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완도 소안도 해안가에서 식인상어인 백상아리가 발견돼 관심을 끌었다. 강진에서 소안도까지는 먼 거리지만 바다는 한 물길이라 사람들을 긴장 시킨다. 전문가들은 백상아리의 출현이 지구온난화에 따른 수온 상승과 먹이생물 변화 때문으로 보고 있다. 

그럼 식인상어는 지구온난화가 진행되기 오래전에는 우리와 가까운 곳에 오지 않았을까. 왔을 수도 있다는 기록이 있다. 다산 선생의 ‘탐진어가’란 시문에 있는 이야기다. 탐진어가는 다산 선생이 강진의 어촌에서 일어난 소소한 일을 10수의 시문으로 지은 것이다. 제3수에 큰 상어이야기가 나온다.

통발을 이용해 고기를 잡는 모습을 그리는 대목이다. ‘물에 비친 관솔불이 아침노을 흡사한데 /긴 통들이 차례로 모래뭍에 꽂혀 있네 /물 속에 사람 그림자 비쳐들게 하지 말라 /적호상어 (赤胡鯊) 그를 보고 달려들까 두렵구나/<한국고전번역연구원 1994년 번역본 참조>

관솔불은 송진이 엉기어 붙은 소나무의 옹이 따위 부분에 붙은 불을 말한다. 강진사람들은 긴 통들을 모래뭍에 꽂아놓고 아침노을처럼 아름다운 관솔불을 밝히면서 물고기를 잡았다. 그런데 다산 선생은 물속에 사람 그림자가 비치지 않게 조심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큰 상어가 튀어 올라와 사람에게 해를 끼치기 때문이란다.
 
그러면서 상어와 관련해서 주석을 달았는데 新赤胡(신적호)는 상어 큰 것을 말하며 사람 그림자만 보면 뛰어올라 삼켜버린다고 소개했다. 백상아리 종류가 강진만에 있었다는 뜻일까.  

조선시대때는 강진만에 어떤 어종이 살았을지 모를 일이다. 기록에 따르면 강진만에는 1940년대만 해도 돌고래가 많이 있었다. 강진에서 큰 방앗간을 운영했던 박기환 선생의 ‘새벽을 열며, 마음을 열며’라는 자서전을 보면 자신이 어린시절에 돛단배를 타고 군동 백금포에서 완도를 가면서 돌고래 떼를 만나 혼쭐이 난 적이 있다고 적고 있다.

강진만에 돌고래 떼가 다녔던 것이다. 또 해방직후 1949년 8월 중순 가우도와 도암 망호 사이에 설치된 죽방에서 태평양 심해에서 사는 130㎝의 초대형 거북이 생포된 적도 있다.

지금도 부산수산과학원에 박제되어 전시중인 ‘이승만 대통령이 사랑한 거북이’ 이야기다. 그러니까 계절에 따라 식인상어가 여기까지 올라왔을지 아무도 모를 일이다. 바닷속이 궁금하다.    <주희춘>

저작권자 © 강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