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마을에서 대나무 때문에 골치를 앓고 있다. 생필품이었던 대나무가 사람들과 멀어지면서 빚어지고 있는 일이다.

대나무 뿌리가 마당까지 침범하는 것은 물론이고, 논밭이나 도로까지 갉아먹고 있는 경우도 많다. 아스팔트 도로도 뚫을 정도니 더 이상 말할 것이 없을 정도다.

한때 대나무는 마을의 효자 품목이었다. 집안에 큰대밭이 있으면 부자소리를 들었다. 농약한번 안치고 거름한번 안뿌려도 철따라 대나무를 베어 사가는 사람들이 줄을 섰다.

죽순은 죽순대로 팔려나갔다. 그러다가 70, 80년대들어 플라스틱이 각 가정을 휩쓸면서 대나무는 쓸모가 없어졌다. 그러나 대나무밭은 늘 그 자리에 있었다. 짱짱한 뿌리는 주택과 논밭으로 쳐들어 왔다.

갈수록 노인만 늘고 있는 마을에서는 속수무책이었다. 요즘 마을에서는 빈집이 생기면 가장 먼저 대나무가 처들어 온다는 우수갯소리가 유행할 정도다.

대나무밭 처리를 개인에만 맡기기에는 한계가 넘어섰다. 농촌에는 그럴 노동력도 경제적 능력도 없다.

도암 강성마을의 경우 마을기금으로 포크레인 등 중장비를 투입해 마을회관 바로 옆 부지에 대나무의 뿌리까지 제거해 꽃밭을 만들었지만 이틀동안 중장비를 이용하는 금액만 100여만원이 넘어 마을로서는 큰 부담인 탓에 남은 대나무밭은 처리하지 못하면서 도로변 대나무가 인근 논과 밭까지 확장되고 있다고 한다.

군이 대나무밭의 상황을 파악해서 적절한 대책을 세워야 하겠지만 보통일은 아니다. 

없어도 될 대나무밭을 과감하게 정리해서 밭과 같은 다른 생활용지로 활용하면 좋겠지만 노동력이 없는 농촌마을에서 활용도가 있을지 미지수다.

그러나 그대로 방치할 수도 없는 일이 마을의 대나무밭이다. 현명한 처리방법을 지속적으로 연구해야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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