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운/ 언론인

‘노(NO)마스크’가 예고된 가운데 코로나 방역통제없는 설을 맞아 기쁨이 배가 됐다. 코로나 발발 3년만이다. 본래 의미가 되살아나 잔치분위기가 넘쳐났을 것이다. 해방분위기에 들뜬 가족들이었지만 일단 마스크를 쓰고 고향집에 들어섰다.

가족 상봉순간 마스크를 벗어버리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설날을 보냈다고 한다. 코로나에 대한 잔존한 공포심과 느슨해진 경계심이 국민들 사이에 공존해 있음을 드러낸 현상이다.

당국이 마스크착용 의무규제 해제결단을 내린것은 평생 함께 가야할 전염병으로 받아들였다는 의미다. 

지금은 인식이 크게 달라졌지만 코로나 발발당시는 온 국민이 공포에 떨었다. 특별한 의료시설에서 단독으로 치료받아야하는 폐쇄환경이 공포심을 극한상태로 끌어올렸다. 날마다  확산되는 코로나 확진자와 사망자 현황이 안방을 파고들었다.

최고조에 이른 위기상황은  언제 자신과 가족에게 치명타를 입힐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키웠다. 하지만 어느 때부터인가 일상을 지배했던 공포심은 약화되었다. 아예 느끼지 못하고 종전처럼 활동한다는 지인들이 생각보다 많았다.

이러한 느슨해진 분위기는 자신과 주변의 코로나 경험이 큰 몫을 했다. 직접 겪거나 주변체험담을 들어 보니 별것 아니더라는 인식이 깔려 있었다.

그런 분위기에 동화된 듯이 설 무렵에 코로나 확진을 받았을 때 불안감이 전혀 없었다. 세명의 가족이 무서운 전염병에 감염되었는데도 평상심이 유지된 데 대해 스스로 놀랐다.

지난해 가을 친척이 확진되었을때 가슴철렁거렸던 충격적 심리상태와는 너무 달랐다. 정상으로 돌아올때까지 날마다 안부를 묻고 불안해하던 사실이 먼옛날의 추억처럼 여겨질 정도로 무감각해진 것이다.

동창 회관에 나와 바둑을 두면서 ‘걸려보니 별것아니더라’고 자랑삼은 동창친구들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때로는 무모한 무습이 얄밉기도 했다. 그런 비판의식을 갖고 있던 사람이 감기정도의 증상을 체험하고 나서는 딴사람으로 돌변해버린 것이다. 

이같은 코로나에 대한 해이 심리는  마스크 의무화 해제후 무감각상태까지 다운될지도 모른다. 정부당국과 의료전문가들이 이점을 우려한다. 코로나는 결코 가벼운 전염병이 아니기 때문이다.

발병 첫 해에 확진판정을 받은 부산대 박모교수의 후유증 체험담은 경각심을 불러일으킨다. 가슴통증, 속쓰림, 위장통증, 브레인포그(뇌안개)등의 후유증에 시달려야 했다.

당시 완치판정을 받은지 5개월이 지난때였지만 전혀 완치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기저질환이 악화되는 증상을 가져오기도 한다. 당뇨병 전 단계였던 사람은 당뇨병이 악화되고 폐기능이 떨어질수도 있다.

폐섬유화로 진행되기도 한다. 50대이후 거의 모두 만성질환을 보유하고 65세 이상의 고령층은 고위험군으로 분류된다. 이들에게 치료제가 처방된 것도 코로나의 위험성을 상징한다.

현재 우리나라 코로나 확진자 수는 3천만명을 넘어섰다. 통계에 잡히지 않는 숫자를 감안하면 3천600만명으로 추정된다. 이가운데 3만명이 목숨을 잃었다. 국민 5명중 3명이상이 감염된 것이다.

치명률은 낮지만 코로나에 걸리면 어느 누군가는 사망할 수 있다는 걸 의미한다. 일단 감염되면 고통은 물론 정상적인 일상은 흐트러지고  주변에게까지 영향을 미친다.

코로나 유행이 고개를 숙이더라도 종식되지 않는 한 불안감을 떨쳐버릴 수 없다.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켜나가는 절제된 생활습관화가 절실하다.

방역수칙1호는 마스크 착용이다. 방역당국은 “코로나 감염자와 비감염자가 접촉했어도 둘다 마스크를 썼다면 전염률이 1.5%에 불과하다”며 “마스크 착용생활화로 코로나 예방에 동참해야한다“고 강조한다. 

당국이 마스크 의무화 장소로 묶어둔 곳을 제외하면 노마스크는 빠른속도로 환원될 가능성이 높다. 국가의 의무규제 해제는 심리적 자아통제를 불가능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지난 30일부터 방역규제가 대폭 풀렸지만 코로나상황은 끝나지 않았다.

코로나 위중증환자와 사망자 발생은 하루도 거르지 않는다. 코로나는 위험요소를 그대로 안고 진행중이다. 정부의 방역완화방침은 풍토병으로 간주해서 독감처럼 대처하겠다는 것뿐이다. 한시도 잊어서는 안될 불변의 팩트다.

사람이 모이는 곳이면 어디서나 마스크를 쓰고 귀가후 손씻는 셀프 방역은 생활습관으로 정착시켜야 한다. 그게 가족과 개인의 건강을 지켜주는 유비무한의 지혜가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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