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영수/ 전라남도의회 운영위원장

전세계적으로 ‘성공한 경영’에 대한 기준이 변화하고 있다. 자산규모나 재무제표 같은 기존의 정량적 지표 외에도 환경에 대한 책임과 윤리적 투명성 등 비재무적 지표들까지 기업의 역량 판단을 위한 고려 요소에 포함되는 추세다. 경제적, 사회적, 환경적 가치의 확대·통합을 도모하는 ‘ESG 경영’이 기업의 평가에 있어 글로벌 스탠다드로 자리매김 한 것이다.

ESG는 `Environment(환경)` `Social(사회)` `Governance(지배구조)`의 머리글자를 딴 단어로 극심한 양극화와 환경파괴 등 성장 중심 사회의 폐해를 비판하는 자성의 목소리가 높아지며 그 대안으로 조명받고 있다.

기업 활동에 친환경, 사회적 책임 경영, 지배구조 개선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주지하고 있는데, 이익을 내는 과정에도 투명한 방법으로 사회 구성원들과 공존‧상생을 통해 기업가치를 향상시킨다는 목표를 중심에 두고 있다.

또한 단순히 가치지향적 사회 캠페인으로 끝나지 않는다. 세계 유수의 기업들이 이미 ESG 경영을 선언했으며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한 기업을 무역시장에서 배제하고 있다.

가까운 예로 독일 BMW는 자사의 ESG 요구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108개의 협력사에 입찰 기회를 제한했다. ESG 경영의 실천 유무가 기업의 실적에 직접적 영향을 주는 새로운 무역 장벽으로 진화한 것이다.

ESG 경영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전남도의회는 이 같은 시대적 흐름에 발맞춰 지방의회 최초로 ‘ESG 비전 선포식’을 가졌다. ‘지속가능한 발전 ESG! 전라남도의회가 선도’를 슬로건으로 개최된 이날 비전 선포식은 도의회의 솔선수범으로 ESG 실천 과제를 알리는 한편, 정부와 시민사회의 적극적 동참을 유도하고자 마련됐다.

도의회는 이미 그 중요성을 인식하고, 지난 3월부터 각 부서별로 ESG 지표를 발굴해 확정한 바 있다. 비전 선포식에서는 그간 수집한 의견와 제안을 수렴해 일명 768 과제라 불리는 세부 실천과제를 발표했다.

일상생활 속에서 습관처럼 실행되어야 하므로, 손쉽게 실천할 수 있는 내용을 중점적으로 하고 있다. 친환경 경영(E)과 관련된 7개, 사회적 책임(S)와 관련된 6개, 투명한 지배구조(G)와 관련된 8개의 내용을 정했다.

친환경 경영(E)에 관련해서는 행사 추진시 종이팩 생수를 사용하는 것과 부서 내 일회용품 사용을 안하는 것, 회의실 종이컵 등 상시 소비 물품에 일회용품을 비치하지 않는 것 등 일회용품 사용을 자제하는 내용으로 정했다. 탄소포인트 가입, 청사 소등의 날 운영, 메일함 정리, 재활용 분리수거함 설치 등 지구 온도를 낮추기 위한 행동도 담았다.

사회적 책임(S) 부분은 불우이웃 기부, 시장활성화를 위한 지역화폐 구입, 복지기동대 참여, 자원봉사, 사회적경제기업 등에 대한 착한소비, 소외계층을 위한 물품 기부 등 상생을 통한 사회적 가치 창출에 목표를 두고 실천하겠다는 다짐을 담았다.

투명한 지배구조(G)와 관련해서는 지역 주민의 본회의 방청 확대, 도민 및 직원 간 화합과 소통 활성화, 예산‧회계 투명 운영, 청렴도 향상 노력, 인사위원회 특정 성별 과다 위촉 개선, 찾아가는 인사 고충 상담소 운영, 전화친절도 향상, ESG 실천 릴레이 콘텐츠 제작 등이다. 윤리와 준법을 강화한 투명하고 신뢰도 높은 의회 운영으로 본연의 책무에 더욱 충실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을 담았다.

전남도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ESG가 우리의 삶 속에 안정적으로 정착해야 한다. 친환경 경영, 사회적 책임, 투명한 지배구조를 아우르는 사회 전체의 노력은 지구환경을 지키고, 인권을 보장하며, 다양성을 고려한 정책들로 발현돼 궁극적으로 살기 좋은 전남을 만들어가는 초석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768 실천과제로 표방되는 도의회의 적극적 노력과 더불어 전남도가 ESG의 새로운 성공모델을 만들어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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