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살아온 마을을 위해 일할 수 있어 행복합니다”

다양한 사회단체 활동으로 주민위해 봉사
아버지 뒤를 이어 농사지으며 고향지킴이
마을이장만 14년째, 주민들 화합 앞장

 

이훈재 강성마을 이장이 마을회관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 이장은 마을주민들과 화합하며 아름다운 마을을 만들어가고 있다.
이훈재 강성마을 이장이 마을회관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 이장은 마을주민들과 화합하며 아름다운 마을을 만들어가고 있다.

 

고향을 떠나지 않고 자신이 태어난 마을을 지키며 살아가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경제적인 부분이나 자녀들의 교육 문제 등 여러 가지 이유 때문에 고향을 떠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더욱 자신이 태어난 마을을 한번도 떠나지 않고 살아가면서 마을 발전과 주민들을 위해 봉사하며 살아가는 사람이 있다. 바로 도암면 강성마을 이훈재(67) 이장이 주인공이다.

이 이장은 현재 살고 있는 강성마을과 가까운 산정마을에서 태어났다. 어린시절 부모님을 따라 이사온 강성마을에서 지금까지 단 한번도 떠나지 않고 마을을 지키며 살아가고 있는 인물이다.

이 이장은 가정형편이 어려운 가난한 농부 집안에서 태어났다. 어린시절 형편이 어려웠기에 도암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 진학을 하지 못했다. 여기에 20대 어린 나이에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면서 집안에서 가장으로써 역할까지 해야만 했다.

● 농업인후계자 도암면 회장맡아 목욕봉사
어린시절부터 아버지를 따라 벼농사 일을 도왔고 성인으로 성장한 이후에도 자연스럽게 아버지를 따라 농부의 삶을 살고 있다. 열심히 생활한 덕분에 현재는 농토는 늘어났고 3만6천평정도 논에서 벼농사를 짓고 있다.

이 이장은 어려운 형편속에서도 자신과 가족들만을 위해 살지 않고 모두가 함께 농촌에서 잘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그 노력중 하나가 바로 강진군4H연합회 도암면지회에 가입해 활동한 일이다. 27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4H연합회 회원으로 가입해 활발히 활동해왔다.

주민들의 숙원사업이었던 정자가 설치됐다.
주민들의 숙원사업이었던 정자가 설치됐다.

 

이뿐만 아니라 90년대 초반에는 (사)농업인후계자 도암면 회장을 맡아 활동하기도 했다. (사)농업인후계자 도암면 회장으로 활동하면서 그는 지역의 젊은 농부들을 육성하기 위해 노력했다. 지역의 청년들이 정부로부터 농업인후계자로 지정받고 지원금을 받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었던 것. 

이뿐만 아니라 회장으로 활동하면서 지역 어르신들을 위한 목욕서비스 봉사도 해주었다. 그가 회장으로 활동하던 90년대 초반 당시 도암출신 농촌지도소 소장과 함께 도암면소재지에 들어선 목욕탕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머리를 맞댔다.

이때 주민들의 이용률이 크게 떨어졌는데 머리를 맞댄 끝에 당시 소장이 사비로 50만원을 농업인후계자회에 지원했고 이 이장과 회원들은 직접 자신들의 차량을 이용해 도암면내 각 마을을 돌아다니며 어르신들을 목욕탕까지 모셔오는 봉사활동을 실시한 것이다.

● 주민 숙원사업 해결사 자처 
여기에 농촌지도소 도암면 사무실에서 간이로 비닐하우스를 설치하고 어르신들을 초청해 식사대접을 하기도 했다. 이때 시작된 목욕봉사 서비스는 그 후에 도암면청년회 등 지역 사회단체들의 동참으로 이어지면서 목욕탕 이용률이 크게 늘었고 현재는 도암면지역발전협의회에서 운영을 하고 있다.

이 이장과 주민들이 마을 공터에 꽃을 식재하고 있다.
이 이장과 주민들이 마을 공터에 꽃을 식재하고 있다.

 

또 이 이장은 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8년간 강성마을 이장으로 활동했으며 이후 10년간 개인사정으로 바깥활동을 못했다가 지난 2017년 마을주민들의 요청으로 다시 이장을 맡아 주민들을 위해 일하고 있다.

그가 이장을 맡아 추진한 일중 하나는 마을안길 포장이었다. 도암 강성마을은 22세대 약 25명정도가 살고 있는 아주 작은 마을이다. 마을 규모가 작다보니 마을안길 포장이 쉽지 않았다.

이때 마을에는 상수도 등 각종 공사가 이뤄지고 난 후 울퉁불퉁한 길이 많아 어르신들이 보행보조기를 이용해 걸어다니기 어려웠다. 이에 이 이장은 도암면사무소와 강진군청 담당 부서를 수차례 쫓아다니며 건의한 끝에 마을안길 포장을 이뤄냈다.

또 최근까지도 마을내에 넓은 공터가 없다보니 마을에 정자가 없어 여름철 주민들이 쉴 수 있는 공간이 없었다. 이 문제에도 이 이장이 적극 나섰고 최근에 마을회관 앞에 작은 공간을 마련하고 나무로 만들어진 멋진 정자를 설치했다.

이뿐만 아니라 도암면지역사회보장협의체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행정기관의 손길이 미치지 않은 어려운 이웃들을 돕는데 써달라며 매년 도암면에 50만원씩 기부해오고 있으며 올해로 6년째 기부를 해오고 있다.

아름다운 마을가꾸기 사업을 유치해 전라남도로부터 일정 사업비를 지원받아 마을에 꽃길을 조성하고 도로변에 백일홍을 식재하는 등 마을가꾸기에도 앞장서고 있다. 이 이장이 직접 발품을 팔아 꽃과 나무를 구입하고 이런 모습을 지켜본 주민들도 함께 동참하면서 마을가꾸기 사업이 성공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이훈재 이장은 “평생 살아온 마을을 위해 일할 수 있다는 사실이 행복하다”며 “일년이면 신발을 2~3켤레를 살 정도로 바쁘지만 주민들이 적극 동참해주고 있어 힘든줄 모르고 즐겁게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기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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