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리앞 바다에는 민물장어가 서식한다. 어린 실뱀장어 떼가 해류를 타고 탐진강으로 올라가 몸집을 키운 다음 성어가 되어 다시 바다로 돌아가는 길목이 바로 목리앞이다.

오래전부터 목리 사람들은 이 길목에서 장어를 잡았다. 바다에 돌담을 수북히 쌓아 놓으면 7월부터 장어들이 이곳으로 들어가는데 그것을 손으로 잡아 올렸다. 

목리에는 이 독특한 방법으로 장어를 잡는 사람이 많을 때는 10여명까지 있었지만 지금은 이금용(68)씨가 마지막 ‘돌담 장어잡이’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며칠전 이금용씨를 만나 장어잡이 이야기를 들었다. 올해 자연산 장어 1㎏ 가격이 15만원이었다. 양식장어 1㎏ 가격이 4만원 선 임을 감안할 때 거의 네배가 되는 가격이다. 왜 그렇게 가격이 비싼지 궁금했다.

자연산 장어는 맛과 영양이 일품이라지만 결정적으로 사료 먹이고 전기 공급해서 키우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사육비가 없는 생물이다. 어찌 보면 돌담을 쌓아 놓고 그곳에 들어오는 장어를 잡는 것은 가장 편안한 돈벌이 같다. 

이금용씨가 장어잡이가 얼마나 힘든지 말해주었다. 돌담은 정확히 돌무덤이다. 바다속에 돌무덤을 150㎝ 정도의 높이로 쌓아 올린다. 큰 돌을 수북히 쌓는 일부터 고된 작업이다.

장어를 포획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그물을 돌무덤 주변에 둥그렇게 설치한다. 장어가 도망가지 못하게 그물의 아래쪽이 갯뻘에 단단히 박혀야 한다. 그 다음 그물안으로 들어가 돌을 하나하나 그물 밖으로 던지기 시작한다.

물속에서 무거운 돌을 건저올려 하나 하나 던지는 작업이다. 그물 너머에 자연스럽게 또 하나의 돌담이 만들어 진다. 그 과정이 한시간이 넘게 걸린다. 그렇게 해서 그물 안에서 생포된 장어가 많을 때는 2㎏가 될 때도 있지만 한 마리도 없을 때도 있다.

물속에 있는 돌무덤을 이리저리 옮기는게 중노동이다. 그래서 건강한 성인도 10개 이상의 돌무덤을 운영하기가 어렵다고 했다. 

자연산 장어잡이는 보통 7월에 시작해서 10월까지 계속된다. 한 돌담을 보통 보름에 한번씩 옮기며 장어를 잡으니까 10개를 운영하면 한달에 20회는 바다에 들어가 그물을 치고 돌담을 이리저리 옮겨야 한다.

이를 4개월 동안 계속하면 그 횟수가 80회로 늘어난다. 자연산 장어가 맛과 영양도 좋지만 비싼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주희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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