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에게 기억될 수 있는 정원 만들고 싶어요”

3천평 부지에 월하정원 만들기
2015년 도암면 월하마을에 정착
정원에 60여종 약 1천여그루 나무 식재

 

김현지씨가 직접 가꾼 월하정원을 선보이며 조성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현지씨가 직접 가꾼 월하정원을 선보이며 조성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나무를 심고 정원을 가꾸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무더운 여름철에는 나무와 꽃이 잘 자랄 수 있도록 잡초를 제거해주어야 하고 겨울철에는 추위에 잘 견디도록 잘 보살펴주어야 한다.

이처럼 많은 수고와 노력이 있어야만 가능한 것이 정원을 가꾸는 일이지만 여자 혼자의 힘으로 3천여평의 넓은 규모의 정원을 아름답게 가꾸고 있는 인물이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바로 주인공은 도암면 월하마을에 거주하고 있는 김현지(53)씨이다. 김씨는 강진으로 귀촌해 정착한 인물로 원래 고향은 경상도 경주이다. 

남편의 직장이 평택에 있어 김해와 평택을 오가며 지내다가 어려서부터 꿈꿔왔던 귀촌을 결심하고 땅을 구입할만한 곳을 찾기 시작했다. 이때가 2015년 무렵이었다. 이렇게 땅을 찾는 것은 약 1년정도 이어졌다.

● 주작산과 어우러진 마을풍경에 반해 귀촌
땅을 구입하기 위해 전남 서남해권을 돌던중 도암면 월하마을을 찾게 됐다. 김씨는 월하마을에 들어서자마자 마을과 마을뒤로 병풍처럼 펼쳐져 있는 주작산의 풍광에 반해 구입을 결정했다.
 

김 씨가 만든 정원의 모습. 파란 하늘과 어우러진 정원이 눈길을 끈다.
김 씨가 만든 정원의 모습. 파란 하늘과 어우러진 정원이 눈길을 끈다.

 

2016년 11월 월하마을 3천여평의 땅을 구입해 수리를 시작했다. 구입한 땅은 낡은 집 한 채와 뒤로 대나무밭이 우거져있었다. 먼저 김 씨는 낡은 집 수리에 들어갔다. 약 3개월정도 시간이 소요됐다.

집 수리후 대나무와 잡목들을 모두 제거했다. 집에 있던 나무들중 오래된 동백나무 1그루와 연못은 그대로 살리고 나머지 가치가 없는 나무와 대나무는 모두 중장비를 동원해 제거했다. 

이제 남은 것은 이 곳에 나무와 꽃을 심는 일이었다. 여러 가지 나무를 고민하다가 향기가 좋고 꽃이 피어나는 나무인 여러 가지 종류의 동백나무와 구골목서, 구골나무 등을 구입해 심었다. 묘목은 인터넷을 검색해서 강진, 장흥, 순천, 해남 등을 직접 찾아다니며 눈으로 묘목을 보고 구입하는 정성을 들였다.

또 정원을 꾸미기 위해서 돌도 구입했다. 구입한 돌만 15톤 트럭으로 약 16대정도 양이었다. 돌은 나무를 구입한 정원을 통해 구입해 자신의 정원을 꾸며나갔다. 나무를 심고 가꾸고 정원으로 만드는 일은 결코 쉽지 않았다. 특히 흙 때문에 고생을 많이 했다. 

● 정원석 배치, 나무심고 정원 가꿔
커다란 나무를 심거나 돌을 운반하는 등 대규모 작업에는 중장비와 사람들이 동원됐지만 작은 나무와 꽃을 심고 정원을 관리하는 일은 김 씨가 직접했다. 이렇게 김 씨가 나무와 정원을 가꾸는 일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학창시절 추억때문이었다.

김 씨가 화사하게 피어난 수국을 살펴보고 있다.
김 씨가 화사하게 피어난 수국을 살펴보고 있다.

 

김 씨가 고등학교 시절 우연히 한 카페를 가게 됐는데 그곳은 정원이 있는 카펭였다. 1988년이라는 시대적 상황을 감안하면 흔히 볼 수 있는 카페형태는 아니었던 셈. 이 카페를 보고 나중에 자신도 정원을 꾸며보고 싶다는 꿈을 꾸게 됐다. 

이렇게 해서 본격적으로 나무를 심기 시작한 2018년부터 최근까지도 정원가꾸기는 계속되고 있는데 약 3천여평의 부지에 약 60여종의 나무와 꽃이 심어지게 됐다. 나무로 따지면 약 1천여그루정도로 많은 나무들이 울창하게 자라고 있다. 이름도 ‘월하정원’이라고 붙였다.

김 씨는 현재 자신의 목표에 약 70%정도 정원이 완성됐다고 밝히고 있다. 최근에는 전라남도에서 추진하고 있는 예쁜정원 콘테스트에도 참가신청을 했으며 현지 심사를 끝내고 결과만을 기다리고 있다.

김 씨는 “올해까지 계획했던 정원을 완성하고 이후부터는 많은 사람들이 함께 나무와 꽃을 구경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며 “정원이 있는 카페를 만들고 이 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차와 함께 풍경을 구경할 수 있도록 해서 많은 사람들에게 나무와 숲, 정원의 아름다움과 중요성을 알게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오기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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