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명종/ 강진군 전략사업추진단 생태공원조성팀장

강진을 방문한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는 곳, 강진만 생태공원. 강진만 생태공원이 갈대밭과 갯벌이 어우러진 자연 생태관광 명소로 조성되면서 힐링의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강진군은 지방 정원과 어린이 공원 등 강진만 생태공원 내의 자연경관 개선과 미세먼지 차단, 탄소중립 실천을 위해 스마트 그린도시 사업과 연계해 조경수목을 식재하고 있다.

그러나 조성 사업 상황이 생각보다 녹록지 않다. 국비 등이 포함된 예산을 들여 강진만 생태공원 내에 지방 정원을 조성하고 있지만 예산의 한계로 인해 큰 조경수목의 식재가 어려운 상황이다. 

그래서 일부 조경수목을 군민들로부터 기증받는 방안을 추진 중에 있다. 그런데 기증과 기부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기증은 남에게 선물이나 기념품을 반대급부 없이 주는 것을 말하고, 기부는 본인이 스스로 공익을 위해 금전, 물품 또는 금전적 가치가 있는 것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한다.

생각해 보면 몇 년 전만 해도 주변 사람들이 기부나 기증하는 것에 선뜻 나서지 못하는 것 같다.
 
필자도 기부나 기증을 실천하는 것에 소심했는데 초등학교 시절 지우개나 상수리 열매에 이름들을 새길 줄 알아서 20여년 전에는 지인의 아이들 돌잔치때 돌반지 선물과 함께 도장을 파서 선물(기증)하기도 했으며, 2007년도부터 취미로 서각과 조각을 하면서 지인이나 단체의 문패나 가훈, 현판, 조각 작품 등을 기증(선물)했다.

또한 통기타 연주를 하면서 소아암을 앓고 있는 어린이를 돕기 위한 모금 공연과 지역 행사에 출연해 음악 재능기부도 펼친 바 있다. 

단순 취미로 배울 때는 자기만족과 스트레스 해소 등 힐링하는 것에 만족했다면 기증과 재능기부를 몇 년간 실천해 보면서 그 또한 큰 기쁨으로 생활에 활력을 주고, 자기가 하는 일에도 적극적으로 하게 되는 것을 새삼 느끼고 있다. 

조경수목 기증과 관련해서도 필자가 2009년에 군청 투자유치팀에 근무할 당시 도암면에 조성 중이던 베이스볼 파크의 활성화에 기여하고자 부모님 집 화단에 있던 수고 3m 정도의 종려나무를 기증한 적 있다. 

그 나무는 2000년 경 부모님 집에 화단을 조성할 때 인근 시군에서 조경업을 하는 고교 절친이 나에게 약 10여 년 된 그 종려나무를 화단조성 기념 선물로 주었던 것으로 베이스볼 파크에 조경수목을 기증할 때 부모님 이름으로 기증했다.

필자는 도암면 해안도로를 지날 때면 그때 기증한 종려나무가 잘 자라고 있는 것을 보면 뿌듯한 마음이 든다.

참! 베이스볼파크 정문 표지석도 기증받은 것으로 한국 야구의 살아있는 전설이며, 현재는 두산베어스 감독인 이승엽 감독의 아버지(이춘광)가 강진군 신전면이 고향이라면서 고향에 건립된 야구 전지 훈련장인 베이스볼파크의 발전을 기원하며 기증한 것이다.

강진읍 영랑생가 뒤편에 있는 세계모란공원에도 많은 분들이 기증한 나무들이 식재되어 있다. 이렇듯 선물이나 기념으로 단체나 개인에게 대가 없이 주는 기부나 기증이 요즘은 많이 일상화되어 가는 것 같다.

조경수목 기증은 군민 입장에서는 처치 곤란한 나무를 무료로 제거하거나, 가족 및 단체의 특별한 기념일을 오래 기억하기 위해 기증할 수 있고, 군은 지방 정원 조경에 쓰일 나무 구입비를 줄이는 일거양득 효과가 있다.

그리고 군에서는 기증자의 조경수목 앞에 표지석을 설치해 강진만 생태공원에 가족이나 지인들이 나들이 왔을 때 그 나무를 본다면 마음이 뿌듯하지 않을까 싶다.

강진군에 나무를 기증하고 싶은 군민은 올해 6월 말까지 읍‧면사무소나 전략사업추진단(061-430-5387)으로 문의하면 담당자가 현장을 방문해 나무의 형태, 조경수로서 가치 등을 판단하고 기증 가능 여부를 알려준다.

기증 나무가 많아 잉여 나무가 발생하거나 당장 식재가 어려운 나무도 기증을 받아 강진군에서 관리하는 나무은행으로 이식하여 녹지공간 조성 시 식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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