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 강진일보 창간 11주년 특집호를 시작으로 ‘남기고 싶은 이야기’의 네 번째 주인공이었던 이용희의 강진 청자이야기가 40편을 끝으로 마무리되면서 554호부터 병영 와보랑께박물관 김성우 관장의 ‘사투리와 민속품이야기’연재가 시작됩니다.

김 관장은 병영면 도룡마을 출신으로 병영면에서 전국에서 유일한 사투리박물관 ‘와보랑께박물관’을 운영하고 있으며 1996년부터 버려지는 각종 민속품을 수집하기 시작했고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김 관장은 자신이 태어난 병영면 도룡마을 이야기를 시작으로 6살 때 돌아가신 아버지의 사연과 고향으로 돌아온 이후 민속품 수집을 시작했던 일등을 소개합니다. 

또 주변의 다양한 사연을 가진 기증자들로부터 물품을 기증받은 일, 2006년 KBS 2TV 예능프로그램이었던 ‘스펀지’에 출연하면서 인기를 끌었던 이야기와 최근 화가로서 사투리를 그림에 접목시킨 작품이야기까지 담아낼 예정입니다. ‘김성우의 사투리와 민속품 이야기’는 강진의 새로운 역사를 정리하는 작업이 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1편> 연재를 시작하며

박물관 기증품에는 다양한 사연과 추억이 가득하다

나는 병영면 도룡마을에서 태어났다. 지금은 폐교된 병영동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때부터 고향을 떠나살았다. 광주에서 중학교를 졸업하고 광주와 부산, 제주도 등지를 오가며 여러곳에서 일을 하기도 했지만 배우자를 만나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리게 되면서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커졌다. 고향에 대한 그리움으로 병영으로 돌아온 이후 지금까지 고향마을을 지키며 살아오고 있다.

내가 병영 도룡마을에서 운영하고 있는 와보랑께박물관은 1990년대 중반무렵 시작됐다. 고향으로 돌아와 농사를 지으며 살고 있었는데 폐교된 병영동초 근처 송전철탑을 세우는 공사장 사무소가 있었다.

공사가 끝나고 사무소를 철거하게 되었는데 나는 이 건물이 아깝다는 생각에 관계자들에게 허락을 받고 이 건물을 나의 집으로 옮겨왔다. 이 곳은 창고로 사용했는데 이때부터 이곳저곳에서 버려지는 옛날 물건들을 수집하기 시작해 와보랑께박물관의 역사가 시작됐다.

박물관을 만들어보자는 생각은 병영성 때문에 하게 됐다. 병영성 복원 공사가 시작됐는데 병영성 복원이 되면 많은 관광객들이 병영을 찾게 될 것이고 그렇다면 병영에 볼거리가 있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기에 이르렀다.

여러 가지를 고민하다가 집안에 굴러다니는 예전 민속품들을 보게 됐고 이 것들을 모아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하자는 결론을 내리고 민속품을 수집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고물상을 찾아다니며 버려진 물건을 가져오기도 했고 주변 동네사람들이 버리려는 물건이 있으면 가져오기도 했다. 이렇게 물건을 수집한다는 사실이 소문이 나면서 사람들이 나를 찾아와 물건을 기부하는 경우가 늘어났다.

민속품을 수집하면서 어린시절 친구들이나 나와는 인연이 없지만 박물관에 대한 소문을 듣고 물건을 기증하기 위해 타지역에서 병영까지 찾아오는 사람들도 생겨났다. 이들은 각자 저마다 물건에 얽힌 사연들이 있었고 감동적인 사연을 갖고 있는 이들도 많았다.

나는 이들의 추억과 사연을 듣고 어느 한 물건이라도 허투루 관리할 수 없다는 생각에 기증받은 물건들을 소중히 모아두었고 박물관을 지어 종류별로 나눠 전시를 하기에 이르렀다. 

사실 와보랑께박물관이 유명해진 것은 민속품보다는 사투리 박물관이라는 점때문이었다. 사투리는 내가 장흥의 한 학교에서 근무하고 있었을 때 사투리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는 계기때문이었다. 갈수록 사라져가는 고향의 사투리가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때부터 사투리에 관한 서적이나 자료들을 모으게 됐다.

재미있는 사투리나 글귀는 박물관 주변에 나무판을 이용해 설치해 사람들이 오가면서 볼 수 있도록 했다. 이렇게 사투리가 박물관 곳곳에 전시되면서 2006년 5월 당시 KBS2 TV의 인기 예능프로그램인 스펀지에 전국에서 유일한 사투리 박물관으로 소개되면서 유명해지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한달에 거의 1천여명에 육박하는 방문객들이 박물관을 찾아오며 엄청난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연재 권유를 받고 고민을 했지만 사투리와 민속품 수집에 관한 이야기를 정리하고 젊은 세대들에게 전달해주는 것도 나의 역할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고 연재를 하기로 마음먹게 됐다. 앞으로 약 1년여동안 지면을 통해 어린시절과 아버지 이야기, 민속품을 기증했던 많은 사람들의 사연, 사투리에 관심을 갖게 된 일과 방송출연 이야기 등 다양한 이야기들을 시대순으로 정리해 연재하고자 한다. <정리=오기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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