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순철/ 강진군 부군수

5월, 하얗고 탐스러운 이팝나무, 아까시나무, 찔레꽃들이 여기저기 피어나고 산에서는 연하게 돋아나던 어린 초록 잎들의 녹음이 점점 깊어져 간다.

특히 5월에는 근로자의 날, 어린이날, 어버이날, 부처님오신날 등 연휴가 많아 야외활동이 증가하고 산나물 채취 시기이기도 하며 본격적인 농번기가 시작되는 생명력이 용솟는 아름다운 계절이다. 

녹음으로 뒤덮인 이 시기 산불 발생 위험이 줄었다고는 하지만 아직 방심하긴 이르다. 이상기후로 전국 곳곳에서 연중 산불이 발생하고 있다. 갈수록 산불 발생 빈도는 늘고 그 규모 또한 대형화되고 있으며 여름이 시작되는 6월에도 산불이 발생하고 있다.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전국에서 발생한 산불은 총 482건으로 전체 피해 규모는 4,646ha, 여의도 면적의 16배에 달하는 지역이 순식간에 잿더미로 변했다. 

전남의 경우 총 48건, 950ha의 산불이 발생했고 산불 규모 또한 대형화되고 있는 추세로, 100㏊ 이상 대형 산불의 경우 10년 평균 1.4건에서 2021년 2건, 2022년 11건으로 급증했다. 올해는 5건의 대형 산불이 동시에 발생하기도 했다.

강진군은 산불 예방을 위해 산불조심기간 중 산불감시원과 산불예방전문진화대를 운용하는 등 산불 발생 시 초동 진화 체계를 갖춰놓고 있다. 또한 입산통제구역 지정 및 등산로 폐쇄, 순찰 강화, 산불 예방을 위한 교육과 마을 대상 계도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뿐 아니라 산불 예방을 위한 임도 건설과 숲가꾸기 사업, 산불 발생 시 즉각 대응을 위한 산불상황 관제시스템 운영 등 산불 예방 · 진화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임도가 있는 경우, 진화인력과 장비가 쉽게 접근할 수 있어 초동 및 야간진화에 큰 도움이 된다. 임도란 산림의 경영 및 관리를 위해 설치한 도로로 산불진화, 산사태 예방, 산림병해충 방제에 대응할 수 있다. 

강진군의 임도는 총 38개소, 133km이며 앞으로 매년 2km씩 지속적으로 늘려갈 계획이다.

하지만 산불 예방을 위해서는 행정기관의 노력만으로는 역부족이다. 예외 없는 모두의 관심과 협조가 있어야만 산불 예방 효과를 낼 수 있다. 단 한 사람, 단 한 순간의 방심으로 돌이킬 수 없는 산불이 시작되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산불 발생의 주요 원인은 입산자 실화 13%, 논밭두렁 소각 10%, 쓰레기 불법소각이 12%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봄철 농사를 준비하면서 산림인접지에서 쓰레기나 논밭두렁을 태우는 일은 산불로 번질 위험이 매우 크기 때문에 절대 해서는 안되는 행위이다. 

산림보호법에 따라 산림연접지 100m 이내에 불을 지른 자는 30만 원 이상, 산림에서 담배를 피우거나 담배꽁초를 버린 자는 10만 원 이상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이른 새벽과 저녁 시간대를 이용해 생활 또는 농사용 부산물 쓰레기를 몰래 소각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 아무런 경각심 없이 소각행위가 이뤄진다는 데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생활 쓰레기 불법소각 사실이 확인될 경우 과태료 50만 원을 받게 되며, 사업과정에서 발생된 생활 쓰레기를 소각 처리하면 100만 원의 과태료 처분을 받게 된다. 또한 산불을 예방하기 위해서 입산통제구역 및 통행 제한 등산로 출입 금지, 산행 시 인화물질 휴대 금지, 흡연 또는 담배꽁초 투기 금지 등 수칙을 꼭 지켜야 한다.

언제 어느 때 누구든지 쓰레기 소각, 농산부산물 소각 등 사소한 행동 하나가 엄청난 산불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고 산과 인접한 곳에서는 절대 불을 피워서는 안된다.

산림 내에서 취사 행위 및 흡연 안 하기, 라이터 등 인화물질 소지하지 않기, 산림연접지에서 소각행위 안 하기 등 모두의 작은 관심만이 우리의 소중한 푸른 숲을 지켜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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