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경/ 강진군 문화관광실

지난 12월, 강진으로 첫 출근을 하기 전부터 ‘음악도시 강진이 추구해야 할 목표는 무엇일까’, ‘강진군에서 나의 쓸모는 무엇일까’ 라는 고민의 끝에 닿은 결론은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주관하는 ‘지역문화활력촉진지원사업’이었다.

도시의 지속성장을 위해 주민역량과 주도성이 성장해야 하고, 행정은 ‘보이지 않는 조력자’가 되어 자생력에 기반한 문화를 통해 도시의 활력을 증진해야 한다는 논리는 이미 많은 연구와 실행을 바탕으로 그 중요성이 점차 강화되고 있으며, 이는 문화도시사업, 다부처공동사업, 지역문화활력촉진지원사업 등 다양한 중앙부처 사업으로도 구현되고 있다.

마치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 라는 아프리카 속담을 ‘한 도시를 키우려면 모두가 마음을 모아야 한다’라고 번역한 듯한 이 사업들 중 ‘지역문화활력촉진지원사업’은 문화체육관광부가 2022년 처음 선보인 공모사업으로, 다른 지역에서 문화도시를 공부하면서부터 눈여겨보던 사업이었다.

그래서일까. 감사하게도 지역에 대한 고민과 사업에 대한 계획, 그리고 문화로 도시를 혁신하는 방향성에 대한 논리가 맞닿아 지난 1월 최종 선정된 지자체 6곳에 당당히 강진군의 이름을 올릴 수 있었다.

단년도 사업임을 감안해 본질을 지키면서도 최대의 성과를 낼 수 있는 방법으로 지역문화활력 기반조성, 문화예술레지던시 강진, 살자, 강진 문화의 밤(구 지역문화활력축제-병영의 B.A.M.) 세 가지 대주제를 정하였고 이는 다시 12개의 사업, 약 20개의 프로그램으로 세분화돼 전체적인 사업 로드맵을 구성했다.

이게 끝이 아니었다. 선정된 사업계획서를 두고도 약 2개월간 문화체육관광부와 사업 컨설턴트의 의견을 반영해 4회의 계획보완, 1회의 현장방문의견 수렴을 통해 3월 말 최종 사업계획을 승인받을 수 있었다.

오는 22일 개최를 앞두고 연일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강진 문화의 밤(B.A.M.)’ 또한 그 과정을 통해 마련된 사업으로 단순한 행사가 아닌 사업을 통해 강진다움을 발견하고 강진 문화를 어떠한 시각으로 바라보아야 할 것인지 고민하며 어떤 방식으로 세대와 지역을 유대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긍정적 평가를 받아 추진한 사업이다.

‘강진 문화의 밤(B.A.M.)’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그 과정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먼저, 젊은세대들에게 자칫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는 강진 전통문화 ‘가래치기’와 ‘선돌감기’를 활용해 무대공연콘텐츠를 제작했다. 주민들이 직접 가래를 만들어 보며 선조들의 지혜와 나눔의 미학을 손수 체험했고 전문 댄서들과 음악, 안무 제작과 무대 출연까지 직접 참여해 주도성을 높였다.

‘선돌감기’의 경우 강진군교육지원청이 추진하고 있는 미래교육지구사업과 더불어 문화예술을 통한 교육의 전환을 꾀하는 프로그램으로 작천초등학교가 최종 대상지로 선정, 전통제례와 작천면에 구전되는 호랑이, 까치 이야기를 곁들여 약 25명의 학생들이 직접 시나리오 제작, 노래, 안무에 참여하는 민관학협업 프로그램이다.

또한 ‘강진 문화의 밤(B.A.M.)’에서 선보이는 음악공연의 경우 지난 6월부터 추진된 ‘음악으로 강진알리기 대작전’을 통해 제작된 강진을 담은 신곡 발표 무대 및 9가지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올 라이브 세션으로 총망라해 가수뿐만 아니라 연주자들까지 상생할 수 있는 음악도시다운 공연의 모델을 제시하기 위해 준비되었다.
 
장윤정, 마크툽, 시그니처, CLC예은 등이 출연하는 초청공연 또한 지난 4월부터 강진군민 약 1,2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음악장르 선호도 조사에 기반해 각 1~3위를 차지한 트로트, 발라드, 아이돌(K-POP) 등 세 장르를 선정해 이에 부합하는 출연진을 구성했다.  ‘지역 청소년들도 음악적 역량을 알리고 꿈을 펼칠 수 있는 기회가 필요하다’라는 문화아이디어 공모사업 결과를 바탕으로 대형기획사 JYP와 협력해 청소년 오디션까지 마련했다.

그래서 결국 ‘강진 문화의 밤(B.A.M.)’을 통해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음악도시 강진이 앞으로도 ▲청자, 하멜, 병영상인, 시문학파 등 다양한 문화자원을 주민과 함께 문화예술콘텐츠로 개발해 나가야 할 것이며 ▲지역을 담은 음악을 창작하는 과정에 더욱 관심을 기울이고 ▲음악예술인들이 상생할 수 있도록 라이브 문화를 더욱 존중하기를 바란다.

또한, 민관산학이 균형 잡힌 거버넌스를 구성해 모두의 마음을 모아 함께 일구는 강진, ‘까치’의 의미를 담아 서로 환대하는 강진으로 결과로 판단하기에 앞서 과정이 추구하는 가치와 그 속의 땀방울을 격려하는 문화로 강해지는 강진이 되기를 소망한다.

저작권자 © 강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