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영 ‘불금불파’ 첫 개최 성공…2천700여명 몰려 ‘불야성’
불고기, 정통 칵테일, 신나는음악, 무료 텐트촌 조합 ‘신선’
지역소멸 위기극복 위해 매주 금·토 개최…마량놀토 연계도

강진 병영 첫 불금불파가 대성황을 이뤘다. 인구 1,500여 명에 불과한 병영면에 이틀간 약 2,700명의 인파가 방문했다. 면 단위 조그마한 마을에 대규모 방문객이 찾아들면서 지역에는 모처럼만에 생기와 활력이 돌고 있다.

병영 불금불파는 올해 10월 말까지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 펼쳐지기 때문에 지역 주민들의 기대는 더욱 크다. 지역경제 활성화에 대한 열망이 큰 만큼 주민들의 각오도 남다르다.
 

 

병영을 찾는 외지인들이 실망하는 일이 없도록 더 맛있는 음식, 더 깨끗한 위생 환경, 더 친절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다짐이다. 이번에 처음 개최한 불금불파는 강진군의 대표 축제들과 달리 그동안 쌓인 데이터나 노하우가 없다.

사실상 제로에서 시작한 만큼 더 각별히 신경 써 준비했다는 후문이다. 강진군이 병영 불금불파를 추진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와 첫 개최 성공 요인, 향후 계획 등을 살펴본다.   /편집자 주

■ ‘불금불파’ 추진 배경은 
강진 병영면은 문화관광자원이 무수히 많다.  
조선조 500년 동안 전라도와 제주를 관할했던 육군총지휘부 전라병영성부터, 하멜표류기로 조선을 서양에 처음 소개했던 네덜란드인 하멜을 기념하기 위한 하멜기념관, 특유의 빗살무늬 모양으로 유명한 한골목 옛담장, 천연기념물 제385호로 지정된 높이 30m의 병영은행나무, 전라남도 유형문화재 제129호인 병영홍교, 홈골재에서 바라본 수인산 풍경까지 다 열거할 수 없을 만큼 풍성하다. 

 

전라병영성은 추사 김정호가 편찬한 ‘대동지지’ 등에 따르면 둘레 2,820척, 높이 18척 규모로 성문 4개소에 연회장, 객사 등 15동의 부속 건물이 있었다고 전해진다. 성 내부에 5개의 크고 작은 연못과 9개의 우물이 존재했다고 하니 그 규모가 얼마나 컸을지 짐작이 간다. 조선 팔도를 주름잡았던 ‘개성상인’과 비교되는 남부지역 최대 규모 ‘병영상인’의 시발점이기도 하다. 

 

전라병영성 동문 맞은편으로 들어서 있는 네덜란드식 담장도 이색 볼거리다. 바로 한골목 담장이다. 평평하고 납작한 돌을 오른쪽 왼쪽 번갈아 빗살 무늬 형태로 쌓아 올렸다. 1656년부터 7년간 강진에서 유배 생활을 했던 하멜 일행이 쌓아 올린 담장이다. 

강진군이 지난해 11월 증축한 하멜기념관도 대표 볼거리 중 하나다. 청화백자와 같은 전라병영성 출토 유물부터 17~18세기 네덜란드 사회상을 엿볼 수 있는 각종 생활 용품 등을 만나볼 수 있다. 또 전라병영성을 축소한 세트장에서 모형 활을 쏘며 적군을 물리치는 스크린 게임과, 4D 영상관도 갖추고 있다. 

 

이처럼 찬란한 역사 유산과, 재밌는 콘텐츠, 수려한 풍광이 존재함에도 지금까지 병영은 적어도 대도시 관광객들에게만큼은 ‘잘 알려지지 않은’ 시골 마을 중 하나에 불과했다. 

이점이 바로 강진군이 민선 8기 들어 병영 불금불파를 새롭게 추진한 이유다. 강진원 군수는 “병영의 풍부한 관광자원을 베이스로, 더 많은 재미와 차별화된 콘텐츠를 제공한다면 관광객을 유입시킬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다”면서 “결국 지역 주민들의 소득을 높이고, 더 나아가 지역소멸의 위기에서도 벗어나겠다는 강진군의 몸부림에서 시작됐다”고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현재 강진의 효자 관광상품 중 하나인 마량놀토수산시장도 강진원 43대 군수 재임 시절, 지역의 자원을 활용해 대규모 관광객을 유치하겠다는 고민에서 탄생한 축제다. 생산자와 소비자가 현장에서 직접 만나 신선한 수산물을 저렴하게 즐기는 축제 방안을 모색하다 나온 결과물로, 지난 2015년 첫 개최 이후 지난해까지 99만여 명이 다녀갔다. 

■ ‘불금불파’ 첫 개최 성공 이유는
병영의 관광 자원 외에 대표 먹거리인 연탄불고기와 정통주를 활용한 칵테일, 신나는 음악, 무료 텐트촌이 성공 개최의 핵심 요인으로 손꼽힌다. 

 

우선 연탄불고기와 관련해 강진 병영면에는 세류교부터 약 350m 구간에 이른바 ‘병영 돼지불고기 거리’가 있다. 오래전부터 맛을 인정받아 ‘한국기행’, ‘6시 내 고향’ 등 국내 내로라하는 TV 맛집 프로그램에 소개되거나 당 대표, 도지사, 배우, 소설가 등 유명 인사들이 방문하는 등 식도락가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주말은 물론 평일 점심시간에도 상당한 웨이팅을 감수해야 맛볼 수 있는 연탄불고기 식당들이 즐비하다. 불금불파 행사는 이 곳 병영 돼지불고기 거리 일원에서 열렸다. 

 

개장 첫날 행사장 곳곳에 마련된 야외 테이블과 식당에는 불금불파의 백미 ‘연탄불고기’를 맛보기 위한 관광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얇게 저민 돼지고기에 마늘과 간장, 설탕과 고춧가루를 버무려 석쇄로 연탄불에 구워먹는 방식이다. 관광객들은 불향이 진하게 스며든 살코기에 파채와 참깻가루, 고추, 마늘을 얹어 먹으며 병영 불고기의 매력에 흠뻑 취했다. 

먹거리 부스와 푸드트럭에도 파전, 쌀국수, 떡볶이, 닭꼬치, 소시지 등을 먹기 위해 긴 줄을 서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특히 이날 개막식에서는 강진군이 광주‧전남 4개 대학교 관광‧호텔 관련 학과와 지역 관광산업 발전 및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한 업무 협약식을 체결해 눈길을 끌었다. 이번 협약으로 MZ 세대의 강진 방문 기회가 대폭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광주에서 행사장을 찾은 박영신 씨는 “직장 동료들과 퇴근하자마자 불고기와 퓨전 막걸리 먹으러 달려 온 보람이 있다”면서 “병영의 역사, 문화, 풍경, 파티까지 어느 것 하나 빠지는 게 없어 다음엔 가족과 함께 다시 방문할 계획이다”고 전했다. 

행사장에는 늦은 밤까지 전통등 만들기, 도자기 아트 등 문화 예술 체험과 지역농특산품과 기념품, 아트 공예품을 구입하려는 관광객들로 불야성을 이뤘으며, 하멜기념관 옆 텐트촌 불빛들도 병영의 밤을 화려하게 수놓았다. 

특히 강진군은 20개 동의 무료 텐트촌을 조성해 멀리서 찾아온 관광객들에게 낭만적인 강진의 밤을 선사했으며 젊은층 및 아이를 동반한 가족 여행객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실제로 행사 전날까지 300명 이상이 신청했을 만큼 경쟁률이 치열했으며, 강진군은 이를 반영해 향후 오토캠핑장, 글램핑장 등을 확대 조성하고, 최고의 ‘감성여행 핫플’ 입지를 확고히 다질 계획이다.

또 현장에는 불고기는 물론, 전통주를 활용한 하이볼과 칵테일, 강진군이 자체 개발한 하멜 맥주&커피를 음미하며 파티를 ‘제대로’ 즐긴 인파들 사이에선 환호성이 끊이지 않았다. 또 진시몬, 목비의 축하공연과 신나는 EDM이 더해진 DJ쇼가 펼쳐지며 관객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병영 연탄돼지고기 거리 상인들은 “대한민국 최남단 강진의 조그마한 마을 병영에 이렇게 많은 관광객이 몰려들 줄 몰랐다”면서 “다음 주 불금불파에는 더 맛있고, 더 청결하고, 더 친절한 음식과 서비스로 모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강진군은 불금불파 이튿날 마량놀토수산시장과 강진읍 오감통 음악공연 등 다양한 콘텐츠를 연계해 즐길 수 있는 관광상품을 개발중에 있으며, 이번 주에는 가수 문희옥의 축하무대가 마련돼있다. 

한편, 강진군은 대도시에서의 접근 편의를 위해 광주-강진 현장 간 셔틀버스를 운영한다. 매주 금요일 광주 유스퀘어 터미널(1번 홈)에서 오후 2시30분, 4시30분, 5시30분 총 3회 출발한다. 

강진에서 광주로 가는 버스는 오후 9시에 출발한다. ‘버스 한바퀴’ 홈페이지 시티투어 메뉴에서 사전 예약하면 된다. 예약 문의는 강진문화관광재단 ☎ 061-434-7992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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