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우마로 고통받는 주민들 손잡아주는 사람되고 싶어요”

공직 퇴직후 청소년 상담가 제2의 인생 설계
1992년 공직 입문, 2020년 성전면서 퇴직
상담학 분야 석사 거쳐 박사학위 취득

작천 교동마을 김흥씨가 최근 박사학위 논문을 소개하고 있다. 김 씨는 공직생활을 하면서 대학교에 진학해 석사과정을 거쳐 박사학위까지 취득했다.
작천 교동마을 김흥씨가 최근 박사학위 논문을 소개하고 있다. 김 씨는 공직생활을 하면서 대학교에 진학해 석사과정을 거쳐 박사학위까지 취득했다.

 

공무원이라는 안정된 직장을 정년 5년을 남겨놓고 과감하게 포기하고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을 찾아 노력한 끝에 박사학위까지 취득한 이가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바로 작천면 교동마을에 살고 있는 김흥(58) 씨이다. 김 씨는 현재 살고 있는 작천 교동마을이 고향으로 작천초등학교와 작천중학교를 졸업했다. 

중학교 졸업후 어려운 가정형편상 곧바로 생계전선에 뛰어들어야만 했다. 서울의 의류공장에서 일을 하게 됐다. 그렇게 의류공장에서 일을 하다가 군입대를 위해 신체검사를 받게 되면서 직장을 그만두고 고향 작천으로 내려왔다.

이후 김 씨는 학업을 계속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고 강진농고에 입학했고 학교 졸업후에는 공무원 시험에 응시했다. 세 번의 도전 끝에 1991년 시험에 합격해 이듬해인 1992년 영암군청으로 발령을 받고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 낮에는 공직생활, 밤에는 대학교서 공부
타향에서 공직생활을 한다는 것이 쉽지 않았는데 다행히 1997년 병영면사무소 전입할 수 있게 되면서 고향 강진에서 공직생활이 시작됐다.

이렇게 해서 2016년 6급으로 승진했고 2020년에는 성전면 산업팀에서 근무를 하게 됐다.

김 씨는 하우스에서 재배중인 고추를 살펴보고 있다.
김 씨는 하우스에서 재배중인 고추를 살펴보고 있다.

 

김 씨는 공직생활을 하면서 대학진학에 대한 꿈을 계속 갖고 있었다. 공직에서 근무를 하면서 목포전문대학에 입학해 낮에는 일을 하고 퇴근시간 이후에는 학교에서 공부를 했다. 이렇게 해서 대학을 졸업했다.

학업에 대한 꿈은 고향 강진에서 근무를 하면서도 계속 이어나갔다. 이때부터는 자신의 미래에 대해서 보다 심도있게 고민을 해나갔다. 퇴직후에 어떤 일을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었다.

김 씨는 고민 끝에 자신이 어렸을 때 가정형편 때문에 고민을 하고 힘들었던 기억을 떠올렸고 청소년들을 위해 상담해주고 올바른 방향을 제시해주는 일을 하고 싶다는 결론을 내렸다.

김 씨는 2019년 광주 광신대학교로 편입해 석사과정을 시작했고 청소년상담지도에 관해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 이때도 평일에는 면사무소에서 일을 하고 주말을 이용해 학교에서 공부를 하는 강행군을 시작했다. 이렇게 약 2년의 시간동안 공부한 끝에 석사과정을 끝마칠 수 있었다.

● 트라우마로 힘든 주민들 위한 상담가 활동 계획
이 과정에서 김 씨는 제2의 인생 준비에 보다 집중하고 싶다는 생각해 고민 끝에 정년이 5년이 남았음에도 지난 2020년 과감하게 명예퇴직을 신청했다.

김씨가 집 마당에 심어놓은 꽃을 살펴보고 있다.
김씨가 집 마당에 심어놓은 꽃을 살펴보고 있다.

 

퇴직후 2021년 9월에는 세종사이버대학 아동가족상담학과에 진학해 박사과정을 밟기 시작했다. 4학기 1년여의 시간동안 공부를 하고 논문을 준비했다. 논문의 주제는 아동기 트라우마가 아동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였다.

김 씨는 박사논문을 준비하면서 아동기 트라우마를 격은 다양한 사람들을 직접 찾아가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아동기에 힘든 일을 겪고 성인이 된 후에 자신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 가에 대해 심도있게 연구해 논문을 작성해 최근 박사학위 과정을 통과했다.

최근 김 씨는 강진교육지원청 학교폭력 대책심의위원회에서 지난 2020년부터 2021년까지 2년간 활동했으며 목포에서도 청소년성문화센터 강사로 1년간 봉사활동을 하기도 했다. 

김 씨는 앞으로 자신이 공부한 것을 바탕으로 이제는 지역 주민들에게 봉사를 하며 사는 것이다. 지역에서도 다양한 트라우마를 갖고 살아가는 성인들이 많다. 특히 노년층 주민들도 정신적인 고통을 받고 있는 이들이 많은데 김 씨는 각 마을을 돌아다니며 이들을 위한 상담자로서 봉사활동을 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치유농업과 트라우마 상담을 접목하기 위한 공부를 계속하며 지역민들을 위한 훌륭한 상담자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오기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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