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지/ 강진군 환경축산과

“한번 쓰고 버리는 1회용품처럼 지구도 한번 쓰고 버리실 건가요?” 

2년 전 영국 링컨셔 바닷가에서 4.5m 길이의 범고래가 사체로 발견됐다. 사체 조사 결과 위 안에 플라스틱이 가득 차 있었다. 범고래는 펭귄부터 상어까지 잡아먹기 때문에 킬러 고래(Killer Whale)로 불린다. 돌고래는 부패했지만, 플라스틱은 그대로 남아있었고, 결국 플라스틱에 의해 죽임을 당했다. 

지난해 세계자연보호기금(WWF)과 호주 뉴캐슬대 공동 연구팀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 인구가 1인당 매일 5g의 미세 플라스틱을 섭취하고 있다고 밝혀졌다. 

미세 플라스틱은 크기가 5㎜ 이하여서 하수 처리 과정에서 걸러지지 않는다. 하수구를 통해 강과 바다로 흘러 들어가고 결국 해조류나 생선 섭취로 다시 인간의 몸속에 쌓인다. 

그렇다면 1회용품은 과연 우리 생활과 건강에 어떤 악영향을 미칠까. 첫째, 1회용품을 남용하게 되면 자원의 낭비가 일어난다. 대부분 제품 생산에 쓰이는 원료는 무한으로 준비된 것이 아니다. 이에 최대한 아껴 써야 함에도 1회용품을 많이 쓰게 된다면 그만큼 사용되지 않아도 될 자원이 추가로 낭비되는 것이다.

둘째, 1회용품 사용 즉시 폐기물이 발생하여 환경 오염이 유발된다. 폐기물을 처리하기 위해서는 많은 비용과 큰 에너지가 필요할 뿐 아니라 처리 과정에서도 환경오염이 발생한다.

또 1회용품은 특유의 편의성 때문에 다른 쓰레기보다 재활용되는 비율이 낮아 생산·처리·방치 시 그 즉시 오염물질로 배출된다. 실제로 전 세계 플라스틱 재활용은 10%에도 미치지 못한다. 

셋째, 우리 몸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 플라스틱 용기뿐 아니라 1회용 종이컵 자체만으로도 인체 유해 물질인 환경호르몬이 배출된다. 

전 세계가 이 같은 문제점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플라스틱 사용 규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3월 유엔환경총회에서 국제사회가 직면한 플라스틱 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24년까지 국제 플라스틱 협약을 만들자는 결의안이 승인됐다. 175개국이 뜻을 모았으며, 늦어도 올해 11월까지는 초안이 나올 모양이다. 

1인 가구 증가 및 커피‧배달 문화 확산에 따라 1회용 컵, 봉투, 접시·용기 등의 사용량도 덩달아 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도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기 위한 제도를 시행 중이다. 

환경부는 지난 2019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1회용품 함께 줄이기 계획’을 단계적으로 확대·강화해 일상생활에서 1회용품을 퇴출하려 했으나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한시적으로 허용하며 다시 1회용품이 우리 사회로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

그러나 긴 터널도 끝이 있듯 3년 4개월 만에 WHO(세계보건기구)에서 코로나19 종식 선언을 하며 다시 한번 우리에게 지구를 지킬 수 있는 기회가 왔다. 

당장 환경부는 ‘1회용품 사용은 줄이고! 다회용품 사용은 늘리는!’이라는 슬로건 아래 일상생활 속 1회용품 사용은 줄이고 다회용품 사용은 늘려갈 것을 약속하는 범국민적 릴레이 캠페인을 실시했다. 전국 기관과 단체들의 참여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우리 군에서는 제28회 환경의 날(6월 5일)을 맞아 단 하루만이라도 공공기관 청사뿐 아니라 가정에서도 1회용품의 반입 및 사용을 제한하고 직원 및 출입 민원인이 다회용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홈페이지 등을 통해 홍보했다. 

앞으로도 단순히 1회용품 사용 줄이기라고 생각하는 대신, 우리가 누리고 있는 것을 미래 세대도 당연하게 누릴 수 있도록 하는 첫 단계라고 생각하며 함께 동참해 주길 바란다. 지금 세대가 안 쓴 만큼 다음 세대가 더 건강해질 것이라는 확신으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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