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동쪽의 떠오르는 빛이 되다

80년대 인구감소로 상가와 주택가 크게 퇴조
재래시장 살리기와 도시재생사업으로 크게 활성화

 

 

동명마을은 강진읍의 심장 강진오일장이 있는 곳이다. 오일마다 심장이 고동치고, 매일같이 사람들이 오가며 피가 돌고 있는 강진의 길목이다. 옛말에 강진오일장은 ‘허천뱅이 장’이라고 불렀다는 말이 있다.

허천이라는 말은 몹시 굶주리거나 궁하여 체면도 가리지 않고 함부로 먹거나 덤빈다는 뜻이다. 아무거나 먹는다는 의미인데, 강진장은 무엇이든 가지고 나가기만 하면 팔리기 때문에 허천뱅이장이라 불렀다고 한다.
 

오일시장내에 있는 오감통이다.
오일시장내에 있는 오감통이다.

 

그만큼 강진장은 잘되는 장이었다. 상인들은 무엇이든지 팔려서 좋고, 주민들 입장에서는 장에 가면 없는 것이 없어 좋고... 그래서 누이좋고 매부좋고 하는장이 강진장이었다.

1968년 강진군의 인구가 12만5천명으로 최고를 기록하는데 그때는 강진장에 가면 사람에 밀려 이리저리 밀려다닐 정도였다고 한다. 80년대에는 상설시장이 들어서 매일같이 장이 서는 문화가 만들어졌다.

오일시장을 중심으로 마을이 형성됐고, 시장에 물건을 저장해 두는 창고건물들이 곳곳에 들어섰다. 강진의 모든 경제는 오일장을 중심으로 형성됐다.

시장으로 들어가는 옛 골목이다.
시장으로 들어가는 옛 골목이다.

 

그러다가 농촌의 전반적인 인구감소로 오일장이 조금씩 퇴조하기 시작했고, 시장주변 상권도 퇴색하기 시작했다.

읍내 인구가 중앙로쪽으로 몰리면서 오래된 동문마을 상가와 주택은 가장 먼저 철시되는 운명을 맞았다.

한때 1천여명이 넘던 동초등학교 학생수는 많이 줄어들었다. 시장 주변의 옛 상가와 골목길, 주택가, 학교는 문전폐업에 이르는 듯 했다.

그러나 위기는 기회로 다가왔다. 정부와 자치단체가 재래시장 살리기에 나서고, 도시재생사업에 눈뜨면서 동명마을이 다시 빛나기 시작했다.
 

옛 건물 자리에 주차장이 생겼다.
옛 건물 자리에 주차장이 생겼다.

 

동명(東明)마을의 뜻은 동쪽 하늘에서 소형국인 강진읍을 밝게 비춰주고 풀밭에서 목동이 소를 끌고 있는 형상을 의미한다고 한다(강진군마을사 참조). 동명마을은 지금부터 이름에 걸맞는 동명이 되고 있는 듯 하다.

강진오일장은 2015년 7월 대대적 변화를 맞았다. 남쪽 맞은편에 강진오감통이란 새로운 형태의 문화공간이 들어선 것이다.

오감통은 ‘맛의 1번지 강진’의 맛과 음악인들의 흥이 어우러지고 우수 농특산물이 판매되는 공간으로 강진시장 맞은편 7천684㎡에 163억원을 들여 조성됐다.

옛날 강진우시장이 있던 자리인데, 오래전 소들이 힘차게 울어댔던 장소에서 이제 음악인들의 힘찬 연주소리와 다양한 맛과 멋의 향연이 끊이지 않는 장소가 됐다. 재래시장의 혁명이라 할 만한 변화다.
 

청년들이 운영하는 샵도 생겼다.
청년들이 운영하는 샵도 생겼다.

 

강진오감통은 현재 야외무대, 음악창작소, 먹거리장터, 한정식체험관을 갖추고 있다. Music(음악), Meals(음식), Market(시장) 등 3M을 핵심으로 하는 신개념 복합문화공간으로 음악인들의 사랑방이자 지역민들의 문화놀이터로 각광받고 있다.

도시재생사업으로 동명마을 상가와 주택가도 크게 변모하고 있다. 2022년 2월에는 옛 대한통운 강진사업소 건물자리에 동성사이공원이 들어섰다.

전체 면적은 3,944㎡로 주민편의공간과 어린이놀이터 2개소 주차공간 40면 등 각종 편의시설들까지 갖췄다.

이 곳은 원래 예전 운송회사인 대한통운 강진사업소가 있었던 곳으로 오랫동안 건물을 사용하지 않아 폐허가 된 채 방치되고 있었다. 때에 따라서는 일부 청소년들의 비행장소로 활용되기도 해 지역 주민들에게는 골칫거리와 같은 장소이기도 했다.

2022년 3월에 들어선 인문학곳간이란 곳도 신선한 곳이다. 역시 동성리 프로젝트 지역개발사업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20여평 규모의 공간에는 지역민, 학생들의 사랑방 역할이 되고, 오가면서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음료, 커피 셀프코너를 마련해 두었다. 또 인문학곳간에는 갤러리를 만들어 책이 군민들의 생활속에 스며들도록 준비하고 있다.

인문학곳간에는 작은도서관도 있다. 어린이부터 청소년, 성인을 위한 다양한 장르의 도서를 구비해 두었고 오가면서 누구나 편하게 들러 책도 읽고 쉬어가도록 만들었다.

2022년 3월에 개관한 청년샵도 강진읍 도시재생 시설이다. 동명마을 옛 가거도 식당이 있던 자리에 도시재생 시설 청년샵 ‘가게, 유어사이드’가 문을 열었다.

청년샵은 강진읍 도시재생뉴딜사업으로 지난 2021년 8월에 조성됐으며, 커뮤니티동, 아뜨리움, 창업동 등 크게 3동으로 구성됐다.

‘가게, 유어사이드’ 상점은 창업동에 ‘강진청년협동조합 편들’(이사장 장성현)회원 17명이 모여 강진관광기념품을 개발하고 관광객들에게 강진특산품과 청년들의 창업 제품 등을 전시하고 판매하고 있다.

청년샵에서는 강진군 특산품과 관광기념품, 그리고 창업한 청년들의 제품 등을 공동으로 홍보하고 판매하고 있다.

상점내에서는 강진군을 대표하는 청자는 물론, 강진에서 생산되는 화훼를 접목한 공예품과 코스메틱 제품, 강진군 관광디자인 상품과 청년 목수가 만드는 목공예품, 강진군 특산물을 활용한 조향제품 등 다양한 종류의 상품 50여 종을 판매하고 있다.

무엇보다 청년들이 중심이 되어 이곳에서 마케팅을 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동명마을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동명마을의 이같은 변화는 주변 고내와 동문마을등의 도시재생사업과 맞물리면서 큰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주희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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