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수/ 광주전남지역 혁신플랫폼 총괄운영센터장

지난 7월에 광주로서는 일찍이 경험하지 못한 국제행사를 치렀다. 그도 그럴 것이 75개국에서 중소기업인은 물론 유관기관 관계자, 학자, 그리고 대학생들이 빛고을을 찾아왔기 때문이다. 공식적인 행사 명칭은 2023 국제중소기업협의회 세계대회, 영어로는 2023 ICSB World Congress 이다.

지난 2009년 서울에 이어 14년 만에 우리나라에서 다시 열리는 셈이다. 2021년에는 파리, 2022년에는 워싱톤 DC에서 열렸고, 내년에는 베를린에서 개최가 예정되어 있을 만큼 국제적으로 권위가 있는 대회라고 하겠다.

이번 행사의 취지를 제대로 알려면 먼저 주관기관인 국제중소기업협의회(ICSB: International Council for Small Business)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이 단체는 중소기업 발전을 목적으로 하는 세계 최초이면서 대표적인 중소기업 조직으로 68년 전, 지난 1955년 미국 중소기업청 지원으로 설립되었다. 회원은 대학교수, 연구자, 기업인, 정부와 산하기관의 관계자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현재 85개국에서 회원들이 참여하고 있다.

빛고을에서 열리는 이번 세계대회의 주제는 ‘인간성과 평화를 위한 기업가정신’이다. 민주 인권평화의 도시, 광주답게 이 시대가 요구하는 기업가정신의 요체를 인간과 평화에서 찾고 있다.

광주광역시에서는 이런 좋은 기회를 최대한 활용, 광주를 알리기 위한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마련하였다.

이를테면 지역기업 시찰, 기아 챔피언스 필드 야구 관람, 아시아 이스포츠 센터 견학, ACC 투어 및 k-pop 공연, 국악 상설공연, 무각사 템플 스테이 등을 들 수 있다. 아울러 Biz 프로그램으로 글로벌 수출상담회, 대중소기업 구매상담회, 스타트업 투자유치 밋업, 지역기업 쇼케이스 등을 들 수 있다.

이번 행사에서 단연 돋보이는 프로그램은 ‘휴먼기업가정신 광주선언’이라고 하겠다. 
지역의 중소기업인들이 참여하여 함께 뜻을 모은 글로벌 휴먼 기업가정신의 실천을 위한 우리의 다짐은 고용과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 가는 혁신의 노력이라고 평가하고 싶다.

인권과 민주주의, 평화를 제일의 가치로 존중하는 광주광역시에서 개최되는 국제중소기업협의회 세계대회인 만큼 인간중심의 기업가정신을 표방하면서 이를 실천하기 위한 다양성과 포용성 추구, 인간 존중, 조정과 협력 등 10가지 원칙 준수를 약속하였다.

누가 뭐래도 인간존중을 바탕으로 하는 기업가의 사회공헌은 역지사지의 배려정신이 아닐까 싶다. 이를 잘 실천한 분이 우리 고장에서는 타인능해(他人能解)로 잘 알려진 구례 운조루 주인 류이주로 서른 가마가 넘는 쌀을 해마다 뒤주에 채웠다고 한다.

게다가 쌀을 가져가는 것을 보이지 않게 하려고 담장을 높이고 밥을 짓는 연기가 밖에서 보이지 않게 하도록 굴뚝을 낮춘 것은 이웃의 자존심을 생각하는 따뜻한 마음이었다고 생각한다.

이번처럼 매머드급 국제행사를 치러본 경험이 별로 없는지라 걱정이 컸지만 지난해부터 열심히 준비해 왔기에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낼 수 있었다. 며칠 전 세계사회학회가 광주로 유치되었다는 기쁜 소식을 접하며 글로벌 도시 빛고을의 밝은 앞날을 기약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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