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기안/ 편집국장

플라스틱 용기가 보급되기 이전 대나무는 쓰임새가 많은 나무였다. 베어다가 그릇을 만들거나 도마, 바구니 등 생활에 필요한 다양한 도구들을 만들 수 있었고 시장에 내다 팔아 좋은 소득원이 됐기 때문에 주민들에게는 환영받는 나무였다.

하지만 플라스틱 용기가 개발되면서 대나무는 이제 사용하지 않는 골치덩어리가 됐다. 마을에서도 애물딴지 취급을 받는다.

가장 큰 이유는 쓰임새는 없는데 번식력은 아주 왕성하기 때문이다. 도심에 위치한 읍내 마을을 제외하고 시골 면단위에는 대나무가 없는 마을이 없을 정도로 흔히 볼 수 있는 나무다.

하지만 대나무는 베어내도 다시 자라는 속도가 아주 빠르다. 특히 주택 인접해 있는 곳에 대나무가 자라는 경우 대나무의 뿌리가 마당을 침범하기 일쑤고 어떤 경우는 주방까지 뿌리가 뚫고 나오기도 하는 등 주민들에게 주는 피해가 심각한 상황이다.

도암면의 한 마을에는 빈을 허물기 위해 들어섰는데 마당에서부터 방 내부에까지 대나무가 무성하게 자라나 있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 빈집이 되면 가장 먼저 대나무부터 자라난다는 우스개소리가 나올정도로 대나무가 주민들에게 주는 피해가 상당히 크다.

어떤 마을에서는 도로변에 대나무가 자라고 있는데 대나무의 뿌리가 아스팔트 도로를 뚫고 나오면서 도로가 파손돼 노약자들이 거동하는데 불편을 겪고 있다. 마을에는 대부분 보행보조차를 끌고 거동하는 주민들이 많기 때문에 울퉁불퉁한 도로 때문에 주민들이 자칫 낙상의 우려가 있다.

마을에서도 이런 불편 때문에 대나무를 제거하고 싶지만 그냥 베어내더라도 다시 자라나고 뿌리가 더 멀리 퍼지고 있다. 완전히 제거하려면 중장비를 동원해 뿌리까지 모두 제거해야 하지만 중장비를 동원하는데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는 점이 문제다.

넉넉하지 않은 군비사정상 쉽지 않겠지만 각 마을별로 읍면사무소를 통해 대나무제거 사업 신청을 받고 사유지의 경우 각 마을에서 제거에 관한 승낙까지 완비한 경우에 한해 대나무 제거 작업을 해주는 전담인력을 꾸려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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