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근무 의사 없어
응급환자 타지역으로 후송
해남309건, 장흥152건 등
응급실 기능 사실상 포기

자체 해결노력보단 행정기관 지원받는것만 집중
의료원 “의사부족, 5월부터 채용노력에도 난항”

 

주간에 근무할 의사가 없어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못하고 있는 강진의료원 응급실의 모습이다.
주간에 근무할 의사가 없어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못하고 있는 강진의료원 응급실의 모습이다.

 

지난달 30일 오후 3시무렵 관내 한 면사무소에서 교육을 받던 50대 여성 주민이 갑자기 쓰러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지역내 마을 이장과 사회단체 임원 등이 모여 심폐소생술 교육을 받으며 응급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교육이 진행중이었다.

교육을 받던중 갑자기 주민 1명이 쓰러진 것인데 이웃주민들에 따르면 평소 고혈압을 증세가 있었다는 것으로 보아 혈관질환이 의심되는 순간이었다.

이 주민은 출동한 119구조대의 응급차를 타고 응급치료를 하면서 병원으로 향했는데 구급대원들은 가장 가까운 병원인 강진의료원 응급실에 환자를 받을 수 있는지에 대해 문의했고 답변은 의사가 없어 받을 수 없으니 타병원으로 가야한다는 것이었다. 응급대원들은 할 수 없이 10여분이상을 더 달려 해남의 병원으로 후송해야만 했다. 결국 이 환자는 병원에서 사망했다. 

혈관질환이 의심돼 1분 1초가 아쉬운 상황에서 가장 가까운 강진의료원이 아닌 해남의 병원으로 이송된 이유는 강진의료원에 응급실에 주간에 근무할 의사가 없었기때문이었다.

 

강진의료원 응급실은 보통 의사 4명이서 근무를 해야 한다. 주로 주간은 1명이서 전담을 하고 야간은 3명의 의료진이 돌아가면서 순번대로 근무를 하는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는데 지난 5월부터는 의사 1명이 부족해지면서 주간에 응급실을 담당할 의사가 없는 상황이다.

이는 올해초 공보의 1명이 복무만료된데다가 외과의사 1명마저 전출가면서 의사가 부족해지면서 주간 응급실 운영이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못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주간에 응급환자들이 발생할 경우 받지 못하고 해남이나 장흥 등으로 보내고 있는 것이다. 

강진소방서가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말까지 응급환자 이송 현황을 살펴보면 전체 1,829건중 강진의료원은 1,109건이었고 타지역은 690건에 달했다. 한달에 86건정도가 타지역으로 환자들이 후송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타지역중 해남은 올해 309건, 장흥은 152건으로 타지역 이송건수중 대부분을 차지했고 그외 목포한국병원 72건, 광주와 화순이 79건순이었다. 이 수치는 작년 한해동안 해남으로 이송된 건수는 총 411건, 장흥은 275건이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늘어난 수치이다.

8개월만 계산하면 작년 해남이 269건, 장흥 189건이었다. 주로 강진의료원으로 후송이 어려운 경우 해남과 장흥, 목포 등의 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강진소방서 관계자는 “환자는 가장 가까운 강진의료원으로 이송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중상이상 환자들중 강진의료원에서 환자를 받을 수 없는 경우 목포나 광주로 이송하고 있다”며 “또한 중상이 아닌 환자들도 강진의료원에서 환자를 받을 수 없다고 하는 경우 가까운 해남이나 장흥 등으로 환자를 이송하고 있으며 올해 들어서 타지역 이송이 작년보다 늘어났다”고 말했다.

이처럼 응급실이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못하고 의료공백이 발생하며 지역주민들의 불편이 이어지고 있지만 강진의료원에서는 여전히 의사 확보를 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올해 초 공보의가 복무만료되면서 공보의 지정을 받는 상황에서도 강진의료원은 응급실 근무가 가능한 공보의가 아닌 안과 전문의를 신청해 배정받았다. 안과 전문의의 경우 응급실 근무가 불가능하다.  외래진료만을 고려했다고 주민들이 비판하는 이유다.

이같은 지적에 대해 강진의료원에서는 5월부터 지속적으로 신규 채용을 위해 공고를 내고 면접까지 진행하고 있지만 의사를 충원하기가 어렵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최근 전국적으로 의사가 부족한 데다가 대도시가 아닌 강진에서 양질의 의사를 데려오기 위해서는 일반 병원의 1.5배이상 연봉을 지급해야 하기 때문에 여러 가지 면에서 어렵다는 입장이다.

의료원 관계자는 “5월부터 응급실 운영 정상화를 위해 의사 채용을 시도하고 있지만 면접까지 보고나서도 근무를 못하겠다고 하는 등 의사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근무여건이 도시권에 비해 떨어지다보니 의사들도 선호하지 않아 어려움이 많지만 빠른시일내에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이렇게 강진의료원 응급실이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못하면서 주민들의 불만의 목소리는 커지고 있지만 강진의료원은 적자 보전을 위해 행정기관에 지원만을 요청하고 있어 비난의 목소리는 더욱 커지고 있다. 강진의료원은 최근 강진군에 강진의료원 운영에 대한 적자 손실 보전액으로 5~6억정도를 지원해줄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강진군은 어렵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군은 이미 매년 강진의료원에 분만취약지 등 여러 가지 명목으로 3억8천여만원의 군비를 지원하고 있고 취약지 응급실 지원의 명목으로 국비로 1억2천만원을 받고 있다. 여기에 지방보조금법상 군은 공공의료기관인 강진의료원에 지원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오기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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