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원일/ 군동면 맞춤형복지팀장

지난 11월 강진군청에서 신규직원 후생 복지향상을 위한 회의가 있었다. 군 간부급 공무원과 공무원 노조, 언론인, 군의회 의원이 함께한 자리였다.

회의 내용은 강진군 신규직원 후생복지 설문조사 결과 보고, 신규직원 후생복지 향상을 위한 시책(안) 설명과 이에 대한 토론으로 이어졌다.

이런 회의를 하게 된 배경은 가깝게는 공무원들의 내년도 급여 인상률이 1.7%에 그친데 있다. 넓게 보면 최근 몇 년간 급여인상률과 물가상승률에 기인한다 하겠다. 

강진군 8-9급 공무원 설문조사에 참여한 한 신규 공무원의 설문 내용을 보면 초봉급여(실수령액 160만원 내외)로 집세, 식비 지출을 하고 나면 저축 고사하고 여가 생활비도 남지 않는다고 토로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자료에 따르면 공무원 임금 인상률은 2019년 1.8%, 2020년 2.8%, 2021년 0.9%, 2022년 1.4%로 나타났다.

이에 반면 물가상승률을 보면 최근 5년간 안정적 상승률을 보이던 물가상승률이 2021년 2.5%, 2022년 5%를 넘고 2023년에도 5% 이상의 상승률을 예상하고 있다.

따라서 2023년 1.7%의 인금 인상률은 하위직급의 공무원으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상황이 된 것이다. 

신규 채용 공무원의 이런 어려움은 이미 여러 언론매체에 의해 보도되기도 했다. 2021년 공무원 조기 퇴직자가 1만 명에 이르고 10중 9명은 8-9급이 차지하고 있다.

2022년 9급 공무원 시험 경쟁률이 30년 만에 최저치(29:1)에 이르는 등 박봉에 높은 업무 강도로 그 인기가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이날 회의에서 강진군은 설문조사를 토대로 다양한 신규 직원 생활임금 보장을 위한 후생복지 사업을 검토한 내용을 공유하고 현 법제도 안에서 시행 가능한 시책으로 「신규 강진군 직원 복지포인트 지급 확대」를 제안했다.

다양한 강진군 소속 구성원에 대한 배려를 감안했을 때 군에서 시행 할 수 있는 최선이라 설명했다.

강진군이 이 회의를 주제하고 지역 언론인까지 초대한 이유는 시책 사업의 전달보다는 강진군의 인구감소로 인한 지역 소멸에 대한 걱정이 큰 것으로 보인다.

산업연구원의 소멸 위기 지역 분석에 따르면 전국 소멸지역 59곳 중 전남에 13곳이 있으며 강진도 그 중 한 곳이라는 것이다.

‘일자리와 인구가 늘어나는 신강진’이라는 민선 8기 군정 운영 비전에서 보듯이 늦춰지지 않는 인구감소 속도가 우리 지역의 핵심 과제이다.

관광객 500만 명 유치, 일자리 5천 개 창출, 1인당 연소득 5천만원 실현, 인구 5만 명 달성의 구체적 군정 운영 목표들은 그 귀착점이 인구 증가라는 것을 뚜렷하게 보여주고 있다.

강진군은 인구감소-지방소멸로 이어지는 타임라인에 급제동을 걸어야만 하는 절체절명의 위기라 할 수 있다. 군이 신규임용 공무원의 안정적 정착을 위해 지혜를 모으는 것 역시 이런 위기의식에서 비롯되었을 것이다.

매년 50-80명 정도의 신규 공무원 임용이 이루어 진다. 그 중 90%는 관외지역 주민이 우리 지역에 와서 근무를 하게된다. 적게는 40명, 많게는 70명이 넘는 순수한 인구 유입이 이루어진다.

이들의 안정적 정착을 방해하는 요인이 최저생계비보다 낮게 시작되는 공무원 급여체계이고 이를 보완해 신규 공무원이 강진군을 평생 직장으로 여길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 강진군의 생각이다.

하지만 현재의 법과 제도 안에서 강진군이 사용할 수 있는 묘책은 그리 많지 않다. 설문조사를 통해 파악된 하위직의 욕구는 주거비 지원, 식비 지원, 여가 생활비 지원 순으로 금전의 직접 지원을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법에서는 허용하지 않고 있다.

이번에 시책으로 채택된 복지포인트 지급 확대도 순수한 추가 지원이라기 보다는 최대 지원 한도 내에서 조정을 통해 지원하는 것이라 할 수 있겠다.

인구 5만 명 달성의 한 부분으로서 신규 임용 공무원이 평생 직장으로 여기고 살아갈 수 있도록 관사의 신축 또는 임대관사의 확대 등을 적극 검토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워라벨을 꿈꾸고 입사했다가 연금은 반토막이고 월급은 적어 이직까지도 고려하고 있다는 신규 직원의 호소어린 설문 의견은 상위 직급자로써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

신규 직원의 후생 복지 향상까지 신경써야 할 작금의 강진이 씁쓸하지만 지역이 함께 고민한다면 더 이상 떠나지 않고 정착하는 강진이 될 것이란 희망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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