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집에서 웬만하면 김장을 사먹는다는 사람들이 많지만 김장은 여전히 농촌의 대사다. 김장은 한 가정의 먹거리를 준비하는 행사이기도 하지만, 마을의 단합과 기쁨을 함께하는 공동체의 큰 축제이기도 하다.

그러나 갈수록 노령인구가 많아지면서 김장담기는 갈수록 힘든 일이 되고 있다. 어떻게 해서든 김장만은 직접 담궈 먹고 싶지만 형편이 어려운 이웃들도 있다.

그런 의미에서 강진읍 도원마을의 김장담기 행사는 여러 가지 의미를 던져준다. 도원마을 역시 여느마을과 마찬가지로 노인인구가 많은 곳이다. 

젊은 사람이 사는 가정도 김장이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에 그냥 사먹고 싶은 생각을 하게 된다. 이런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는 방법이 마을 공동 김장이다. 

힘있는 주민들이 단체를 이뤄 각 가정을 돌아가면서 김장을 해주는 방식이다. 젊은층은 서로 품앗이하는 형태가 되고, 노인들만 사는 가정은 젊은층이 가서 봉사하는 방법이 된다.

김장돕기에 참여하는 주민들은 젊은층만 있는게 아니다. 남녀노소가 모두 참여한다. 여성들이 김장을 비비는 일을 하면 마을 남자 노인들은 양념을 비비는 일에 참여하고, 김치통을 날리는 역할을 한다. 모든 일이 분업화 되어 일사분란하게 진행되니 어려운 김장이 훨씬 손쉽게 마무리 된다.

중요한 것은 뒷풀이다. 김장을 하는 집에서 점심을 마련하고, 이런저런 안주로 막걸리를 나누는 장면은 마을잔치가 따로 없다. 이 모든 과정은 마을의 안녕과 화합으로 이어진다.

이렇게 담근 김장은 맛도 좋다고 한다. 여러사람이 힘을 합치니 양념만드는 일에서부터 소홀이 될 이유가 없다. 모든 것을 가득, 푸짐하게 담그게 된다. 

이럼 김장김치는 현재 강진군에서 진행중인 묵은지 사업에도 최상의 상품이 될 가능성이 크다.  마을 사람들이 함께 김장을 담그면 일석이조가 아니라 일석오조는 거뜬이 되고도 남을 일이다. 도원마을 김장문화는 널리 퍼져야 할 축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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