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여름이 가고 가을이 오고 있다. 이제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오늘같기만 하라는 한가위 추석명절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유난히도 뜨겁고, 유난히도 비가 많았던 지난 여름이었다.

그런데도 아직 더위는 끝나지 않았다. 매일 30도를 웃도는 날씨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그런가 하면 가을장마가 끈질기게 농민들을 괴롭히고 있다. 

그러나 변함없이 추석은 다가오고 있다. 한해 풍년농사를 이룬데 대한 감사와 은혜, 그리고 모처럼 멀리 떨어져 있는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여 끈끈한 혈육의 정을 확인하는 넉넉하고 풍성한 추석이다.

하늘은 점점 높아지고 새벽 공기는 갈수록 차지고 있는게 사실이다. 앞으로 몇 일 있으면 동네어귀로 차량행렬이 이어질 것이다. 노인들만 많이 사는 마을이 오랜만에 흥청거릴 것이고, 오랜만에 사람사는 분위기로 충만할 것이다.

요즘에는 먹을 것이 부족하지 않아서 추석날만 음식을 배불리 먹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고향에서 먹는 나물은 다르다. 오랜만에 바라보는 송편은 마음을 따뜻하게 한다. 농촌의 추석은 사람의 온기가 좋고 음식냄새가 좋은 명절이다. 추석에는 그래서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오늘 같기만 해라̓라는 말이 오늘날에도 아름답다.

올 여름을 견뎌낸 사람은 이 가을을 만끽할 자격이 있는 사람들이다. 올 추석에 제사상에 올라오는 음식과 과일들이 어느때보다 감사하고 가슴 뿌듯할 사람들이다. 올 추석의 넉넉함을 이웃과 함께 나누어 갖자.

고향에 내려오거든 마을의 어려운 이웃들을 찾아보길 바란다. 송편도 나누어 먹고, 과일도 쪼개 먹으면서 건강은 좀 어떠시냐고 인사라도 나누면 마을의 온기가 훨씬 오랫동안 유지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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