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규동/ 다산미래원 원장

새해를 맞이하면서 우리는 새로운 희망으로 계획을 세우고 또 다짐을 하면서 한해를 시작한다. 모든 것이 마음대로 계획대로 다 될 것이라고 생각은 않지만 그래도 행선지가 있어야 출발할 수 있듯이 한해의 목표를 세워 출발을 위한 최소한의 준비를 한다. 

일찍이 200여 년 전 다산 선생께서 새해를 맞이하여 유배지에서 아들에게 보낸 편지 속의 신년사를 찾아보면 다음과 같다.

“군자는 새해를 맞이하면 반드시 그 마음과 행동을 한번 새롭게 하여야 한다. (중략). 예를 들면 무슨 책을 읽고 어떤 책을 뽑아 적어야 하는가를 미리 정해 놓은 뒤에 실행하였다. 

간혹 몇 달 뒤에 이르러 사고가 발생해서 계획대로 실행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선(善)을 즐기고 앞으로 전진하려는 뜻만큼은 스스로 숨길 수 없었다.”
- 두 아들에게 부침 계해(1803, 순조 3년, 선생 42세) 원일(元日) / 다산시문집 제21권 / 서(書) 

200여 년 전 다산이 자식들에게 보낸 신년사이다. 다산은 무엇보다 실천하다 변수가 생겼을 때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를 첨언하고 있다. 현재 상황에서 연결해 봐도 대단한 이야기이다. 

미국의 조지타운 대학의 심리학자인 제레나 케크마노믹 교수는 새해 결심을 성취하기 위해 의지력을 보강할 수 있는 7가지 전략을 제시한 가운데 “성취를 꿈꾸며 승리를 즐겨라‘고 한다. 이것은 다산 선생이 이야기 한 것처럼 ”선(善)을 즐기고“와 일맥상통한다. 

훌륭한 목표를 설정했다고 하더라도 성취 과정에서 어려움은 항상 뒤따른다. 이런 상황에서 긍정적으로 자기를 신뢰하지 않으면 강한 의지력을 발휘할 수 없다. 자신을 신뢰하지 않고 믿지 못할 경우 의지력 역시 쉽게 무너진다는 것은 자명하다.

새해 결심이 성공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항상 스스로를 이해하려고 하고 자신을 보살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스스로를 비난해서는 안 된다. 다산은 유배지에서 이미 이 모든 것들을 체험하고 실천하였던 것이다. 흔히들 어떤 일을 시작할 때 목욕재개하고 한다고 한다. 

다산 선생께서도 아마도 이런 마음으로 지난해의 묵은 때를 벗기고 새로운 마음과 행동으로 자신을 먼저 새롭게 해야 한다고 자식들에게 신년사를 전한 것이다. 그 어떤 일보다 마음과 행동에 대한 변화가 우선이라는 것이다. 

2023년 새해가 밝았다. 가슴을 활짝 펴고 마음과 행동을 새롭게 하고 다짐하자. 다산 선생이 자식들에게 남긴 신년사처럼 신년사가 우리 모두의 한해를  열어가는 네비게이션이 되시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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