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운/ 언론인

순천만 국가 정원박람회는 규모의 방대함이 관람객의 시선을 선재 제압한다. 박람회의 내용과 반응은 언론을 통해 개략적으로 파악하고 있었다. 하지만 현장에 가보니 느낌은 그 이상이었다.

중국 만리장성을 떠올리게하는 불가사의한 인공시설을 어떻게 꾸밀수 있었을까. 나뿐만 아니라 일행들사이에서도 찬사와 감탄이 연이서 쏟아졌다. 순천만과 인공정원, 도심과 하천이 연계되어 시야에 들어온 행사장규모는 면적측면에서 끝없이 펼쳐지는 평야를 연상시켰다.

박람회장 곳곳에  3천5백만개의 꽃이 식재되어 계절에 따라 차례로 꽃망울을 터뜨린다. 봄에만 꽃구경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일반의 통념을 깨뜨린 발상이다. 순천을 가로지르는 동천과 정원사이에 2.5km의 뱃길을 조성하여 유람선을 띄웠다.

지자체 행사때는 주차장 확보가 매우 중요하다. 이를 반영한듯 순천의 경우는 차별화의 장면이 돋보였다. 메인박람회장 주변 여기저기에 조성된 여유로운 주차장은 여느 행사장에서 볼수 없는 독보적 광경이었다.

성공을 예견하는 기획속에 주자장 확보의 중요성이 반영된 듯했다. 주최측은 4개월간의 관객을 8백만으로 추정했다가 1천만명으로 수정했다. 개막 12일만에 1백만이 넘어서면서다. 하루평균 10만이 넘은 수치다.

이를 수용하려면 주차장 확보가 성공을 가르는 주요한 과제임을 알 수 있다. 치밀한 계획과 벤치마킹, 현장 감독등 순천시청 직원들의 노고가 그대로 깔려있는 듯이 보였다.

순천만 정원박람회의 기적을 이해하려면 탄생 배경 추적이 필요하다. 이미 알려져 있어 고루한 스토리로 치부될 수도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지자체의 알뜰한 관광발전을 위해서라면 반드시 되돌아보아야할 필수코스라고 주장한다.

대한민국1호 국가정원인 순천만 국가정원은 순천만일대에 조성된 정원이다. 2013년 4월 20일부터 10월 20일까지 6개월간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를 개최하게 되면서 조성됐다. 순천만의 생태계를 보호하기 위해 조성된 정원이었다.

단순한 보호기능을 넘어 순천의 미래를 담보할 가치창출을 가져온 박람회장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박람회가 폐막한 뒤 2014년 4월 20일에 순천만정원이라는 이름으로 영구적 개장의 길이 트였다. 결국 2015년 9월 5일에 국가정원 1호로 지정되었다.

정원박람회 개장 초기까지만 해도 반대여론이 높았다 한다. 시민은 물론 순천시 공무원들사이에서도 반대 의견을 내는 이가 적지않았다. 실패할 확률이 높아 막대한 예산낭비의 위험이 따를 것이라는 이유에서였다.

일반인들도 꽃과 나무를 보려고 전국에서 한반도 남반부 순천까지 올 것이라는 기대를 하기가 쉽지 않았다. 서울에서 남쪽에 이르는 국토에 널려있는 지자체의 꽃잔치는 헤아릴 수 없이 많기 때문에 수긍이 간다.

그러나 노관규 당시 순천시장의 의지는 확고했다. 역점 사업으로 선택하고 밀어붙였던 것이다. 선택과 집중의 본보기다. 이와함께 의기투합한 순천지역구 이정현 의원이 지원사격에 나서면서 탄력이 붙었다.

그는 대통령의 후광을 업고 예산증액과 국가정원 지정을 이끌어내 국가정원 탄생의 일등공신으로 추앙받는다. 이를 계기로 국가정원 지정 후 순천은 전국적인 관광지들 가운데 선두주자 그룹으로 우뚝섰다.

2017년 이곳과 순천만습지에 모두 611만7000명의 관광객들이 다녀갔을 정도 급성장했다. 광주,전남권에서 가장많은 관광객수를 기록한 놀라운 성과다.

10년만에 다시 열린 순천만 국가정원박람회는 개막초기부터 대박흥행을 예고했다. 이런 분위기를 바탕으로 박람회가 열리지 않는 평년에도 유사한 관광객이 몰려들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국제 공간만 제외하면 다른 시설과 콘텐츠등 상설 부분은 변형을 거쳐 전체틀은 유지되기 때문이다. 순천은 해안구조의 만을 활용하여 미래의 확고한 먹거리를 장만해놓은 위대한 금자탑을 세웠다.

갈대가 휘날리고 두루미가 찾아들며 짱뚱이가 뛰어다니는 정도로 인식되어온 순천만의 혁명적 변신이 낳은 결과다. 지자체의 창의 와 리더십 그리고 지역국회의원의 협력과 공동체의 하나된 결집력이 기적을 일궈냈다고 믿는다.

강진도 순천만못지않은 가치를 지닌 만을 보유한 지자체다. 순천의 대박을 바라본 강진군민의 속내는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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