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길재/ 강진군 문화관광실 축제팀장

제51회 강진청자축제가 3월 1일 폐막식을 끝으로 7일간 강진의 낮과 밤을 화려하게 수놓았던 대장정의 막을 내렸다. 

올해 청자축제는 51년 축제 역사 가운데 ‘최초 겨울 개최’라는, 일종의 새로운 도전이었다. 그동안 청자축제는 지역 대표 여름축제로 자리 잡아 왔지만, 폭염이나 홍수, 태풍 등으로 관광객 유입에 한계를 느껴왔다.

가을로 개최 시기를 옮겨봤지만 타 지자체 가을 축제와 겹치고 특히 조류인플루엔자가 발생할 경우에는 더욱 난감했다.

결국 주민 87%의 동의를 얻어, 축제 개최 시기를 겨울로 옮기기로 결정했다. 겨울은 비록 축제 비수기이지만, 강진만의 특화된 콘텐츠로 승부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강진군의 새로운 도전은 성공이었다. 청자 소성에 필요한 온도 1300도에 착안해 불과 빛을 콘셉트로 잡았다.

추위를 녹이는 고려청자의 뜨거운 온기에 겨울에 어울리는 체험 이벤트를 더했다. 불멍캠프, 빙어잡기, 연날리기, 족욕, 눈썰매, 화목 태우기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강진 명품 청자 최대 30% 폭탄 세일로 2월 28일 기준 1억5700만원의 판매고를 올리면서 화룡점정을 찍었다. 강진 특산물을 활용한 먹거리 타운은 발 디딜 틈 없이 북적이며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했다. 

사실 그동안 여름에 추진했던 청자축제는 수 십년에 걸친 충분한 데이터와 노하우가 있었지만, 겨울 개최는 제로 상태에서 새롭게 시작하는 리스크가 있었다. 

반신반의하며 시작했던 축제는 겨울철 틈새 시장을 정확히 파고들었고, 첫날부터 성공의 조짐을 보였다. 평일임에도 개장 첫 날 1만 4,000여 명의 관광객이 축제 현장을 찾은 것이다.  

LED 빛 조형물과 소망 풍등은 겨울밤의 낭만을 아름답게 밝혔고, 하멜촌 커피를 맛볼 수 있는 에어돔, 청자 빚기 체험장에는 아이를 동반한 가족단위 관광객들로 불야성을 이뤘다.

읍면별 노래자랑대회를 비롯해 임창정, 거미, 김준수, 문희옥, 강진, 김다현 등 인기 가수들의 공연이 축제 분위기를 한층 끌어올렸고, 청자 쇼룸, 청자와 딸기와의 만남 행사 현장에도 청자의 새로운 변신을 가슴에 새기려는 방문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단 한명이라도 실망하고 돌아가는 분이 없도록, 가족‧연인‧친구끼리 잊지 못할 소중한 추억을 간직하고 돌아가시도록, 간절한 마음으로 심혈을 기울여 준비한 결과가 ‘초대박’ 타이틀로 언론에 소개되고 있다.

방문객 누적 10만명 이상의 유례없는 기록을 달성한 제51회 강진청자축제. 내년에는 올해의 경험을 자양분 삼아 새봄맞이 봄꽃 축제 형태로 축제 개최를 추진하려 한다. 

1,000년 고려청자 도공의 숨결이 내년, 내후년을 넘어 100년이 지나도 이 곳 강진에서 생생하게 살아 숨쉬길 고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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