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수/ 광주경제고용진흥원 이사장

얼마 전 서울의 한 호텔에서 한국메세나협회가 주최하는 2022 메세나 대회가 열렸다. 잘 아는 바와 같이 이 협회는 경제와 문화예술의 균형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기업과 예술의 가교역할을 수행하는 문화예술 후원 기관이다.

메세나(Mecenat)란 말이 생소할 것 같아 설명을 덧붙이자면 문화예술가들에게 후원을 아끼지 않은 로마 제국의 정치가 마에케나스(Maecenas)에서 유래하였다고 한다. 지난 1967년 미국에서 록펠러재단의 주도로 기업예술후원회가 발족하면서 이 용어를 처음 쓴 이후 여러나라의 기업인들이 메세나협의회를 설립하였다고 한다.

한국에서는 지난 1994년, 기업 메세나 활동을 통해 문화예술에 대한 국민의식을 높이고 한국경제와 문화예술의 균형발전에 이바지할 목적으로 경제5단체와 기업들이 참여해 한국메세나협의회를 발족시켰다고 한다.

필자는 이 뜻깊은 대회에 참석하여 함께 해보니 전국에서 온 300여 명이 북적대는 성대한 행사였다. 메세나 활동의 한 해를 결산하는 자리이면서, 기업 부문의 메세나 대상을 비롯하여 문화공헌상, 창의상, 메세나인상, 기업과 예술의 만남상 등 총 5개 부문에 걸쳐 시상이 이뤄졌다.

특히 이번 메세나인상은 볼모지인 호남에서 최초로 수상자가 나왔기에 큰 관심을 끌었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 남도는 일찍이 예향으로 불려 왔지만, 안타깝게도 지역 예술인들이 창작 활동을 하기에는 여건이 좋지 않아 여러모로 힘들었던 점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다 보니 최근에는 지역 대학에서 문화예술 분야 전공자들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으며, 관련 학과조차 없어지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을 보고만 있자니 답답하기 그지 없다.

게다가 청년예술인들이 학업을 마치고 나면 창작공간이 턱없이 부족하고 연주할 무대조차 마땅하지 않아 전전긍긍하고 있음을 보면서 마음이 아픈건 필자만이 아닐 것이다.

이러한 암울한 우리 지역 상황을 지켜보던 한 기업인은 아파트 모델 하우스에 젊은 예술인들이 미술작품을 전시하도록 기회를 마련해주고, 신축 아파트 지하에 젊은 미술작가들의 창작공간을 만들어 주었다.

그는 또한 광주의 구도심에 있는 옛 병원 건물을 매입하여 문화공원으로 조성하여 그곳 갤러리와 전시공간에 일 년 내내 미술작가들의 작품전시회가 열리도록 하고 있다. 이뿐 아니라 지나해부터 그는 상무지구와 빛가람 혁신도시에도 미술인들의 노작을 전시할 수 있도록 배려를 아끼지 않고 있다.

아울러 대학을 졸업한 청년음악가들을 정기적으로 추원하여 무대에 설 수 있도록 해주고 있으며, 장래가 촉망되는 지역 예술인들을 선정, 전폭적인 지원도 아끼지 않고 있다. 이처럼 광주전남지역의 문화예술 창달을 위해 가뭄에 단비처럼 꾸준하게 공헌해 온 기업인이 바로 이번 메세나인상을 수상한 TG영무의 박헌택 회장이다.

이제 예향이라고 불리는 남도가 명실상부한 고장이 되려면 메세나 운동이 본격화되어야 한다. 70%가 넘는 대기업 중심의 메세나에서 탈피하여 중소기업 전체까지 확산되어야 할 필요성이 크다고 본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지역세메나협의회가 다시 설립되어야 하고 이어서 우리 지역의 메세나 운동이 협의회를 중심으로 활발하게 전개되도록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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