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군, 의료원 건너편 9홀 규모 파크골프장 조성
골프보다 단순하고 가격 저렴, ‘운동+재미’ 인기 만점
BF(장애물 없는 생활환경) 인증 후 공식 개장 예정

 

“3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스포츠로 파크골프만 한 게 없습니다. 건강에도 좋지만 무엇보다 짜릿한 손맛이 일품이어서 자주 즐깁니다.”

지난 13일 찾은 강진 파크골프장에는 파크골프협회 회원 어르신들이 삼삼오오 모여 파크골프를 즐기고 있었다. 다소 뜨거운 햇살에 연신 땀을 흘리고 있었지만, 원하는 홀에 컵인(cup-in) 할 때면 모두가 환호성을 지르며 기쁨을 만끽하고 있었다. 

김근진 협회장은 파크골프의 매력에 대해 저렴한 가격으로 재미와 건강을 모두 챙길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4인 플레이의 경우 보통 1시간 정도 걸립니다. 최소 1시간은 지루하지 않게 걸을 수 있다는 거지요. 또 공을 원하는 곳으로 보내기 위해 상당한 집중력을 요하기 때문에 치매 예방에도 좋습니다. 더구나 여타의 다른 스포츠보다 저렴하게 즐길 수 있는 점이 특히 매력적입니다.” 

지난 5월 모든 공사를 마무리하고 공식 개관 전, BF(장애물 없는 생활환경) 인증을 앞두고 있는 강진 파크골프장과 파크골프의 특징, 기대효과 등을 살펴본다. 
/편집자 주
 

■ 파크골프, 일반 골프와 차이점은?
파크골프(Park Golf)는 말 그대로 공원에서 치는 골프다.
일반 골프와 차이가 있다면 비교적 작은 코스에서 로프트가 없는 클럽으로 볼을 때려 높게 뜨거나 멀리 가지 않아 위험하지 않다는 점이다. 로프트는 클럽과 페이스가 이루는 각도를 말한다. 이 각도가 크면 공이 높게 뜨기 때문에 다칠 위험이 많다. 

 

클럽 14개를 쓰는 골프와 다르게 파크골프는 단 하나의 클럽을 사용한다. 파크골프 클럽의 헤드는 나무로 돼 있고, 볼이 직접적으로 맞는 샤프트는 카본으로 만들어져 있다. 중량 600g 이하, 길이 86㎝ 이하로 규격화돼있다. 

공의 크기도 골프공 규격인 42.67㎜가 아닌 60㎜로 더 크다. 공이 크기 때문에 골프에 비해 더 잘 맞는다. 최소한 공이 안 맞아서 받는 스트레스는 골프보다 훨씬 적다는 얘기다. 공 내부도 다르다. 파크 골프공은 합성수지로 속을 꽉 채운다. 공의 표면인 딤플의 모양도 일반 골프공과는 다르게 생겼다.

시간도 절약된다. 골프는 기본 4~5시간이 소요되지만, 파크 골프는 1시간이면 18홀을 넉넉히 돌 수 있다. 그래서 두 경기 이상 치르는 골퍼들이 많다. 또 공이 멀리 나가지 않기 때문에 앞 팀 출발 5분 후면 곧바로 경기를 시작할 수 있다. 

비용도 상당히 저렴하다. 골프는 ‘그린피(골프장 이용료)’가 평균 18만~25만 원 선이지만, 파크 골프는 2000원~1만5,000원 선이다. 강진의 경우 현재 무료로 이용 가능하다. 

■ 파크골프 이용자가 그렇게 많다고?
파크골프는 골프(1575년)에 비해 역사가 짧다. 1983년 일본 홋카이도의 마쿠베츠에서 처음 시작됐다. 마에하라 현 국제파크골프협회(IPGA) 이사장이 당시 집 근처의 황량한 하천부지 활용 방안을 고민하다 파크골프를 만들었다. 

마쿠베츠시(市)가 하천에 둔치를 만들었지만, 잡초가 우거지고 여름이면 범람이 잦아 사실상 버려진 공간이었다. 마에하라 이사장은 평소 즐기던 골프를 이곳에 맞게 변형하면 어떨까 생각했고, 그 결과가 바로 파크골프의 시초였다. 마쿠베츠시에서는 해마다 국제대회가 열리면서 지역의 명소로 탈바꿈했다. 

 

이후 1987년 국제 파크골프협회(IPGA)가 설립되면서 룰과 용품, 공인코스 등록, 지도원 양성 등 체계를 갖췄고, 현재 세계 60여 나라에서 즐겨하는 스포츠로 거듭났다. 
국내 첫 파크골프장은 지난 2000년 진주 노인복지회관(상락원)이 조성한 파크골프장을 시초로 보고 있다.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국내 파크골프 이용자 수도 갈수록 늘고 있다. 대한파크골프협회에 따르면 지난 2017년 1만6,728명이던 이용자 수가 2018년 2만6,462명, 2019년 3만7,630명, 2020년 4만5,478명, 2021년 6만4,001명까지 늘었었고, 지난해 10만 명을 돌파했다. 이는 2017년에 비해 약 625%가량 늘어난 수치다. 

전남의 경우도 파크골프 이용자 수가 지난 2021년 2,187명에서 지난해 4,035명으로 84% 늘었다. 

현재 전남도에는 강진군을 포함해 35개 파크골프장이 있으며, 전남도는 2025년까지 100개의 노인 친화형 파크골프장을 조성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 강진 파크골프장 특징과 이용 방법은? 
강진 파크골프장이 들어선 곳은 당초 쓰레기 매립장이었다. 강진의료원 건너편 춘전교 옆, 지저분하고 방치된 땅을 정비해 군민의 건강과 여가생활을 위해 새롭게 조성했다. 

강진군청 관계자는 “최근 파크골프를 즐기는 이용자가 증가함에 따라, 군민들이 보다 쾌적한 환경에서 즐길 수 있도록 옛 쓰레기 매립장을 파크골프장으로 새롭게 조성했다”고 말했다. 

강진 파크골프장 바로 옆으로 강진천이 흐르고 있어 산책길로도 손색없다. 
인근 지역 주민들은 “그동안 눈 씻고 찾아봐도 없을 만큼 인적이 드물었지만, 파크골프장이 완공되면서 주변 환경이 깔끔해진 덕분에 저녁 산책을 즐기려는 군민들의 발걸음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파크골프는 기본 4인 1조 방식이다. 9홀이 기본이고, 18홀, 36홀 이상을 돌기도 한다. 강진의 경우 전체 9홀 이어서, 보통 한두 번 더 경기를 치른다. 

강진 파크골프장은 면적 8,250㎡ 규모로, 파3(4홀), 파4(4홀), 파5(1홀)을 비롯해 화장실, 사무실, 주차장 등 부대시설을 갖추고 있다. 현재 휴무일은 없으며, 강진군 파크골프협회 회원들이 매월 둘째 주 화요일, 친목 월례대회를 열고 있다. 

강진군 파크골프협회는 지난 2020년 말 창립총회를 갖고, 현재 회원 200여 명이 활동하고 있으며 전남도협회에 회비를 납부하고 있는 정식 회원은 150여 명에 달한다. 

협회는 현재 2023년 제1기 교육생 12명을 대상으로 6월 말까지 레슨을 진행하며, 폭염이 지난 후 2기 교육생을 모집할 방침이다. 1급 지도자 자격증 소유 회원 세 명이 강사로 나서고 있으며, 레슨비는 전액 무료다. 

강진 파크골프장 신규 개장과 협회의 무료 강습에 힘입어, 앞으로 파크골프 동호인 저변 확대는 물론, 지역민의 여가 활동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강진골프협회 김상수 전무이사는 “파크골프는 공을 잘 치는 것 보다 에티켓과 안전을 중요시하는 스포츠다”면서 “실력이 없더라도 걱정하지 말고 언제든 나오셔서 재밌게 즐겨 보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강진군은 한국장애인 개발원에 BF 인증 신청을 완료했으며, 인증 완료 후 잔디가 활착되는 대로,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갈 방침이다. 운영은 강진 파크골프협회가 맡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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