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우는 영원한 동반자…고향 발전 위해 한몸이 되겠습니다”

“세월 지나면서 유대 관계 많이 느슨해져”
강진군과 지역 향우회 관계 강화 거듭 강조
강진관광전략에 회장단 한마음으로 성공 기원  
겨울청자축제‘추위’부담은 여전히 우려돼


전국에는 주요 도시별로 강진향우회가 조직돼 있다. 큰 도시에서는 각 지역별로 향우회가 만들어져 운영되고 있고 수도권의 경우 향우회와 동창회가 맞물려 돌아가며 나름대로 철저한 인적 네트워크가 체계적으로 구성돼 있다. 한때 강진군에서 파악한 전국의 향우 규모는 10만 명에 육박하기도 했다.

지역사회와 각 향우회의 관계는 수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매우 끈끈하게 유지돼왔다. 그러나 세월이 지나면서 유대 관계가 느슨해졌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지역차원에서 향우회 관리가 부족했고 최근 몇 년 동안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향우들의 탈고향화가 심화됐다는 진단들이 많다. 

강진일보는 창간 12주년을 맞아 지역 향우회장들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향우회장들은 바쁜 일정에도 시간을 쪼개가며 인터뷰에 응했다. 짧게는 20분, 길게는 1시간 가까이 대화를 나누며 고향에 대한 애정을 전했고 그리움을 남겼다.

바람과 기대도 컸다. 한편으론 아쉬운 속내도 내비쳤다. 특히 느슨해진 지역사회와 향우회의 관계를 돈독히 복원해야 할 필요성에 대해선 회장단 모두가 의견을 같이했다.

■고향기부금·관광산업·출산 및 귀농정책 큰 관심
고향사랑기부금제도는 단연 화두였다. 취지에 공감하고 동참하려는 움직임도 많았다. 그만큼 향우들의 애향심이 깊이 묻어났고 의지 또한 강하게 배어있었다.   

차용수 재경강진군향우회장은 “고향발전에 힘을 보태고 현지민의 소득증대에 기여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며 “단발성이 아닌 지속성을 가져야 하는 일인 만큼 차곡차곡, 한걸음 한걸음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차 회장은 환급금액에 맞춘 특산품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발굴하여 출향인들의 참여와 관심을 꾸준히 이끌 지혜와 노력을 지역사회가 꾸준히 보여줘야 한다는 주문도 덧붙였다. 

향우회장들은 강진군이 적극 추진 중인 관광산업전략에 대해서도 높은 기대감을 내비쳤다.  

 

박경우 제재주강진향우회장은 “특화된 관광상품이 입소문을 타면 사람은 모이기 마련이고 그 힘이 응집돼 커질수록 지역의 내수시장은 자라나고 관광산업이 성장해 나가는 것”이라며 “제주도가 그랬다. 물론 지리적 특수도 있겠지만 강진관광산업을 이끌성장요소들은 그 외 것들도 무수히 많다”고 말했다. 

강진의 관문 역할을 하는 강진호수공원 일대를 잘 개발하여 이미지효과를 상승시켜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김현태 재영암강진향우회장은 “강진~성전을 잇는 국도2호선은 강진의 주요 길목인데도 주변이 여전히 낙후된 모습을 보여 늘 아쉬웠다”면서 “강진호수공원 일대는 강진 관문인 만큼 잘 살리면 좋은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또 “강진의 주요 하천을 살리고 ‘어도’를 잘 확보해 물고기들의 이동로를 적절히 갖춰서 강진 고유의 생태환경을 되살려 가는 것도 꼭 필요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향우회장단은 지역소멸 위기를 같이 공감하면서 강진군이 선도적으로 대응하는 모습에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특히 은퇴자마을 조성 등 농촌으로 장기 유턴하는 도시민을 유치하려는 군의 전략에 많은 관심과 응원을 전했다.  
 
차용수 재경강진군향우회장은 “오늘날 귀농귀촌은 경제적 개념이 아닌 정서적 관점이 크다. 특히 지역에 연고가 없는 도시민들은 정서적 만족감을 먼저 따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같은 ‘코드’를 가진 사람들이 강진사회에 자연스레 정착하며 정서적 안정을 찾을 수 있도록 하는 행정도 필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강진군의 새로운 도전 중 하나였던 겨울청자축제의 개최를 놓고는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았다. 하지만 ‘추위’에 대해서는 여전히 우려의 목소리를 건넸다. 

 

김태홍 재목포강진향우회장은 “겨울축제라는 게 추위도 감내하고 즐겨야 하는것이지만 그동안의 청자축제와 다른 환경에 많은 사람들이 체력적으로 적응하기 힘든 모습이었다”면서 “추위로 인한 이런저런 부담들은 풀어야 할 숙제로 보였다”고 전했다. 

작년 6.1지방선거를 놓고도 이런저런 속내를 밝힌 회장들이 적지 않았다. 치열하고 예민하며 과열된 선거였던 만큼 치유와 봉합을 또다시 강조하는 이유에서다. 

박영수 제부산강진향우회장은 “강진사회만큼은 정치적으로 분열되지 않았으면 하는 게 큰 바람이다. 그래서 지금도 고향에 가면 ‘내 이웃을 사랑하자’는 말을 꼭 강조한다”면서 “우리는 앞으로도 험난한 여정을 가야 할 일이 많다. 화합만큼 큰 동력이 없다. 화합하지 못하면 동력을 잃는다”고 강조했다. 
 
■향우회와 머리 자주 맞댔으면
향우회장들은 지역사회와 전국 각 지역에 산재한 강진향우회의 관계 개선이 무엇보다 시급하다는데 한목소리를 냈다. 향우들의 고향에 대한 관심을 고향쪽에서 효과적으로 수용하지 못했다는 의견들도 있었다. 결국 고향에서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은 게 향우들에게 많은 아쉬움으로 남은 듯 보였다.  

김운석 재안산향우회장은 “강진군이 행정적으로 매우 소극적이라는 느낌을 받은 때도 있었다”면서 획기적인 인식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내세웠다. 

이어 박경우 재제주향우회장은 “고향이 더 잘 되기를 바라는 것이 향우들의 한결같은 마음이다. 하지만 강진군은 향우나 향우회에 관심이 조금은 미약한 것 같다”면서 “타 지자체들이 각 향우회에 하는 것을 볼 때 부러운 면도 있다”고 속내를 내비쳤다.
지역사회와 전국 각 지역에 산재한 강진향우회의 관계 개선의 실마리를 풀어보고자 하는 대안도 제시했다.  

김태홍 재목포향우회장은 “향우회와 손잡고 지역특산품이나 관광상품을 앞다퉈 홍보하는 지자체들이 늘고 있다”면서 “관(官)보다 민(民)이 주도했을 때 파급효과가 좋은 일들도 참으로 많다. 향우회는 그러한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고 그만큼 좋은 경제파트너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박영수 재부산향우회장은 “강진군이 전국 각지의 향우회장을 불러 모아서 1박2일 연수도 하며 같이 머리를 맞대어 여러 방안도 모색해보고 그러면 참 좋지 않겠나”면서 “경비나 예산의 문제는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 강진군이 의지만 있다면 향우회장들도 곧장 화답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김응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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