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운/ 언론인

춘계 축제기간에 나온 강진군의 푸소 본격 가동뉴스가 눈길을 끌었다. 청자와 금곡사 벚꽃, 병영성을 연계한 축제에 몰두하고 있을 때여서 이례적으로 보인 것이다. 축제 못지 않게 푸소 활성화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메시지가 와 닿았다.

지자체들의 축제 남발 여론을 상기하면 혁신의 시그널로 비춰진다. 지자체의 백화점식 축제 운영은 반드시 시정되어야 할 적폐다. 그렇다고 전면 부정하는 건 바람직한 접근방식이 아니다.

전통과 역사보존, 지역경제 활성화, 주민의 이해관계 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 조건이 충족된다면 원칙을 세워 선별 운영하는 게 올바른 행정행위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푸소 활성화 방침은 축제운영의 묘를 살리는 보완재로서의 가치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축제 부정여론 요체는 옥석구분과 콘텐츠에 대해 혁신해야한다는 것이다. 대다수 축제가 어떤 수를 써도 현상유지 이상의 월등한 성과를 장담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한국 최상위 축제로 평가받은 청자축제도 개최시기를 바꿔가며 돌파구를 찾았지만 신통한 변화는 없었다.

올해 2월로 옮겨 처음 겨울 행사로 치른 청자축제의 관객이 10만여명으로 집계됐다. 8만여명이었던 이전보다는 많았지만 흡족한 수준은 아니다. 코로나 해방에 따른 수요 증가와 물가상승으로 인한 축제 매출증가를 고려해야하기 때문이다. 현상유지는 했지만 활로모색은 계속되어야 한다는 과제를 남겼다.

축제로 선정했으면 콘텐츠라도 취지에 맞고 효율성을 높힐수 있는 내용으로 구성해야한다는 일반적인 경고 메시지도 담겨있다. 축제남발과 콘텐츠에 대한 혁신의 당위성은 어느 경우라도 예외일 수 없다.

지자체마다 열을 올리고 있는 축제의 한계유발요인으로 콘텐츠의 부실이 꼽힌다. 특성을 외면한채 대중오락을 끌어들이는 매너리즘에 빠져있다는 지적이 많다. 먹거리와 술판 제공은 기본패턴이다. 여기에 인기가수 초청 공연이나 오락프로그램이 끼어든다. 이런 구성이 일반화 되다시피했다.

청자와 병영축제는 역사적 특성상 체험과 재현의 프로는 필요하다. 여기에다 흥행을 목적으로 어디서나 마주치는 식상한 콘텐츠 실행을 답습한다면 관객의 반응이 어떨까. 벚꽃축제의 경우 최소한의 교통통제, 주차장과 간이화장실 설치, 가벼운 먹거리와 음료수 제공 정도면 부족함이 없었을 것이다. 벚꽃 30리길을 따라 사색하거나 담소를 나누며 원기를 재충전하는 기회로 삼아야할 힐링 축제가 아닌가.

푸소는 강진군이 창조해 낸 농어촌 특화관광 상품이다. 축제 한계성 돌파의 절박함이 푸소 탄생의 핵심 배경이었을 것이다. 힐링효과를 높힐 수 있는 천혜의 자연과 인공휴양지, 그리고 역사 자원이 풍부한 강진만의 잇점을 살려 탄생시킨 명품이다. 보존가치가 높은 축제와 함께 군민소득을 증대시킬 투트랙 전략틀을 갖춘셈이다.

학생들의 체험학습장으로는 강진만한 곳이 없다. 교육자료가 다채롭고 풍부하다. 4차산업 시대에 강조되고 있는 인문학의 핵심인 문사철(文史哲)분야를 두루 경험할 수 있는 살아있는 교육현장으로도 손색이 없다. 푸소는 관광분야의 블루오션이라해도 지나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푸소는 소득증대와 인구 늘리기의 한계를 극복할 관광대안 정책으로 주목받고 있다. 연착륙을 위해 축제에 집중된 역량을 푸소프로그램 개발과 유치쪽으로 분산시켜 나가는 정교한 전략을 필요로 한다. 시대정신에 부합하는 다양한 콘텐츠 개발은 기본이다.

이와함께 직원들이 세일즈맨의 일원으로 관광단 유치에 발벗고 나서야 효율성 극대화목표를 앞당길 수 있다. 공직자들의 공격적 마켓팅없이는 치열한 경쟁대열에서 앞서갈 수 없는 것이다. 꾸준한 홍보활동도 필수다. 다산아카데미를 강화해서 학생들의 정례 현장학습이나 수학여행 코스로 정착시켜나가는 전략도 필요하다.

일반인들의 힐링과 평생교육 현장으로의 수요확장 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강진원 강진군수와 김대중 전남도교육감이 논의한 적이있는 ‘다산 학생 아카데미’ 개설과 교육관 신축은 시급한 과제다. 다산 자원은 푸소의 성공 요소임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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