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경자/ 강진군 세무회계과장

지난 11월 10일, 부산 벡스코에서는 지역의 비전과 지방분권, 그리고 지역균형발전 정책을 소개하고 함께 고민하는 `22년 대한민국 지방시대 엑스포가 열렸다. 

직원들과 함께 고향사랑기부제의 홍보를 위해 참석한 곳에서 나는 뜻밖의 큰 어르신(?)을 만났다. 9급 시절부터 높은 분들을 대할 때면, 곧장 얼어 버리곤 했었다.

어느덧 31년이라는 공직생활을 거쳐 과장으로 세무회계과를 이끌고 있는 지금은 그럴 일이 거의 없었는데, 오랜만에 그 긴장을 느꼈으니, 바로 우리 행정부의 2인자, 한덕수 국무총리와의 만남이었다. 

고향사랑기부제 시행이 50여 일 남은 상황에서 강진고향기부제 홍보를 위해서 강진사랑 티셔츠를 맞춰 입고 갈대축제장을 누볐다. 평소에는 듣지도 않는 트로트 ‘황진이’를 출퇴근 길에 질리게 들으면서 개사한 노래 ‘강진愛’로 녹음도 했다.

노래뿐이랴. 노래 부르며 율동을 촬영해서 유투브에 업로드까지 했다. 이렇게 단련된 홍보우먼이 되었음에도 한덕수 국무총리와의 만남에는 잠깐 얼어붙었다. 

그러나 전국의 243개 자치단체가 동시에 뛰어드는 만큼 절절한 홍보와 지역을 살리기 위한 간절함. 그리고 발로 뛰는 열정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할 수 있다!’는 용기가 우선되어야 한다.

“총리님, 전남 강진군청에서 온 백경자입니다. 함께 사진 한번 찍으시죠 강진군 고향사랑기부제 홍보하러 왔습니다.” 그런 용기로 자연스럽게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고향사랑기부제란 무엇인가. 강진에 주소를 두지 않은 개인이 연간 500만원까지 강진의 발전과 복지를 위해 기부할 수 있는 제도다. 지방자치시대의 문을 연 지 벌써 27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강진의 발걸음은 더디다.

다른 무엇보다 강진의 발전을 위해 쓸 수 있는 예산이 제한되어있고, 중앙정부만을 바라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부터 고향사랑기부제를 통해 기부금을 모집, 오로지 강진군을 위해 쓸 수 있는 새로운 재원을 마련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홍보도 중요하지만 답례품 선정에도 고심이다. 단순히 기부금을 받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기부금의 30%까지 기부자에게 선물로 돌려줄 수 있는 고향사랑 기부제.

강진하면 빼놓을 수 없는 청자, 파프리카, 묵은지, 쌀귀리, 한우. 두 말 할 필요 없는 미역, 김, 전복, 푸소체험권, 벌초대행권, 꽃바구니 이용권, 짚트랙이용권 및 강진사랑상품권도 답례품으로 손색이 없다.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이 없다더니, 강진 특산품은 어느 것 하나 답례품으로 내놓지 않을 수 없게 뛰어난 것이 문제다.

모두 다 답례품으로 선정하고 싶지만, 답례품선정위원회에서 기부자의 기호에 맞으면서 강진군을 대표할 수 있는 것,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는 답례품 선정을 완료하여 12월 16까지 답례품 공급업체 접수중에 있다.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도 두렵고 외로운데, 아직 길도 나지 않은 고향사랑기부제는 오죽할까.

걱정이 앞서지만 2023년 계묘년을 맞아 영민한 토끼처럼 스마트하게 고향사랑기부금을 많이 기부받을 방법을 강구하고, 날렵한 토끼처럼 쉴 틈 없이 깡충깡충 뛰어다니며 노력한다면 분명 내 발자국을 따라 수많은 기부금이 강진에 올 것임을 믿는다.

‘우리가 가는 곳이 곧 새 길이 된다’는 강진원 군수님 말씀처럼 이제 시작한 고향사랑기부제가 강진군민 모두가 미래로 도약하는 새로운 길이 되었으면 좋겠다. 

미약한 힘이나마 우리 세무회계과가 길잡이 역할을 하고, 군민 모두가 함께 그 길을 뒤따라 힘을 실어 준다면 강진발전이라는 미래로 향하는 길이 탄탄대로가 될 것이고, 그 기반은 강진 고향사랑 기부제의 성공적 조기 정착이라고 확신하다.

‘부모님댁에 보일러 놔드려야겠어요.’라는 유명한 보일러 광고 카피가 있었다. 하지만 정작 우리 부모님에게 필요한 것은 마을 안길 포장이다. 배수로 정비이며, 마을회관 리모델링이다. 마을 운동기구 정비다. 이런 것들을 개인이 할 수는 없다. 하지만 개인이 모인 고향사랑 기부금은 할 수 있다.

먼 타향에 계시는 분들이 꿈꾸는 강진은 어떨까. 다른 것보다 부모님이 편안히 계시는 고향. 언제 찾아가도 정답게 맞아주는 포근한 고향, 언제든 다시 돌아가고 싶어지는 고향이 아닐까.

바로 이런 꿈을 이뤄주는 것이 고향사랑 기부금이라는 생각에 오늘 밤에도 오매불망, 강진고향사랑기부금 100억 달성의 달콤한 꿈을 꿔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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