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운/ 언론인

코로나 방역 규제가 대폭 완화되면서 사회 전반에 걸쳐 활기가 넘쳐난다. 마스크를 벗고 거리나 산책길에 나서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식당과 커피숍 이용객도 증가해 업주들의 얼굴이 밝아졌다.

가족나들이가 잦아졌으며 각종 친목모임도 정상수준으로 환원되듯이 보인다. 5월쯤 모든 규제가 해제되고 가을이면 풍토병을 의미하는 엔데믹 선언을 할 것으로 정부는 예측 하고 있다.

코로나 해방기에 맞춰 계절은 입춘문턱을 넘어섰고 매화가 꽃망울을 터뜨렸다. 풍성한 춘삼월 화신맞이 행사가 그려지며 마음 설레게 한다.

2020년부터 지역행사를 중단해왔던 지자체들로서는 기대에 부풀어 단단히 벼르고 있을 것이다. 프로그램도 점검해야하고 환경정화와 기초생활질서 정립을 위한 노력도 기울여야한다. 프로그램의 콘텐츠보다 지자체의 이미지가 관광수요를 끌어올리는 중요한 변수임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그런데 강진군의 교통문화 수준이 꼴지에 쳐져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와 충격과 실망감을 안겨준다. 강진은 사회정의와 솔선수범의 교범같은 목민심서를 탄생시킨 자랑스런 고장이다. 전남도 교통연수원이 들어서 있고 남도답사 1번지라는 자긍심도 남다르다. 

세계관광기구는 올해안으로 관광산업이 코로나 이전의 수준으로 회복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았다. 연간 관광객 5만명 유치를 공약한 강진군으로서는 호기를 맞은 셈이다. 관광산업은 쾌적한 주변환경과 기초생활질서 유지가 생명이다. 하필 이러한 시기에 거리질서가 엉망이라는 판정을 받아 찬물을 뒤집어쓴 꼴이 됐다. 

교통부와 한국교통안전공단은 매년 전국 229개시·군·구를 대상으로 교통문화 실태조사를 펴고 있다. 인구 30만이상 시, 인구 30만미만 시, 군과 구 등 4개그룹으로 나누어 운전행태·보행행태·교통안전항목을 평가한다.

최근 2022년도 결과를 발표한 한국교통안전공단은 "2022년은 평균 81.18점으로 전년(80.87점)대비 0.31점 상승해 우리 국민들의 교통문화수준이 꾸준히 향상되고 있다"고 밝혔다. 강진군은 거꾸로 갔다.

71.5점으로 전국 평균보다 10점이나 낮았다. 전남지역 군단위 중에서 강진, 영암이 최하위로 쳐졌다. 남도답사 1번지 명성을 먹칠하는 부끄러운 성적표다.

강진군의 교통문화가 뒤걸음질 친 것은 코로나가 발발한 2020년부터다. 코로나가 전국으로 번졌고 강진은 오히려 청정지역으로 우뚝 설만큼 확진자가 적었다. 코로나 때문이라는 말은 통하지 않는다.

근본원인은 주민의 준법의식 결여다. 지자체와 주민이 손을 맞잡고 실행에 나서야만 사회질서유지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것이다.  해법을 찾기 위해 상위그룹에 올라선 선진 지자체에 눈을 돌려보자.

영광군이 돋보인다. 운전행태와 보행행태에서 각각 그룹내 1위와 2위를 차지했다. 영광군은 교통안전 인식개선을 위해 무단횡단금지, 정지선준수 등 '교통법규지키기' 홍보 캠페인에 적극 나섰다.

원주시는 4년연속 그룹내 1위를 독점했다. 운전·보행행태 11개 지표 대부분 상위권을 차지했다. 보행자 교통안전을 위해 유관기관과 협업한 '보행교통지킴이' 활성화 및 개인형 이동장치(PM)에 대한 올바른 이용방법 안내 등 교통안전 인식개선을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밀양시는 운전자 및 보행자 신호준수율이 각각 99.07%, 96.86%로 높게 나타났다. 교통약자의 안전한 보행환경을 위해 횡단보도 경계석 높이 조정 등 교통안전 시설정비를 집중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자체의 적극적인 개입이 주민의 교통문화의식 향상으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확인해준다. 사회변화를 가져오려면 공동체 구성원들의 의식이 먼저 바뀌어야한다. 이런 의식변화는 자발적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지자체의 적극적인 행정행위가 반드시 뒷받침되어야 실효를 거둘 수 있다. 당국의 분석결과 예산증액, 전문성 향상, 정기적인 캠페인과 단속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 교통문화 개선의 효과를 극대화 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광산업 진흥정책에 헛점은 없었는지 점검의 필요성을 일깨우는 귀중한 분석자료다. 자연환경과 기초생활질서가 무너진 관광명소는 없다. 관광진흥에 역행하는 일그러진 교통문화는 신속하게 청산되어야 한다. 

저작권자 © 강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