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범우/ 강진읍 남일곱창 대표

지난달 31일부터 9월2일까지 사흘간 제1회 강진 하맥축제가 열렸다. 강진읍내가 온통 들썩거렸다. 서울과 부산, 대전, 광주, 여수, 순천, 무안, 대천, 멀리는 강원도 속초 등 전국에서 무려 5만명 안팎의 관광객이 몰렸다. 

음식점과 호프집, 카페, 노래방까지 관광객들로 넘쳐났고 버스와 택시도 덩달아 손님들을 실어 나르느라 눈코 뜰 새가 없었다.

택시 운전을 업으로 하는 한 지인은 “일주일 정도 길게 했으면 얼마나 좋겠느냐”며 못내 아쉬움을 표현했다.

음식점을 운영하는 나로서도 이렇게 까지 하맥축제가 선풍적이고도 센세이셔널하게 강진을 흥분의 도가니로 빠트릴 줄 미처 짐작하지 못했다. 2017년 10월 당시 3만명이 넘게 모인 강진 K-POP콘서트를 방불케 했다. 새삼 울컥했다.

전국적으로 봐도 비교적 중소규모이고 전남에서도 비슷한 처지와 여건을 가진 강진군이 어떻게 이런 어마어마한 일들을 해내는지 믿을 수 없을 지경이다. 

함께 축제장을 찾은 한 친구의 말도 이렇다. ‘아이, 단돈 만원으로 이렇게 사람을 무한행복에 빠져들게 하고 황홀경으로 안내하는지 정말 너무너무 좋다’.

나도 격하게 공감했고 맘껏 사흘을 즐겼다. 이틀째를 빼곤 첫날과 셋째날 선선한 바람마저 불어 좋았다. 날씨는 비를 용케 피해 다니며 화사한 햇살을 뿜어냈다.

성공할 수 밖에 없는 조건들을 완벽하게 갖췄다. 이 대목에서 주목한다. 왜 축제인가. 이렇게 나와 우리, 강진을 즐겁게, 풍요롭게 하기 때문이다. 강진 축제는 사시사철 지속돼야 한다고 단언한다.

치열한 아이디어를 행정과 정책에 반영하고 이를 실행으로 옮기기란 지자체 단체장의 대단한 용기가 필요할 것이다.

모두 알다시피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기업들은 말할 것도 없고 지자체 사업과 각종 행사의 혹시 모를 사고 대응 최고 책임자는 단체장이다. 시장과 군수가 책임지는 것이다. 이같은 엄청난 부담과 압박감 속에 일부 단체장들은 ‘이젠 무서워서 축제와 같은 행사는 못하겠다’고 반응을 한다고 한다.

강진은 달랐다. 군수는 결단했고 이를 실천에 옮겼다. 강진군의 산업구조를 들여다봤다.

2022년 기준으로 농·축·어업 등 1차산업이 42%, 광·제조·건설업 등 2차산업이 11%, 음식·숙박업 등 3차산업이 무려 47%에 이르렀다. 흔히 말하는 서비스업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것이다. 

1차산업에 중점을 두면서도 3차산업에 대한 비전과 정책들을 내놓아야 할 때임을 알아야 한다는 뜻으로 읽힌다. 

군이 축제를 통해 지역 상권을 활성화시키고 이를 통해 전국에서 관광객들이 오면 강진의 숙박, 음식점 등 서비스업종은 더욱 활기를 띨 것이다. 물론 강진으로, 사람이 몰리고 이들이 강진을 찾다 보면 자연스레 강진 농수축산물에 대한 구매력 또한 높아질 것이다. 선순환 구조가 실현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축제를 선택해 집중하고 관광객 유치에 목말라하는 이유다. 축제와 관광에 대한 절박함, 각종 법과 제도적 제약으로부터 오는 압박감을 버티고 경제 활성화에 올인하는 강진군 행정 최고 책임자와 밤까지 낮 삼아 일하는 공무원들에게 박수를 보내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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