳐 소비자들에게 판매하고 있다. 이런 과정속에 벌꿀의 맛이 진해져 한번 맛본 소비자들은 꾸준히 구매로 이어지고 있다.

이렇게 다양한 작물들로 일정 소득을 올리면서 김 씨가 활동하고 있는 단체는 군동면지역발전협의회, 군동면여성의용소방대, 군동면생활개선회, 군동면장금이봉사단 등 군동면내 봉사단체만 여러개에 가입해 활동중이다.

그중에서도 군동면여성의용소방대는 올해초부터 대장을 맡아 봉사하고 있다. 여기에 푸소농가로도 활동하고 있고 강진묵은지사업단, 강진다육이연구회, 임업후계자협의회, 참두릅연구회, 아열대과일연구회 등 농사와 관련된 단체도 여러곳이다.

김혜옥 씨는 “귀농을 선택하면서 가장 필요한 것이 지역 주민들과 교류라고 생각하고 먼저 마음을 열고 다가가기 위해 노력했다”며 “귀농인이 먼저 마음을 열고 주민들에게 다가서면 따뜻하게 맞아줄 것이다”고 말했다.  /오기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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