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석용/ 강진군 인구정책과 인구정책팀장

대한민국의 총인구가 2021년, 처음으로 감소한 것으로 통계청에서 조사됨에 따라, 다시금 ‘지방소멸’이 뜨거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행정안전부에서는 인구소멸 지수가 높은 89개 기초자치단체를 인구감소 지역으로 지정하고 인구감소지역 지원 특별법을 제정하는 등 분주하게 대응하고 있다.

전라남도의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율은 지난해 말 처음으로 25%를 넘어섰는데 우리 강진군의 경우, 37%로 전남 평균보다 훨씬 높다. 따라서, 인구감소의 요인이 단지 인구 유출만이 아닌 또 다른 이유가 있는지를 면밀하게 짚어볼 필요가 있다. 

지난 2020년부터 2022년 3년간 강진군의 인구변화는 총 감소인구 2,109명 중 자연 인구(출생 대비 사망) 감소는 1,209명이며, 전입전출에 따른 인구감소는 722명이었다.

이 중 민선 8기가 출범한 2022년만 살펴보자면, 자연 감소 508명과 전입 전출에 따른 인구변화는 46명이 줄어 드는데 그쳤다. 이는 자연 감소가 없었다면, 전입 전출에 따른 인구감소 효과는 그리 크지 않고 현 인구수를 유지할 수 있었다는 것을 시사한다.

여기에 우리 지역의 인구감소 문제 해결에 대한 힌트가 있다. 첫째, 출생자 수를 사망자 수보다 많게 역전시키는 방안이다. 이는 전 국가적인 인구정책의 솔루션에도 통하는 1차적인 방법이지만, 결코 만만한 일은 아니다. 이와 관련해, 강진군에서는 작지만 의미 있는 첫걸음을 시작했다.

출산과 양육을 장려하기 위한 ‘육아수당’이 그것이다. 강진군 육아수당은 부모의 소득이나 자녀 수에 상관없이 월 60만 원씩 7년간 최대 5천 40만 원을 지원하는 내용으로, 전국 최고 수준이다.

물론 출산과 양육은 지극히 개인적인 선택이다. 하지만 아이를 낳지 않는 저변에는 우리 사회 계층 간 상생과 연대 등 삶의 긍정적인 비전을 줄 수 있는 전반적인 분위기와 경제 상황이 무관할 수는 없다. 

아이를 낳지 않는 가장 큰 원인으로 기혼이나 미혼 모두, ‘경제적 불안정’을 첫 번째 원인으로 꼽았고, 다음으로 ‘아이 양육 및 교육 비용의 부담’이라는 조사 결과가 연합뉴스에서 기사화된 적이 있다.

특히, 기혼의 경우는 여성보다 남성이, 젊은 층보다는 나이가 많을수록, 자녀 수가 3인 이상일수록, ‘경제’에 대해 더 큰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절대인구의 증가가 절실한 시점에서 출산 양육의 가장 큰 걸림돌인 경제적인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할 수만 있다면, 출산 선택률은 높아질 것이고 보다 나은 양육 조건이 형성될 것이다.

강진군에서 시작한 전국 최고의 양육수당은 바로 이런 점에서 출산과 육아정책에 대한 국가정책 수립의 ‘트리거’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는 이유이다. 출산이나 양육, 노후 등은 국가적인 차원에서 풀어야 할 문제이기 때문이다.

둘째, 전입전출에 따른 인구 유입 정책이다. 전출요인의 가장 큰 요인은 직업과 가족부양이다. 이를 위해서 양질의 일자리 확보와 교육 정책이 필요하다. 현재 강진군에서 추진 중인 빈집정비와 푸소의 연계, 작은 학교 살리기, 평생학습의 활성화 등은 이를 목표로 한다.

아울러, 외부 인구의 유입은 귀농귀촌인 마을 여건 개선사업, 빈집정비와 신규마을 조성을 위한 기반 조성 등으로 보다 편안하고 쾌적한 시골살이가 될 수 있도록 기반 구축이 필요하다. 물론, 군에서 단계적으로 이를 추진 중이다.

셋째, 생활인구의 유입이다. 생활인구란 강진에 주민등록상 거주지를 두고 있지는 않지만, 관광, 휴양, 업무 등을 통해 강진에 애착을 갖고 부정기적으로 강진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을 말한다.

이 대목에서 우리는 ‘남도답사 일번지, 강진’의 역량을 십분 발휘해야 한다. 전지훈련의 적격지, 다산의 청렴이 묻어 있는 청렴 수련원, 생활의 활력이 되는 푸소 체험의 장을 마련해, 생활인구나 관계 인구의 증가로 정주 인구 증가와 같은 경제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이에 강진군은 새로운 주거지 제공과 일자리 아이템인 ‘푸소’에 집중적으로 투자해 전국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푸소는 농촌 민박과 농촌 체험으로 1박 2일, 2박 3일, 강진에서 1주일 살기, 한달 살기 등 지역에 머무르면서 체험하는 생활 관광 프로그램이다. 2015년부터 지역 주민이 주도하는 프로그램으로 현재 100개소 푸소 농가가 활동에 참여 중이다.

군의 지속적인 투자로 푸소 운영 농가 일자리 115개를 창출해, 농가소득 40억 8천만 원과 푸소 체험객 4만 7천여 명이라는 성과를 올리고 있다.

강진군에서는 푸소를 통해 유입된 관광객이 1회 방문에 그치지 않고 사이버 강진군민으로 강진을 재방문해, 지역 농산물 구입과 고향사랑 기부제까지 발전하는 계기를 만들어 가고 있다.

푸소가 갖는 영향력은 지난해 12월, 광주 국제고등학교 A군의 체험 소감에도 잘 드러나 있다. 중학생 시절 참여했던 푸소 체험에 깊은 감명을 받은 A군은 고등학생이 된 후 다시 푸소에 참여했다.

여기서 더 나아가 대학생이 되어서도 다시 오고 싶고, 애인이 생기면, 함께 강진을 방문하고 싶다고 하니, A군에게 강진은 사는 곳은 아니어도 ‘제2의 고향’이 되었음은 명백하다. 푸소를 통한 관계 인구의 확대의 성공 사례이다.

군에서는 앞으로 푸소 농가를 150개소로 늘려 체험 농가를 확대하고 일자리를 창출해, 문화해설사를 연계하는 한편, 은퇴자 마을을 조성해 ‘푸소 시즌2’를 전개할 계획이다. 인구 유입의 솔루션을 ‘가장 강진다운 것’ 안에서 찾아가고 있다. 

지방소멸이라는 말에 주눅 들지 말자. 고령화로 인한 자연 인구감소는 비단 우리 군만의 문제는 아니다. 우리 지역 인구감소의 문제점을 정확하게 알고, 차근차근 대처해 나간다면 강진의 정주 인구는 물론, 생활인구의 유입은 결코 불가능한 꿈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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