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이장만 30여년, 아직도 할 일이 많습니다”

20대부터 지금까지 이장으로 주민 봉사
29살 나이에 어르신들 권유로 첫 이장
80세 앞둔 지금까지 30여년간 활동

 

이재범 마량 신마마을 이장이 마을의 상징인 말모양 동상앞에서 마을을 바라보고 있다.
이재범 마량 신마마을 이장이 마을의 상징인 말모양 동상앞에서 마을을 바라보고 있다.

 

20대부터 80세를 바라보는 현재까지 마을이장을 맡으면서 마을발전과 주민들 화합을 위해 봉사하는 사람이 있다. 바로 강진만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마량면 신마마을의 이재범(78) 이장이 주인공이다.

이 이장은 이 곳 신마마을에서 태어나 청년시절부터 지금까지 살아오고 있는 인물이다. 이 이장은 마량면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오랜기간동안 이장으로 활동해온 사람이다.

그가 처음 이장을 맡았던 나이는 만29세였던 1975년이었다. 당시에는 인구가 많았던 시기였어도 만29세라는 어린 나이에 마을이장으로 임명돼 활동을 시작했다.

70년대 그가 이장을 맡았던 무렵 신마마을은 마을내 가구수만 70호가 넘고 200여명이상의 주민들이 살고 있는 작지 않았던 마을이었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인구가 줄어들어 현재는 40호남짓 많지 100여명이 되지 않은 작은 마을이 됐다.

● 70년대 새마을운동 앞장
규모는 작지만 이 이장은 30년이상 이장으로 활동해오면서 여러 가지 일을 해왔다. 가장 먼저 70년대 마을에서 시작됐던 새마을운동이었다. 이 이장은 새마을운동이 한창이던 시기에 이장을 맡으면서 마을주민들의 편의를 위한 다양한 일을 했다.

그중 하나가 바로 농로와 마을진입로 확보였다. 이때만 하더라도 마을의 진입로가 논둑길처럼 비좁았다. 당연히 주민들의 불편이 컸는데 마을주민들을 설득시켜 땅을 확보했고 행정기관에 적극 건의해 마을의 진입로를 확장시켰고 농로도 만들어 오늘날 마을의 기초를 만들었다.

● 다양한 사회단체 활동으로 봉사 매진
또 신마마을은 강진에서 세 번째로 2층 규모의 마을회관을 지었던 곳이었다. 당시에 슬레이트 지붕으로 낡은 마을회관을 새롭게 지었는데 마을회관 부지를 먼저 확보한 이후 기금마련에 나섰다.
 

이 이장이 마을주민과 회관에 한자리에 모였다.
이 이장이 마을주민과 회관에 한자리에 모였다.

 

이 이장은 마을주민들과 직접 만나 기금을 확보하기도 했고 마을 출신 출향인들에게도 찾아가 취지를 설명하고 동참을 이끌어냈다. 이런 이 이장의 활동덕분에 약 450평가량의 회관 부지를 매입해 마을주민들이 모아준 기금에 정부와 수협에서 지원한 시멘트 500포가량을 이용해 마을회관을 지을 수 있었다.

이때 마을회관 건립 공사도 비용이 많지 않았던 탓에 이 이장과 주민들이 직접 배를 타고 모래를 운반해와 회관을 짓는데 활용했다. 이 이장의 솔선수범하는 모습에 마을주민들도 적극적으로 동참을 하게 됐던 것이다.

이 이장은 오랫동안 마을이장을 맡아오면서 마량면내 크고 작은 사회단체장도 맡아 지역발전을 위해서도 적극 봉사했다. 지난 2008년에는 마량면지역발전협의회장으로 선출돼 마량면 발전을 위해 일했다.
 

이 이장이 사비를 들여 마을주변 도로변에 꽃을 식재했다.
이 이장이 사비를 들여 마을주변 도로변에 꽃을 식재했다.

 

이 이장은 취임이후 마량면과 함께 마량면 지역 상가들을 중심으로 태극기를 나눠주고 태극기 달기 운동을 전개하기도 했고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은 마량미항축제를 맡아 축제 활성화를 위해서도 크게 기여했다. 이런 노력으로 이 이장은 지난 2009년에는 행정안전부 장관 표창을 수상하기도 했다.

지난 2011년부터는 마량면 이장단장까지 겸임하면서 마량면 주민들을 대표해서 행정기관과 가교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이 시기 이 이장이 이뤄낸 성과중 하나가 바로 신마항 준공이었다.

이 이장은 강진군청 직원들과 함께 전남도와 해양수산부 등 관련기관을 찾아다니며 건의한 끝에 신마항이 만들어졌다. 또 이 이장은 지난해부터는 마을 가꾸기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사비를 들여 직접 접시꽃 씨앗을 구해와 마을주변 도로변에 식재했다. 

이재범 이장은 “20대 젊었을 때 어르신들의 권유로 이장을 맡은 이후 최근까지도 징검다리로 이장을 맡아오고 있는데 항상 주민들의 편에서 일을 하고 있다”며 “건강이 허락할 때까지 주민들을 위해 봉사하고 마을발전을 위해서도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오기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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